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로 바깥 활동이 힘든 겨울철은 책읽기에 안성맞춤이다. 기나긴 겨울방학. '도서관이 가장 좋은 친구'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김재관(동구 화암초 3년)군을 통해 도서관 100% 활용법을 알아보자.
*도서관을 놀이터처럼=겨울방학을 맞은 재관이 일주일에 두번 동네에 있는 동부도서관에 출석한다. 오전에는 학교 방학숙제나 학습지 공부 등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점심을 먹고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해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내는 것.
"도서관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요. 이 책 저 책 골라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데다 열람실에 설치 돼 있는 컴퓨터로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구요." 요즘 아이들과 달리 여러 학원을 다니지 않는 재관이는 많은 것을 도서관에서 배웠다. 2년전 동부도서관에서 수강했던 어린이 독서교실이 도서관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책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데 단연 큰 역할을 했다. 책에서 배우는 간접 경험도 큰 도움이 되지만 NIE교실이나 구연동화교실, 독서교실 등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수업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가끔은 엄마와 함께 시청각실에서 무료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울산에서 초등학교를 3년째 다니고 있는 지금도 최고의 선생님은 단연 책과 도서관이었다. 서영이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일주일에 다섯권 이상의 책읽기를 목표로 잡고 있다.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창작 동화 등을 도서관에서 한 권 이상 읽고, 대출한 책을 적어도 하루에 한 권 이상은 읽는다는 계획. 책을 읽고 나면 꼼꼼히 독서다이어리를 기록한다. 일기 쓰기는 일주일에 3, 4번 정도로 빼 먹는 날이 많지만 책을 읽은 뒤에는 꼭 대강의 줄거리와 감상을 몇 줄 정도씩 기록해 둔다. 그러나 "책꽂이가 어린이들의 키에 비해 너무 높아 불편한 데다 독서지도를 해 주는 사람들이 따로 없어 아쉽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차를 타고 5분 이상을 걸어야 하지만 도서관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는 재관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주인공의 행동을 닮아 가게 됩니다. 착한 주인공은 따라하게 되고 얄미운 짓만 골라하는 나쁜 주인공과 닮은 내 습관들은 고치게 되죠. 내일도 새로운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갈 거예요."
*게임이 아니라 독서에 열중=재관이의 꿈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재관이는 공상과학, 우주 등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주제의 책을 특히 좋아한다.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재미가 TV로 만화영화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재관이네 부모들은 TV를 잘 보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TV를 보게 되면 책과 멀어질 것을 우려해 아예 TV를 작은방에 놓고 볼만한 프로그램을 선정해서 시청하고 있다.
재관이는 "학교에 갔다와 무심결에 리모콘을 집어드는 것을 보고 엄마가 그 날 당장 TV를 물건을 쌓아둔 작은 방으로 치워버렸다"며 "처음에는 드라마 줄거리 등을 알지 못하니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해 짜증이 났지만 이젠 왜 엄마가 TV를 없앴는지 이해할 것 같다"라고 어른스레 말했다. 재관이가 도서관을 드나들게 된 것은 직장생활로 바쁜 엄마가 집을 비워 도서관을 드나들며 혼자 시간을 보내며 시작됐다. 재관이 엄마 김경민씨(동구 방어동)는 "처음에는 혼자 지내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하더니 지금은 책을 친구삼을 정도로 책에 열중해 오히려 걱정될 정도"라며" 요즘 아이들처럼 게임에 빠져지내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걱정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고 말했다. /김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