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마텔의 101통의 문학편지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파이 이야기
눈물을 마시는
소설가 얀 마텔 : 권력자들의 읽는 행위 매우 중요 왜냐하면 가장 빨리 현명해질 수 있는 방법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닌 이들의 책을 읽는 행위, 그 장면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 기업, 경찰을 이끄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생각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더 더 당신의 꿈과 비젼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항상 현명한 스승들에게 둘러싸여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손쉽게 현명해질 수 있는 길은 바로 책을 읽는 것이죠. 특히 소설을 읽으면 타인의 삶에 공감할 수 있어요.
픽션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가치가 있는 꿈, 그런 꿈을 위해 살아갈 꿈을 꾸기 위헤서
필립 K. 딕 현실이란 무엇인가? 처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질문을 했다
베르베르가 말하는 글쓰기 비법 : 글쓰기는 작곡 처럼 템포를 가지고 장안을 치는 것이다. 템포를 잘 다루려면 꾸준항 훈련이 필요하다. 내 글을 지속적으로 돌아보고 개선할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일줄 알아야 한다.
요즘 KMD 라는 미국 힙합 트리오의 음악을 듣는다. 즐겨 듣는 음악의 장르를 자주 바꾸는 편인데 이는 새로운 영감을 찾고 새로운 세계관을 설계하는 데 많은 힌트가 된다.
선택적 친화력, 괴테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한말 : 교수생활을 해서 철이 없다, 라는 표현. 내가 겪어본 여러 교수들 정말 철이 없는 자들이 생각났다. 거기다 돈 냄새를 잘 맏기까지. 그 과정을 참아내느라 힘이 들었다. 알량한 지식을 밑천 삼아 상인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여러 만났다. 그들이 쓴 책을 불살랐다. 그녀석들의 거드름이 떠올라 도저히 서재에 꽂아놓을 수가 없었다. 가소롭다는 조소를 많이 보냈다. 이제겉내와 속내를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는 휼륭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 융합예술가 헤르만 헤세
마음 치료 위해 시작한 그림
엽서 크기 수채화 3000점 넘어
'데미안' 알을 깨고 나온 새도
꿈속 황금 머리 새 그림 닮아
'유리알 유희' 아름다운 문장은
음악원 수업 때 따로 배울 정도
고두현 시인
헤세박물관 2층 창가에는 그가 쓰던 책상과 낡은 타자기가 놓여 있고 벽에는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독일 문호 헤르만 헤세가 후반생을 보낸 루가노 호숫가의 작은 마을 몬타뇰라. ‘스위스 속의 이탈리아’로 불리는 곳이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푸른 호수가 바다처럼 넓다.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옮겨가는 신록의 그림자가 물빛에 반짝이며 아른거린다. 헤세는 죽을 때까지 43년을 이곳에서 지냈다. 그 유명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등을 여기에서 썼다.정신적 고통 달래준 '미술 테라피'
그가 살던 집 옆에 4층짜리 헤세 박물관이 있다. 햇볕이 잘 드는 2층 창가에는 오래된 타자기가 놓여 있고 자필 원고, 주치의와 주고받은 편지, 사진과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건물 옆으로 펼쳐진 ‘헤세의 길’을 따라가면 2시간30분 정도의 산책 코스가 이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한나절을 고즈넉하게 보내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창 이름 날리던 중견작가는 왜 이곳 스위스 변방의 외딴 마을로 이사를 왔을까.
그 배경에는 헤세의 정신적 고통과 치유를 위한 행로가 숨겨져 있다. 헤세에게 첫 번째 닥친 시련은 1차 세계대전이었다. 헤세가 평화를 호소하는 글을 발표하자 독일 민족주의자들이 “조국 배신자, 전쟁 기피자” 등의 비난을 퍼부으며 걷잡을 수 없는 공격을 가했다. 그 와중에 셋째 아들이 뇌막염으로 사경을 헤맸다. 첫 부인은 극심한 착란에 시달리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모친에 이어 부친까지 작고하는 우환이 겹쳤다.
전쟁통에 더욱 폭력적으로 변한 여론 때문에 독일에서는 작품을 출판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한꺼번에 닥치자 자신도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다. 이때 그의 심리 치료를 담당한 의사가 저명한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수제자였다. 그에게 그림 치료를 받은 헤세는 꿈속의 형상들을 하나씩 묘사하며 미술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헤세가 그린 꿈속 형상 중에 특이한 형태의 새가 있다. 수탉이나 꿩 같은 몸통에 화려한 공작새 꼬리를 지닌 새가 덤불 속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헤세가 <꿈 일기>(1917)에서 “길가의 덤불 속에 반쯤 몸을 숨기고 있는 새 한 마리를 보았다. (…) 형형색색의 커다란 꼬리를 지닌 그 새는 아름답고 화려했다”고 말한 바로 그 새다.
이는 2년 뒤 출간된 <데미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이미지로 되살아났다. 싱클레어가 알을 깨고 하늘로 날아가는 황금색 머리의 새 그림을 보내자 데미안이 다음과 같은 메모를 보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이런 연관성은 헤세의 내면에 감춰진 잠재 능력에서 발원했다. 그는 조국의 광폭한 비난을 피해 이곳 몬타뇰라로 옮겨온 후 안정을 되찾고 더 많은 그림을 그렸다. 주로 산책길의 풍경을 펜과 연필화, 수채화로 남겼다.
그는 “스케치하고 그림 그리는 것은 내게 깊은 휴식을 준다”고 말했다. 점점 용기를 얻은 뒤에는 문학 작품에 삽화를 넣는 시도까지 했다. 동화 <험난한 길>과 <산책>에 그림을 곁들였고, 10편의 시와 그림을 담은 시화집 <화가의 시>까지 출간했다.
이렇게 남긴 그림이 3000장이 넘는다. 독자들에게 보낸 답장 편지와 엽서가 3만5000장에 이르는데 여기에도 작은 그림들을 곁들여 보냈으니 실제 그림은 더 많다. 헤세에게 그림은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안식처이자 문학적 영감에 자극을 주는 자양분이었다.
헤세의 내면을 비추는 또 다른 길은 음악이다. 그는 위대한 작곡가의 선율에 온몸을 맡기며 전율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나서 “우리는 젖은 눈시울로 일어서며 영혼의 터전 구석구석이 진동하고 경고받고 비난받고 정화되고 화해하는 것을 느낀다”며 경탄하곤 했다.내 속엔 어떤 화가·음악가 있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노년의 헤세.그는 모차르트와 바흐를 특히 좋아했다. 모차르트 음악은 계시의 음악이자 피 안에서 울리는 음악, 바흐의 칸타타는 불멸의 음악이라고 평했다. 죽기 1년 전인 85세 때 그는 한 엽서에 “모차르트의 저 청량성, 천진무구함은 결코 어린이의 그것이 아니고 이 세상 깊은 속까지 다 알게 된 사람의 청량함이며 천진무구함”이라고 썼는데, 노년의 헤세가 바로 아이처럼 해맑고 지혜로운 현자였다.
어릴 적 바이올린을 배우고 오르간 연주에 매료된 그는 문학 작품에도 음악과 관련한 요소를 즐겨 넣었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으며 신비에 젖고,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 곁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예술적 친구 헤르만이 있다. 그는 문장의 호흡과 연주의 높낮이를 동시에 느끼는 감성을 지녔다. 그래서 그의 문학을 ‘오선지 없는 음악’이라고 부른다.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헤세의 꿈속 새.학자들에 따라 그의 작품을 소나타 형식과 푸가 형식으로 대별하기도 한다. <데미안>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소나타, 헤세의 사상이 집약된 노년의 걸작 <유리알 유희>는 푸가 형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음악학교에서 <유리알 유희>를 따로 배우는 이유 또한 헤세의 문장을 악보처럼 연주하면 그대로 음악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헤세의 시와 소설, 산문에는 치유의 물감으로 그린 그림과 영혼을 전화하는 음악의 화음이 함께 배어 있다. 이른바 전인적 융합예술의 표상이다. 박물관 벽에서 유리알 같은 눈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나에게 질문을 건네본다. ‘내 속에는 어떤 화가와 음악가가 잠자고 있는가.’
박물관 인근 성아본디오 성당 묘지의 헤세 무덤에서도 미술과 음악의 하모니가 느껴진다. 성당과 묘지를 잇는 소로길에 길쭉하게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그 광경이 한 폭의 그림 같고 천상의 선율 같다. 땅과 하늘을 잇는 영혼의 순례길이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듯하다.
“대통령-기업 총수가 소설 읽어야 그들의 꿈이 악몽 안 돼”
입력2023.06.14. 오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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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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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加작가 마텔 첫 방한
“DMZ 인상적… 전쟁과 비극 떠올라”
총리에 독서 권유 에세이 등 화제
16일까지 강연 통해 韓독자들 만나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은 13일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캐나다 남성들은 20대 중반 이후로는 문학 작품을 잘 읽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비전과 꿈을 대체 어디에서 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아들과 함께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투어를 다녀왔어요. 자본주의(관광상품)와 비극(전쟁)이 공존하는 공간을 여행하면서 국가가 어떻게 전쟁이란 상처를 안고 가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캐나다 작가 얀 마텔(59)은 13일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한국에 온 소감을 묻자 곰곰이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그는 “7일 한국에 입국해 한옥에서 머물고, 강원 설악산 울산바위도 올라가며 한국을 두루 둘러봤다. 특히 DMZ에서 극명하게 다른 두 국가(남한 북한)가 국경을 맞댄 모습을 본 경험이 인상 깊었다. 전쟁과 비극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그는 장편소설 ‘파이 이야기’(2004년·작가정신)로 유명하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인도 소년과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던 중 배가 침몰하자 호랑이와 함께 227일 동안 표류하다가 구조된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50개 국가에서 출간돼 1200만 부가 팔린 이 소설로 그는 2002년 영국 부커상을 수상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소설을 바탕으로 리안(李安) 감독이 연출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2013년)는 미국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파이 이야기’의 집필 계기를 묻자 그는 추억에 잠겼다.
“언젠가 인도를 여행하다가 한 노인을 만나 힌두교에 대해 듣게 됐어요. 왜 힌두교엔 하나의 신이 아닌 다양한 신이 존재하는지, 종교는 왜 다양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죠. ‘파이 이야기’에서 다양한 신적 존재(상상 속 동물)가 등장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는 2006∼2015년 캐나다 총리를 지낸 스티븐 하퍼에게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지도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이야기하며 2007∼2011년 서평을 쓴 편지와 함께 추천한 책을 격주로 꾸준히 보냈다. 그 편지를 모은 에세이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2013년·작가정신)를 펴내는 등 현실 참여적인 발언도 적극적으로 해 왔다. 이 책이 국내 출간될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향해 “소설이나 시집 혹은 희곡을 항상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놓아두는 걸 잊지 마시라”라고 쓴 편지를 함께 실어 화제가 됐다. 이 책은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국내에 재출간됐다.
‘독서가 왜 중요한지’ 묻자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책 읽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며 “대통령, 총리 등 국가지도자나 기업 총수가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다면 그들이 꾸는 꿈이 최악의 악몽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항상 현명한 스승들에게 둘러싸여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손쉽게 현명해질 수 있는 길은 바로 책을 읽는 것이죠. 특히 소설을 읽으면 타인의 삶에 공감할 수 있어요.”
그는 트로이 전쟁을 다룬 장편소설 ‘선 오브 노바디(Son of Nobody·가제)’를 내년 영미권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호메로스의 트로이 전쟁 서사시 ‘일리아드’를 읽다가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쓰게 됐다. ‘일리아드’에서 발언하는 사람들은 왕이나 귀족이지만 내 소설은 평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다룬다. 권력이나 돈이 많은 사람이 발언권을 독차지하는 사회에 대한 비유”라고 했다.
그는 14,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16일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에서 강연을 통해 한국 독자를 만난다. 강연 주제를 묻자 그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인생은 공동창작’이란 주제로 청중과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합니다. 그런데 사실 강연 10분 전쯤에야 강연 내용을 확정할 것 같아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