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도봉산 지역)
2016년 산악사고 통계분석(민병준)
자료출처 : 사단법인 한국산악회 안전대책위원회
<연간 탐방객 추이>
2014년도 : 7,282,268명
2015년도 : 6,371,791명
2016년도 : 6,087,156명
1. 지역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 지역에서는 총 98건의 산악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2015년(125건)에 비해 21.6%p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사고가 줄어드는 원인은 앞에서도 짚었듯이 2015년 무렵부터 산을 찾는 등산인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산국립공원을 찾은 방문객의 숫자는 2016년(6,087,156명)은 2015년(6,371,791명)엘 비해 4.5%p(284,635명)이 감소했는데, 이런 사정이 사고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추정할 수 있다.
2016년 발생한 산악사고(98건)을 지역별로 보면 북한산은 67.3%(66건), 도봉산은 32.7%(32건)를 차지하고 있다. 76년간(1939~2014년) 북한산과 도봉산 사고는 평균 57:43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데, 2016년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근래에는 북한산이 7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북한산을 찾는 탐방객이 도봉산보다 많기 때문이다. 북한산은 다양한 탐방 코스, 암벽 코스와 릿지 코스, 그리고 상대적으로 편리한 교통 등의 이점 덕분에 탐방객이 도봉산보다 많다. 그만큼 탐방객이 많을 수밖에 없고 탐방객 수에 비례해 사고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항상 북한산이 도봉산보다 사고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76년간(1939~2014년)의 산악사고를 분석해 보면, 근대등산 초기에 첫 사고가 발행한 1939년부터 1950년대까지는 북한산에서의 사고가 많았고,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도봉산에서의 사고가 더 많았다. 여기엔 1986년 지하철 1호선의 방학역, 도봉역, 도봉산역이 개통되면서 도봉산으로의 교통 편의성 증가로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사고 증가 원인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다 2000년대부터 다시 북한산에서의 사고가 증가했는데, 이런 흐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사고도 늘어난다는 일반적인 흐름을 인정한다면, 2017년 9월 2일 우이선경전철이 개통되면서 북한산 탐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청할수 있는데, 북한산에서의 안전사고 역시 증가할 확률이 높다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단체에서도 북한산의 산악안전사고 대책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2. 결과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 지역에서 발생한 산악사고(98건)를 결과별로 살펴보면, 사망 4.1%(4건), 중상 95.9%(94건)였다. 2015년 기록과 마친가지로 경상이나 무사귀가는 기록에 남지 않았다. 76년간(1939~2014년)의 산악사고 전체를 놓고 보면 사망 9%, 중상 50%, 경상 29%, 무사 11%였는데, 2016년 사망사고는 전체 평균에 비해 4.9%p 낮았다.
권역별로 보면 2016년의 사망사고 4건은 모두 북한산 지역에서 발생했고, 도봉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장소별로는 암벽 1건, 릿지 2건, 일반등산로 1건이었다. 암벽등반 사망사고는 2016년 5월 22일 7시 57분 북한산 인수봉 취나드A코스에서 67세 남성이 추락사한 사고다.
릿지등반에서 발생한 2건의 사망사고는 8월 23일 북한산 염초능선(책바위)에서 65세 여성이 추락한 사고와 11월 27일 역시 염초능선(말바위)에서 52세 남성이 추락한 사고다. 염초능선에서는 2015년 2명이 추락사한 데 이어 2016년에도 역시 2명이 추락사하는 사망사고가 발행했다.
76년간(1939~2014년) 사망사고를 연평균으로 보면, 1939년부터 1950년대 말까지는 매년 0.67명이 사망했고, 1962년 2.6명, 1970년대 6.3명, 1980년대 3.5명, 1990년대 6.9명이고, 2000년대는 무려 20.25명을 기록하게 된다.
다행히 2010년대(2010~2014년)에는 18.8명으로 줄어 들었다. 특히 2015년에는 급격히 감소해 5건이었고, 2016년은 1건이 더 줄어 4건이었다. 이는 2010년대(2010-2014년) 연평균 18.8건에 비해 매우 낮은 통계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이렇듯 사망사고가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탐방객의 감소, 관련 단체의 안전산행 유도 등도 영향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변사 자살 통계가 산악사고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도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3. 장소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 지역에서 발행한 산악사고(98건)을 장소별로 보면, 암벽 25.5%(25건), 리지 11.2%(11건), 일반등산로 63.3%(62건) 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암벽과 리지는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서서히 증가해온 경향이 있는데, 이 해에는 암벽에서의 사고가 리지에서의 사고보다 비율이 13.3%나 높았다.
2016년 발생한 암벽에서의 사고(25건)을 계절별로 분석해 보면, 봄 44%(11건), 여름 32%(8건), 가을 24%(6건) 순이었고, 겨울에는 사고가 발행하지 않았다. 암벽에서 봄철 사고는 가을에 비해 20%나 높았다. 즉 암벽에서는 등반 시즌이 시작하는 봄철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음을 알수 있다. 일반등산로에서의 사고는 가을의 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암벽에서의 사고 25건을 지역별로 보면, 북한산 72%(18건), 도봉산 28.0%(7건)였다. 북한산에서 발생한 18건 중 1건은 5월 22일 인수봉 취나드A에서 60대 남성이 추락해 사망한 사고였고, 15건은 추락으로 암벽과 리지등에서 추락으로 인한 골절이었다. 2016년 도봉산 암벽 사고는 모두 6건인데, 선인봉에서 5건, 만장봉에서 1건이 발행했다. 다행히 도봉산에서는 사망사고는 없었지만 사고자들은 대부분 발목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리지에서 발행한 사고 11건을 지역별로 보면 북한산 72.7%(8건), 도봉산 27.3%(3건)이었다. 북한산 리지(8건) 사고 중 2건이 사망사고였는데, 2건의 사고는 모두 염초능선에서 발생한 것이다. 나머지 6건은 노적봉리지 경원대길, 원효봉 물바위 인근, 인수봉 인수리지 등 발생 지역이 여러곳이었다. 사고자들은 모두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도봉산 리지사고(3건) 중 2건은 병풍바위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일어난 시기는 리지등반을 하기에는 적합지 않은 계절인 2월에 1건, 늦가을인 11월이었다. 이들은 어깨와 발목에 골절을 입는 중상을 당했는데, 모두 40대 여성이었다. 이 통계로 본다면 여성은 가을에 리지등반을 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반드시 전문교육을 받은 경험자와 동행하는게 좋다. 전문가들은 “리지를 등반하려면 리지화, 로프, 헬멧, 안전벨트 등 안전장비를 갖춰야 될 뿐만 아니라, 늦가을처럼 몸이 굳어있는 계절에는 등반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2016년 일반등산로에서의 사고는 세 가지 등산유형 중 가장 높은 63.3%(62건)였다. 일반등산로는 등산로가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 암벽이나 리지에 비해 큰 위험에 처할 확률은 적은 편이다. 물론 실족으로 인한 추락사고도 적지 않고, 경상 사고는 실족으로 인한 발목 겹질림 등이 많다.
2016년 일반등산로에서의 산악사고는 2015년(79건)에 비해 17건이 줄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일반 등산로에서의 사고 건수는 세월이 흐를수록 급증해 왔다. 즉 연평균으로 본다면 1940년대 0.1건, 1950년대 0건, 1960년대 0.6건, 1970년대 7.5건, 1980년대 5.8건이었고, 1990년대 56.5건, 2000년대 160건, 2010년대(2010~2014년) 202.4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런데 2015년(79건)에 이어 2016년(62건)에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 이렇게 2년 연속 일반등산로에서의 사고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은 탐방객 감소, 안전계도 강화, 경상 무사의 미기록 등에서 찾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원인별 분석
2016년 북한산과 도봉산 지역에서 발생한 산악사고(98건)을 원인별로 보면, 실족 64.3%(63건), 추락 30.6%(30건), 심장관련 3.1%(3건), 탈진 과로 2%(2건)였다. 심장마비에 의한 돌연사는 10월 22일 북한산 발바닥바위에서 40대 남성이 당한 사고였다(심장 질환과 관련한 좀더 자세한 서술은 2015녕의 ‘원인별 분석‘ 참조)
1939년부터 2014년까지 76년간의 원인별 통계를 보면, 실족 40.8%, 추락 34%였다.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산에서 발행하는 안전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실족이다.
실족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겪는 일이기는 하지만, 산에서는 실족이 1차 원인이 돼 사고가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낮고 부드러운 산세의 산이나 안전한 산길에서는 실족이 겹질림 정도의 경상에 머물겠지만, 북한산이나 도봉산처럼 험한 바위산에서는 단순 실족이 추락으로까지 이어져 골절상이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5. 계절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에서 발행한 98건의 사고를 계절별로 보면 봄 26.5%(26건), 여름 24.5%(24건), 가을 33.7%(33건), 겨울 15.3%(15건)이었다. 1939년부터 2014년까지 76년간 북한산과 도봉산 지역의 계절별 비율을 보면, 가을(30%) 봄(29%) 여름(24%) 겨울(17%) 순이었는데, 2016년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가을>봄>여름>겨울 순으로 사고 비율이 높은 결과가 나왔다.
좀 더 세밀이 들여다보면, 2016년 봄철(26건) 사고 중 암벽은 42.3%(11건), 리지는 7.7%(2건)로서 암벽에서의 사고 건수가 리지보다 많았다. 또한 일반등산로에서의 사고가 암벽과 리지를 합친 비율과 비슷하다는 사실에서 일반등산로에서의 안전사고가 빈번함을 알 수 있다.
여름(24건)에는 암벽 33.3%(8건), 리지 8.3%(2건)이고, 나머지는 일반등산로였다. 즉 여름철에는 암벽이 차지하는 사고 비율이 리지나 일반등산로보다 장소보다 월등히 높았다.
가을(33건)의 사고는 암벽과 리지가 모두 18.2%(6건)으로 같았다. 즉 일반적으로 리지에서의 사고는 다른 계절에는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데, 가을에는 리지 비율이 매우 높았다. 이렇듯이 리지 사고가 가을철에 많이 발생하는 까닭은 가을철에는 리지등반을 즐기는 등산인의 숫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산이 가장 화려한 단풍철에 일반 등산로로 산행을 나섰다가 준비 없이 충동적으로 리지 등반을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고 비율이 높은게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다.
6. 성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 지역에서 발행한 산악사고(98건) 중 남성 65.3%(64건), 여성 34.7%(34건)였다. 1939년부터 2014년까지 사고를 성별로 보면 남성 67%, 여성 26%, 미확인 7%인데, 2016년은 평균에 비해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p 낮아졌고,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금 높아졌다. 사망자 숫자로 보면 남성은 3명, 여성은 1명이었다.
2016년 남성이 당한 사고(64건) 중에는 암벽 32.8%(21건), 리지 10.9%(7건), 일반등산로 56.3%(36건)였다. 반면 여성이 당한 사고(34건) 중에는 암벽 11.8%(4건), 리지 11.8%(4건), 일반등산로 76.5%(26건) 발행했다. 암벽과 리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놓고 보았을 때 남성은 암벽에서의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고, 여성은 암벽과 리지의 비율이 같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리지등반에서는 여성 인구가 더 많기 때문으로 추첮할 수 있다.
계절별로 보면 남성의 사고는 봄과 가을이 각각 29.7%(19건)으로 같았다. 반면 여성의 사고(34건)은 가을이 41.2(14건)으로 가장 높았다. 봄과 여름은 각각 20.6%(7건), 겨울은 17.6%(6건)으로 비슷했다. 즉 남성은 봄 가을>여름>겨울 순으로 사고가 많았고, 여성은 가을>봄 여름>겨울 순이었다.
7. 연령별 분석
2016년 북한산 도봉산 지역의 98건의 사고를 연령별로 보면, 10대 이하는 없었고, 20대 3.1%(3건), 30대 4.1%(4건), 40대 22.4%(22건), 50대 44.9%(44건), 60대 이상 25.5%(25건)였다. 2016년(44.9%) 역시 2015년(44.8%)에 이어 50대의 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참고로 1939년부터 2014년까지 76년간 북한산과 도봉산 지역에서 일어난 사고는 10대 이하 6%, 20대 18%, 30대 11%, 40대 21%, 50대 23%, 60대 이상 10%, 미확인 11%였다. 5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데, 역사적으로 보면, 산악사고에서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대로 올수록 점차 높아졌다. 이는 중장년층 등산 인구의 증가가 첫 번째 원인이고, 이들의 체력이나 장비, 산악안전의식 등에서 준비가 부족한 게 원인이라 할 수 있다(좀 더 자세한 사항은 2015년 ‘연령별 분석’ 내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