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의 연인들
Ladies in Lavender
육체의 쇠락과 함께 마음도 같이 늙어 간다면
번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김완선인데
몸은 카나리아'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
우리의 마음 안엔 영원한 젊음을 갈망하는
본성이 있어 늘 청춘의 한 때를 기억 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살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인생의 어느 한 때, 어떠한 만남으로 인해
묻어두었던 이 갈망은 현실로 튀어나오고
열병같은 마음앓이를 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떨림은 얼마나 달콤하며
삶을 밝게 빛나게 해주는 힘이 있는가?
하지만, 서로의 시간이 비켜 간 지점에서
시작된 사랑은 내려놓아야만 하는
고통을 예고하고 있다.
상대는 의식조차 하지 않는 나만의 사랑.
그것도 사랑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지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안에서 일어난 그 강렬하고도
섬세한 감정의 일렁임을 경험해 보았다는 것으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비록 그 감정을 끝까지 소유하지 못하고
바람결에 날리듯 날려버려야 하는 괴로움을 감내해야겠지만...
영국의 콘월 바닷가의 물빛과 자갈이 밟히는 소리,
그리고 마음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과 함께
눈물이 마음에 맺히는 스토리가 감동적인
영화 <라벤더의 연인들>
엔딩은 쓸쓸하지만 '성숙한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영화였다.
영국영화 2008년 개봉
감독 챨스 댄스
출연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다니엘 브륄, 나타샤 멕켈혼
라벤더의 연인들 OST
https://youtu.be/IwWzzfvykUk?t=78
줄거리
세계 제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36년,
영국의 해안 마을 콘월의 작은 어촌에서 살고 있는
자넷과 우슐라 자매는 황혼의 독신 자매로 서로를 의지하며
평화로운(이라 쓰고 무료한이라 읽는다) 삶을 살고 있다.
언니 쟈넷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성향을 지녔다.
언니에 비해 동생인 우슬라는 감성이 풍부하다.
절벽 위에 자리한 그녀들의 집은 오래되긴 했지만
자매들이 늘상 부지런하게 가꾼 탓에
소박하나마 정갈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있어
아침에 일어나면 이 정원에 나와
맑은 공기를 맞으며 쪽빛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게 자매의 일상이다.
거대한 폭풍이 몰아친 다음 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하던 자매는
정신을 잃고 바닷가에 쓰러져 있는
청년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리고 와서 돌보게 된다.
그는 폴란드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아였는데
미국으로 가는 길에 거대한 풍랑을 만나서
물결에 휩쓸리다가 여기까지 떠내려 온 것이다.
다리에 부상을 입은 안드레아는
충격을 받은 탓에 기억을 잃어버렸다.
그가 영어를 할 줄 모르자 지극정성으로
안드레아를 간호하던 우슐라는
가구에 단어카드를 붙여
그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깐깐한 언니 자넷도
이에 뒤질세라 맛있는 음식을 챙겨주며
두 자매는 앞다투어 그를 알뜰살뜰 보살핀다.
안드레아에게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을 느끼는
우슐라는 처음 가져보는 이 설렘이 행복해서
무채색이던 그녀의 삶이 온통 환한 빛깔로 생기를 찾는다.
하지만 손 안에 쥔 이 작은 파랑새가
곧 파르르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버릴 것만 같아
아슬아슬하고 두렵기도 하다.
안드레아가 건넨 수수한 들꽃다발에
기쁨으로 가득하다가도
언니에게도 꽃을 줬다는 사실을 알고
이내 실망하는 우슐라는 복잡한 마음의 동선을 겪는다.
사랑이었겠어?
그러나 이성과 감성은 다른 영역이다.
감정이 자꾸만 길을 잃고 혼선을 빚는다.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왜 슬픈 예감은 언제나 적중하는 것일까?
정성어린 간호로 점차 기력을 회복해 가던
안드레아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기억을 조금씩 찾게 되고 짧기만 했던
자매의 행복도 그만큼 조금씩 흔들려만 간다.
낯선 손님의 등장은 처음부터 불안감을 주었다.
휴가 차 마을을 방문한 여류화가 올가.
안드레아가 정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날,
올가가 불쑥 들어와 연주를 듣게 되고
심상치 않은 그의 재능을 알아본다.
그리고는 자넷과 우슐라에게 자신의 오빠가
명지휘자라며 안드레아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올가에게 경계심을 느끼던 두 자매는
편지를 숨기지만 마을축제에서 올가를 만난
안드레아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매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올가와 가깝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 나갔던 안드레아가
저녁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두 자매는 따뜻한 음식을 차려놓고
안드레아가 들어와 맛있게 먹어주기를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끝내 그 날, 안드레아는 돌아오질 않았다.
그는 작별인사도 없이 올가와 함께 런던으로 떠난 것이다.
우슐라는 깊은 슬픔에 빠져 괴로워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자넷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안드레아는 편지를 보내
갑자기 떠나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바이올린 독주 사실을 전한다.
자넷과 우슐라는 직접 런던으로 향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다.
콘서트가 끝난 뒤 사람들과 인사하느라
정신이 없는 안드레아를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조용히 자리를 뜬다.
그와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까.
하지만 하고 싶었던 수많은 말은
그저 가슴 깊이 묻어둘 수 밖에는 없었다.
밀물처럼 밀려 왔다가 썰물처럼 멀어져간 사랑...
우슐라는 너무 늦게 찾아와
더욱 가슴이 시렸던 사랑을
바이올린 선율에 쓸쓸히 흘려 보내고
언니와 다시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언니가 안드레아의 머리카락을 자를 때
남몰래 감추어 두고 간직했던
그의 머리카락 한 줌을
부질없는 바람에 날리면서 말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느닷없이 찾아 온 사랑의 열병은
마음앓이가 더욱 심할 듯 하다.
첫댓글 한 마디로 하면~~
꿈속에 사랑~이네요
노래제목처럼
그런 노래는 수없이 많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영화 매니안데 이런 영화 있는 줄은 정말 몰랐네요. 봐야 겠습니다. 소개 감사해요
영화 매니아~반갑습니다
기억에 남는 영화 있으세요?
@향비(일산) 많죠...
방화(국내영화)중에선 박하사탕...이요..ㅎ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