강경고 연가 3
-2학년 1반으로 오세요
이쁜이 열셋 씩씩이 열일곱 모여 한 반을 이룬 곳, 여기 2학년 1반에 한 번 놀러오세요
세상에 지친 사람들은 여기 와 영주 영은이 고운 눈 속을 들여다봐요
만능 스포츠맨 종서는 오늘밤은 어디서 편한 밤 맞이할런지요
인숙이 혁민인 이상한 나라에서 온 철학자 커플같아요
교탁 아래 세도 아이 듬직한 이준우와 착한 태석이 오늘도 선생님들과 눈 맞추겠죠
푸른 나무들처럼 총총 서로에게 그리움을 쌓는 곳, 여기 인간 숲으로 달려오세요.
모범생 종욱이와 고운 이름 두별이 바른 자세로 생각 키우는 모습이 보기 좋잖아요.
마음씨 고운 부여 민선이 묘한 아름다움 화연이 표정 보러 1반에 와요
부회장 병우는 뭐든 잘 하는 멋쟁이 우리 반의 자랑이에요
검은 피부의 근육맨 동근인 언제나 믿음직스런 우리의 반장이죠
그를 바라보는 예쁜 마음 나라의 얼굴엔 꽃이 피어요
모두들 가슴속에 <미래는 꿈꾸는 자에게만 미소짓는다> 캐치프레이즈 부여잡고
내일을 밝히 열어가는 학급, 여기 2학년 1반으로 오세요
스마일표 혜선이 웃음과 만인의 킹카 장운이 이야기 끝이 없고
긴 다리 세희공주 날로 예뻐지고 박윤희 눈부신 꿈이 익어 가는 곳
강경들녘 이는 봄바람마저 설레어 기웃대는 꿈의 산실 1반에 들려보세요
우리 반 살림꾼 단짝 초희와 희경이 우정이 보기 좋아요
오늘까지 무결석을 계속하는 모범반 2학년 1반 교실로 우리 마실을 가요
진실한 사랑을 꿈꾸죠 마음 깊은 신일이 착한 마음씨 영진이 쑥쑥 커가는 곳
딸기축제 인기상 댄스매니아 용기의 춤도 보고 미래의 연예인 민석이 미리 싸인도 받으러
서편계단 올라 3층의 아름다운 교실 2학년 1반에 오세요
과거는 묻지 말아요 내일을 얘기해요 그들에겐 못 버릴 고운 꿈이 있죠
강경고의 내일을 지고 가는 푸르른 마음들 살아오는 교실 1반에 꼭 놀러 오세요
착한 마음씨 다영이와 참한 얼굴의 조남영을 아시나요
늘 여유 만만한 윤태와 맘 좋은 우곤리 대철이가 중간고사 준비로 바쁜 곳
참 착한 지수가 속 좋게 웃고 있고 오랜 방황을 끝낸 세한이 신바람에 콧노래 부르는
우정의 교실, 30명의 보물단지들 어깨걸고 하나 되어 착실하게 미래로 나아가는 교실
자칭 평화주의자 윤선생의 하루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곳이에요
아무도 모르는 납덩이아픔도 가슴에 담고 빛도 없이 조용히 살아가지요 공부 공부 세상은 날로 사나와도
축구 한판에 목숨을 거는 터프가이들, 거울 속 자기 얼굴에 도취되어 사는 이쁜 계집애들
여기 배우고 익히며 이 땅의 앞날 밀고 나갈 진짜배기 강경의 아이들이 궁금하시거든
때로 방황하며, 빨리 잊고 또 일어서며 그예 제 갈 길로 달려나가는 이 아이들
늘 웃음꽃 다발로 피어나는 강경고 알맹이반 내 짝사랑의 아이들,
언제 와 한번 그 빛살 부신 이름들을 만나보세요
(2003. 4. 17)
첫댓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논산의 강경고등학교에 있었지요. 이 번에 그 옆의 강경상고로 가게된 거지요. 그 오래된 쇠락의 거리에 다시 서니 그 때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