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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자락길공방… 목수양성과정도 열어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체감실업률이 3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 탓에 경단녀(결혼‧육아 등으로 퇴사해 직장 경력이 단절된 여성)와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들이 들어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르신 일자리 창작센터’를 열어 노인뿐만 아니라 경단녀의 일자리 창출에 나선 이들이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서울 서대문구 ‘자락길공방’ 이야기다.
스스로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 노인일자리 만들기에 나선 어르신 일자리 창작센터 자락길공방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자락길공방은 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맞은편에 문을 연 목공공방으로 2015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공모에 선정돼 받은 1억3000만원을 발판으로 돛을 세웠다.
특히 이곳은 주민참여예산을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사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또 목공‧기술 강좌, 가구‧소품 제작 및 판매, 공구대여, 인테리어 등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재정 자립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7월 2일부터 9월 3일까지 배움아카데미를 열어 1기 프로시니어 10명을 양성해 오는 9월부터 일자리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경력이 없어도 되고 무상으로 교육이 진행돼 20명 가까이 신청했다.
지난 6월 27일 자락길공방에서는 가구 제작과 아카데미 개강 준비로 바빴다. 50평 규모의 공방은 입구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재 유행하는 각종 인테리어 기법이 적용된 실내는 어느 공방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만큼 세련됐다. 공방에서 직접 만든 선반과 각종 소품, 폐목재와 고재료를 활용한 조명은 물론 목공 작업장, 응접실, 음수대, 회의실 등을 두루 갖췄다.
목공작업장에선 창립멤버 황인웅(74) 어르신이 최신 장비를 이용해 휴대폰거치대 등 소품을 능숙한 솜씨로 만들고 있었다. 황 어르신은 “세련된 공방에서 일하다보니 저절로 감각이 젊어진 것 같다”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인테리어에만 예산을 다 썼을 것 같다는 우려와는 달리 총 비용은 1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공방의 초대 선장을 맡은 이은영 센터장의 역량 때문에 가능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던 이 센터장은 서대문구의 제안으로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위원에 참여하게 된다. 목수인 남편 때문에 평소 목공에 관심이 많았던 이 센터장은 기술만 있으면 고령자도 할 수 있는 목공을 통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제안했고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이 센터장은 “2~3년 내로 재정자립을 통해 20명 이상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