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와 차크라 각성의 기전 관계
2)무의식(잠재의식) 각성에 의한 치유
아유르베다(āyurveda)는 인간을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으로 이루어진 통일체로 간주한다. 몸은 태생 전부터 전해져 온 뿌리 깊은 정신적 성향의 결정체로 보았으며, 마음은 몸의 반영이고,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근접하는 인상의 창고로 보았다. Frawley는 몸 그 자체가 정신적인 유기체이며, 감각의 작용을 고무해 주고 마음에 따른 경험이 용이하게 고안되어진 인식의 매체라고 하였다.
파탄잘리에 따르면 마음작용(citta vṛtti)은 비춤 즉, 마음의 순질 성분이 작용하는 것이며 마음은 감관에 의하여 제공되는 성, 촉, 색, 미, 향과 관련된 지식, 5가지 행동기관에 의하여 전달되는 대상들의 움직임에 대한 경험, 5가지 프라나의 움직임과 정지에 대한 지각 및 내적 기관에 고유한 것으로서 즐겁거나 고통스런 느낌들을 혼합함으로써 인식하고 의도하며 또한 기억으로 보관한다.
요가수트라에서 기억은 스므리티(smṛti)이며, 여기서 기억이란 마음작용(citta vṛtti)의 한 가지로서 설명된다. Ernest Wood가 기억(smṛti)에 대해 "과거의 경험이나 생각으로부터 재현된 마음작용들에 대해서 사용되거나, 이로부터 재현된 마음작용들에 대한 생각들을 위해서 사용되는 용어"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그는 기억의 활동이 마음작용의 근저(根底) 구조에서 같이 작용한다는 의미도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스므리티는 '기억과 회상'의 의미로서 마음과 관련하여 심층의식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마음은 인식과 잠세력의 두 가지 측면을 지닌다. 본 것에 대한 느낌, 기억으로 마음속에 보유된 것에 대한 느낌이나 인상, 실제로 느끼는 고통이나 즐거움 등은 인식이다. 이에 비하여 잠세력은 무의식적인 작용들이다. 즉, 인식이 의식적인 것이라면 잠세력은 무의식적인 것이다. 마음 작용은 인식에 속한다.
기억은 사건들과 경험 등이 저장된 것을 기초로 뇌의 피질 상에 재구성된 것이다. 기억은 현재의 우리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기억은 우리가 의식으로 회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내재적이고 무의식적인 기억 작용도 있다. 뇌의 해마성 융기(hippocampus)가 기억 형성과 정보 보관에 사용된다. 감각 시스템의 신호는 대뇌의 신피질(neocortex)에 대상 혹은 사건으로 전달된다. 여기서 시각, 후각, 청각 등의 투입 신호들에 의하여 전체적인 기억이 생성되고 해마성 융기와 신피질과 상호적으로 작용하여 시냅스를 통하여 장기적인 저장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기억 정보들을 경험과 학습을 통하여 신경단위의 시냅스들을 변화시키면서 평생 동안 저장되는 것이다.
향은 후각신경(olfactory nerve)을 통해 대뇌로 직접 신호가 전달된다. 후각전달(transduction)은 인체에서 감각 신경 세포 내 전기적 활동으로 대표되는 과정이다.
후각 신호가 직선 코스를 통하여 전달되는 곳이 변연계와 시상하부로서 감성의 중추가 된다. 뇌의 변연계는 시상하부와 연결되어있는 자율 신경 시스템과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 변연계에서 후각과 연관된 중요 부위는 해마와 편도체 부위이다. 새로운 사건과 사실에 대한 기억, 즉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이 해마 안에서 연접변화(synaptic modification)를 통해 일어난다.
에센셜 오일 분자는 코를 통하여 흡입하게 되면 거의 모든 분자들은 폐로 들어가게 되고, 나머지는 뇌로 가게 된다. 폐는 즉각적인 물리적 효과를 발현하여 바로 혈액순환을 통해 온 몸에 흘러가게 되며, 뇌로 들어온 오일 분자는 후구에서 대뇌피질과 변연계(limbic system)로 전달되어 실제 정보가 전달되고 또한 감정적 반응도 일어난다. 즉, 작은 냄새 분자들이 지니고 있는 정보 전달 메시지가 후각구를 경유하여 림빅 시스템이고 하는 기억, 감정, 감성을 지배하는 영역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기억과 감성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이러한 것들은 행동으로 바뀌게 되며 결국엔 진정, 행복감, 긴장이완 또는 자극하는 것들이 감정에 해당하는 신경화학물질인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후각 기억은 신경 전달물질(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등을 생성하는 내분비 시스템과 스트레스 등에 관련되며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활성화하고 과거의 정신 상태나 감성을 재생하여 주게 된다. Herz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향의 기억은행은 뇌의 변연계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변연계는 우리의 감각기관으로 경험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한다 한다. 후각을 통한 전기적 신호는 과거의 기억을 매우 강하게 유발시키며 시각적으로 본 것보다 후각적으로 지각된 향은 더 오래 기억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인간의 원시적 자기 보존 또는 종족 보존에 일부 원인이 있으며 시각-의식 관계보다 더 작은 자극의 식별장치를 이용하는 향과 잠재의식의 연관 때문이다.
기억(smṛti)은 마음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인식대상이다. 기억(smṛti)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가에 따라 도착점이 완전히 뒤바뀌기 때문이다. 기억(smṛti)을 통해 마음 작용이 조절되고, 억제되고 멈추면 고통이 없고 '삼매의 방향'으로 따라 흐르고, 반대로 '고통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삼매의 방향을 따르면 요가수행을 하는 이는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화롭고 고요한 신념(śraddhā)을 가지게 된다. 신념을 가지고 식별을 추구하며 정진(vīrya)하고, 이 시점에 온전하게 발생되는 정진을 기억(smṛti)하게 된다. 신념과 정진의 기억으로부터 마음이 편안히 자리 잡으면 삼매에 들고, 지혜(prajñā)가 수반되어 무상삼매(asaṃprajñātaḥ samādhi)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반대로 기억(smṛti)이 고통을 향하여 움직이게 되면 무명(avidyā)에 따라서 자신에 대한 탐욕과 욕망, 혐오, 삶에의 집착을 가지게 되고 삶 그 자체가 고통(duḥkha)을 향하고, 또 번뇌(kleśa)를 향하여 행하는 길로 변경된다. 대상에 물든 인식은 잠재력으로 마음에 자리 잡아 기억을 만들어낸다. 잠재력에 의해 형성된 기억의 심층구조로 행위의 동기가 주어져 작동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기억(smṛti)은 마음과 분리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다. 과거의 인식이 만든 잠재인상(saṃskāra)에서 일어나는 마음작용이기 때문이다. 즉, 객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조차 아주 주관적일 수 있어 사라지지 않은 회상의 씨앗이며, 심연에 내재되어 언제든지 활동을 할 수 있는 씨앗으로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억(smṛti)을 파악하고 조절함으로써 마음의 활동을 저지할 수 있다. '마음의 활동을 저지한다는 것'은 고통의 단절 가능성을 의미하고 이것은 삼매에 가까워짐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은 향으로써 무의식(잠재인상)을 일깨워 트라우마 치유 등에 활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향으로 이완된 상태에서 무의식을 대면하기에 좀 더 거부감이나 심리적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다. 접촉과 자극은 심신의 정화와 균형회복에 있어서 치유의 핵심이다. 피부접촉으로 신체에 대한 치유가 이루어진다면, 마음에 대한 접촉과 자극은 '바라봄'과 집중이라 할 수 있다. 바라보는 것을 음식으로 하는 차크라 체계에서 물라다라는 지(地)요소이며 향과 대응하며 무의식이 잠들어 있는 자리로 차크라 각성의 출발점이다. 그렇기에 향으로써 접근하는 치유요법이 비침습적이며 부드럽게 다가가지만 강력한 효과를 가진다.
<아로마테라피의 차크라 각성 기전연구/장은주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 통합의학과 자연치유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