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에 코오롱 포토트래킹으로 다녀온 전남 여행중에 들렀던 강진 병영의 설성식당..
정말 작고 조그만 동네에 점심때만 되면 차들이 미어 터지는 이유는 순전히 이 설성식당 때문이다.
강진군 병영에는 병영식당이 유명했다.
그런 병영식당이 초심을 잃은건지 아니면 자식들이 너무 촌동네에서 운신하는게 갑갑했던건지는 모르지만 장흥으로 이사를 갔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병영식당이 병영에서 옮긴건 여러가지 설들이 있던데 어떤게 신빙성이 있는지는 확인이 불가하여 평가 하는건 무리가 있다.
병영은 조선시대때 지금으로 치면 육군본부지역사령부가 있던 군사기지였다.
옛날엔 병영과 수영이 있었는데 병영은 육군기지 수영은 해군기지였겠지...
그래서 전라도에는 전라좌병영, 전라좌수영이런게 존재 했다.
뭐 그리 지금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인 차원에서 알아 둬서 나쁘지 않다.
이순신 장군님의 전라 좌수영은 여수에 있었고 전라 좌병영은 지금의 강진군 병영면 소재지에 있었다는거다.
지금 병영은 열심히 옛날 병영을재현하려 성을만드느라고 정신없다.
이왕 만드는거면 잘 만들어 주시길 기대해본다.
설성식당은 토마스가 원래 잘 알고 있었지만 강진에는 유명한 식당들이 몇 된다.
그중에 명동식당과 해태식당은 한정식으로원체 유명하지만 요즘은 한물 꺽인것도 같다.
하지만 명동식당이나 해태식당과 설성식당은 등급(grade)이 다르다.
명동이나 해태는 한정식이고 설성은 백반이니까..
한정식과 백반의 차이점?
잘 알면서 뭔...ㅎㅎ
전라도에서 한정식은 일인당 2만냥이 넘고 백반은 비싸봐야 6000냥이다..ㅋ
나오는 내용도 완전 다르고...
정다산 유적지인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를 넘어 다시 강진읍내의 김영랑 생가를 돌아 보고 안내를 한다면서 디리 잡아 빼시는 강진군청 홍보과장님의 짚차를 쌔가 빠지게 따라잡아 병영까지 꼬불 꼬불 시골길을 달려 도착하니 헬렐레가 된다..ㅋ
명동식당이나 해태식당 가자고 했지만 더 맛있는데가있다면서 설성식당으로 꼬신 이유는 20명이나되는 인원이 한정식 먹을려고 해봐라 돈이 알만데..ㅋㅋ
전날 장흥에 신녹원관에서 저녁으로 완전 푸지게 배때기 두들기면 먹었기에 뭐 아쉬움은 없지...
거기다가 점심을 너무 잘 먹으면 졸려...ㅋㅋ
병영을 가다보면 이쁘디 이쁜 전라남도의 진산 월출산 뒷태를 보면서 갈 수 있다.
월출산만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
원체 사연이 많았던 산이라..^^*
또 가고 싶어라...ㅎ
유별난것도 없고 대단한것도 없다.
더군다나 한번 자리를 옮겼다.
자제분께서 물려 받으셨다가 딴 생각하느라고 잠깐 소강상태를 보였던 적도 있다.
다시 재기한거라고 봐도 된다만...
예전 단골분들은 아쉬움이 좀 있다고들 하신다..ㅎ
토마스도 여긴 생각 난다.
아주 오래전에 보리밭에 싹이 올라오던때 광주에서 장흥 대덕까지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식사를 한적이 있는데 그때 있던 위치에서 많이 외곽으로 옮겼으니까...
그땐 정말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ㅎ
뭔소린고 하니...
한상에 무조건 2만냥이라는 뜻이다.
4명이 오던 2명이 오던 상으로 차려 나오는 밥상이 그렇다는거다.
쉽게 말하면 4인 한상 일인당 5,000냥으로 먹어라 뭐 그런거다..ㅎ
밥상째 들고 들어 온다.
강진군청 홍보과장님이 미리 뗄레뽕을 때려 놓으셔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조금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밥상을 받는 영광을..ㅋㅋ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져서 나오는데 이 정도면 비쥬얼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전라도의 푸짐함을 느낄수 있다는 점이 기분 좋게 만든다.
22가지 정도 나오는데 찌개는 없고 조개국이 나온다.
아...저녁 안 먹었는데 배고프네...ㅡㅡ;;
인원이 4명인데 조기구이는 5마리르 주시네...
싸우라고?ㅋㅋㅋ
안면 몰수하고 얼굴 두꺼운 토마스가 덥썩 한마리 더..쓱싹...ㅋㅋ
정은씨 미안....정은씨는 다요트 해야징?ㅋㅋㅋ
돼지불고기...
아주머니 한분이 식당 문 옆에 있는 연탄화덕에서 연신 석쇠에다가 불고기를 구워 대신다.
신기한건 연탄에다가 돼지고기를 구워 내시는데 손이 안 보인다..ㅋ
이런게 시골 방식이지..
그리고 돼지고기 누린내나 비린내 같은거 전혀 안난다.
정말 신기하지?
낙지를 데쳤으면 한정식..
이건 백반이니까 쭈꾸미를 데친거다..ㅎㅎ
순식간에 없어진다.
꿀떡 꿀떡 넘어가는 열무 물김치..
완전 애술이다.
이런건 서울에선 맛 보기 힘들어...
이런 생각만 하면 좌강진 우순천이란 말이 200% 맞는 말이란 말야..ㅎㅎ
먹는거만 생각하면 전라도에서 사는것도 나쁘지 않은데 말야.
공기 좋지...
먹을거 풍부하지...
인심 아직 좋지...
국산일까 중국산일까..
도라지 무침...ㅎㅎ
요즘 웬만한 나물 재료들이 중국산의 대공습에 파묻힌지 좀 됐다.
어쩔수없이 받아 들일껀 받아 드리자...
어줍잖은 국수주의가 조선이란 나라를 망가뜨렸던 과거사를 잊으면 안되거든...
사실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예전 맛은 좀 남아 있지만 너무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정신 없게 음식을 만들어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는 유명세도 한몫 하겠지만 줄창 줄서대는 고객들도 일조 했다.
그게 잘 못 되었다는건 결코 아니고 주인장이 슬슬 꾀가 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ㅎㅎ
내 기억으로는 손님들이 미어 터지지만 10년이 넘는 기간을 꾸준히 주인장이 매일 식당에 나와서 손님 접객하고 인사하고 종업원들을 평생 직장으로 만들어 주며 깍듯한 써비스가 지속되고 있는 한 식당이 떠오르는데 그런 식당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만은 일본에는 참 많드라...
강진으로 문화 답사나 여행을 가면 점심으로는 설성식당에서 백반을 먹고 저녁으로는 명동식당이나 해태식당 한정식에다가 한잔 찌그리고 ㅎㅎㅎ
다산의 향기가 그윽한 전남 강진에는 맛도 그윽하다...
2010년 1월 18일..."길에서 길을 묻다"...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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