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순간조차

[풍접초(의령)]

성공한 순간조차

나는 성공한 순간조차도 어려움에 부딪히지 않은 적이 없다. - 토니 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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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충전기에 꽂아두고 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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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에게 그 얘기를 하면 다시 돌아가자고 할 것이 분명했다. 머릿속으로 휴대폰이 없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전화를 받아야 할 일도 해야 할 일도 없다. 그냥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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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가고 있는 중에 화가가 굴을 주문하라고 부탁한다. 택배는 월요일부터 가능한 데 미리 주문하면 헷갈린다고 답했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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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마치고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화가가 작가의 직장 후배를 얘기하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전화를 걸어보라고 한다. 그제야 휴대전화기를 가져오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아하~ 굴을 주문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소?라고 하며 화가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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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노 no, 모바일폰 mobilephone, 포비아 phobia의 합성어)는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해지고 심지어 공포심까지 느끼는 증상을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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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노모포비아는 아닌 것 같지만 외출해서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편하다. 전화기 커버 안에 있는 카드로 결재해야하고 비상금도 그곳에 두었다. 인터넷으로 구입해야 할 물건도 생각날 때 주문해야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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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체에서 세계 38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더니 '집에서 홀로 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항목 1위가 우리나라였단다.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웃는 시간에 즐거움을 느낀다. 자녀, 손주를 가르치며 성취감을 느낀다'라는 문항에서는 세계 꼴찌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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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을 일찍 분석한 이는 우리나라가 핵가족에서 핵개인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는데 핵개인이 되는 주범은 단연코 휴대폰이다. 가족은 하나의 감정 덩어리란다. 서로 감정적으로 쉽게 전염이 되는 관계이기에 가족끼리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어서 줄어드는데 가족 사이에 휴대폰이 떠억~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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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간 인간의 평균 IQ는 30점이 높아졌단다. 교육기간도 두 배나 높아졌다는 데 IQ가 높아진 것은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인 교육 덕분이라는 얘기이다. 우리 아이 아이큐를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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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어휘로 자세히 얘기하라. 사물이나 사건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라. 노력의 중요성을 알려주라. 보상을 적절하게 활용하라. 공부를 도와줄 때는 다섯 가지(통제력, 도전의식, 자신감, 호기심, 맥락화)를 명심하고 도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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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능이 비슷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조사했더니 동양인이 훨씬 높게 나왔다. 그 이유는 서양인의 성공은 개인의 것이지만 동양인은 자신의 성공이 가족과 직결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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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니 화가와 함께 차를 타고 오가는 길가에 '000의 아들, 딸, 손자, 000 ~ 입학, 승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즐비하다. 시골이라서 가능한 풍경이다. 현수막을 볼 때마다 훈훈한 풍경이 떠올라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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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화가는 점심 식사를 끝냈고 작가는 천천히 먹고 있는 도중에 낯선 손님이 왔다. 커다란 전창으로 손님이 우리 집 현관으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얼른 바깥으로 나가 별관으로 안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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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준비하는 동안 손님이 자기소개를 한다. 화가의 중학교 두해 후배이고 직장에서도 후배였단다. 화가는 전혀 모르는 눈치이다. 차와 다과를 내면서 '후배는 선배를 잘 알지만 선배는 후배를 잘 모르니까 이해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가 화가에게 자신은 사무관 승진을 하지 못하고 퇴직을 했다고 두 번이나 얘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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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함께 말씀 잘 나누시라고 인사한 뒤에 나오려는 데 형수님~ 앉아 보세요~라고 한다. 딱 5분만 앉아 보라며 손님과 화가와의 사이에 있는 좌석까지 가리킨다. 네~ 도련님~ 하고 답하며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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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한 시동생은 '서방님'이 정식 호칭이다. 인터넷에 '내 남편을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X은 용서하지 못해'라는 글을 읽고 나서 도련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서방님의 호칭은 1) 남편을 높여 부르는 말 2) 결혼한 시동생을 일컫는 말인데 1번만 알고 2번을 몰라서 손위 동서가 자신의 남편을 서방님으로 부르는 것을 용서하지 못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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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의 명함에는 앞뒤에 직함이 새겨져 있다. 연구소장, 이사, 지회장이 있고 명함에는 새겨지지 않았지만 위원장을 맡고 있단다. 위원장이 제일 높은 것 같아서 위원장님으로 불렀다. 서방님도 도련님도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이제부터 위원장님의 호구조사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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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님은 직장을 다니며 소를 키웠단다. 160만 원에 구입한 소를 실컷 키워서 30만 원에 팔고 나서 돼지를 키웠는데 팔려고 하니 잔칫집에서 잡아서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돼지 잡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다가 기술을 배워서 직접 잡아보니 돼지 잡는 거 별거 아니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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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두 마리를 잡아서 배달해 주고 출근하는 일도 있었다니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게 돈을 모았지만 큰 딸보다 먼저 보낸 둘째 딸을 시집보낼 때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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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은 갖추어 시집보내려고 37년 공직생활에서 20년만 연금으로 받기로 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1억 3천만 원을 받았다. 그때가 2016년인데 큰딸은 아직도 시집을 가지 않고 돈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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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녀 1남의 호구조사가 끝나고 손녀에게로 넘어갔다. 위원장님은 휴대폰으로 11살 손녀 사진을 찾다가 지난해 가졌던 출판기념회 사진을 보여준다. 지역의 인물을 연구하여 책으로 편찬했단다. 100권을 인쇄하여 2만 원에 판매를 했는데 형님에게도 드려야겠다고 하여 작가가 한 권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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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손녀가 영리하게 생겼다. 이마가 튀어나와 공부 잘하게 생겼다고 해 주었다. 작가가 어릴 때 이마가 톡 튀어나왔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5분의 몇 배가 되는 시간이 흘러가고 한참 동안 그의 얘기를 듣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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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으로 돌아오니 입맛은 사라졌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화가가 손님을 보내고 왔다.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을 보니 선배님과 안면을 터놓기 위해 왔던 모양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우리 집에 뜻밖의 손님들이 더 많이 찾아올 것이다. 올해는 그런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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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예초기로 일을 시작했다. 담장 밖의 석류나무 아래를 정리하고 나서 그네 옆의 화단으로 옮겨 왔다. 예초기 돌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담장 밖의 풍경도 사진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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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들에게 물을 보충해 주었더니 성급한 한 마리가 물통 위에 올라가서 물을 마신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영상으로 담았다. 토끼장에서 토끼가 풀을 뜯는 모습도 담는다. 영상 풍년이다.

[고스톱황제 (대구 영주)9711ㅡ5085]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풍접초(의령)]

황제님
재미나게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

[대광]

잘 읽었습니다
이제 어딜가나 제일 먼저 챙기는게 휴대폰인거 같습니다

[풍접초(의령)]

네~
휴대폰으로 많은 것을 하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

[왕비암(상주)]

사람을 편하게 하는 기계가 휴대폰인것 같아요
사진도 담아주고 영상도 돌려주고 번역도 해주고
폰 하나에 삶에 모든것이 있는듯하네요
아이들도 폰만들려주면 보채도 안더만요 츠암나~

[풍접초(의령)]

네~
요즘은 말도 하기 전에 아이들이 휴대폰부터 찾는다네요. ㅎㅎㅎ

왕비암님 말씀처럼 편리한 기기인데~~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