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모든 이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직 한 사람 당신에게로 향해 있다. - 월트 휘트먼 화가에게 물었다. 지금 당장 하늘나라로 간다면 아쉬운 것이 있느냐고~ 예전에 물었을 때는 없다고 답했던 화가가 이번에는 의외의 답을 한다. 있단다. 어떤 아쉬움이 있느냐고 물으니 한참을 생각한다. 화가가 생각할 동안 작가의 얘기를 했다. 지금 떠난다고 해도 아쉬움이 없지만 딱~ 하나는 있다고~ 그것은 화가를 남겨두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화가의 동창생에게 위문을 갔을 때도 그 얘기를 했더랬다. 작가의 말이 끝나자 그녀는 남편을 떠나보냈으니 이제 자기가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단다. 그녀와는 이질적이라고 여겼는데 아니었나 보다. 같은 생각 같은 말이다. 화가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고 했더니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합시다~라고 한다. 머리가 복잡해졌던 모양이다. 즐겁지도 않은 대화가 더 계속되는 것을 막은 것이다. 내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천사 가브리엘은 눈 속에서 아이를 안고 가던 엄마가 쓰러지자 '저 연약한 아이가 엄마 없이 어떻게 살까?'염려하여 아이 엄마의 영혼을 거두어 가지 못했다.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가브리엘은 하늘에서 쫓겨나 구둣방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름다운 소녀가 엄마와 함께 구둣방을 방문했는데 가브리엘은 금방 소녀를 알아보았다. 눈 속에서 세상을 떠난 엄마 품에 있다가 발견된 아이는 이웃 부부에게 입양이 되어 행복하게 크고 있었던 것이다. 돌스 토이가 쓴 작품 내용이다. 김헌 서울대 교수가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라는 철학 책을 썼단다. 그는 철학 하는 것은 생각하고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에 따라 행동하는 일상의 삶이 되어야 한다. 고 했단다. 철학교수란 쉬운 말을 어려운 용어로 바꾸어 놓는 고상한 사람이다. 그의 말을 이렇게 풀이한다. 어릴 때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무한한 흡수력을 지녔으니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책을 읽고 넓은 세상을 다녀보는 것이 청년 시절까지 해야 하는 일이다. 생각하고 개념을 이해하는 시간들이다. 청년을 지나면서 가정을 이루면 그때부터 여러 갈래의 길을 떠나 올바른 길로 곧장 가야 한다. '자신의 철학에 따라 행동하는 일상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올바르다고 여겼지만 살다 보면 시행착오도 많다. 60세를 지나서 제2의 인생을 살면 더 이상의 반복은 없다. 이제부터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서 내일 떠나도 웃으며 갈 수 있도록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누구든지 오늘은 살고 내일은 떠나간다. 거실에 들여놓은 물 항아리의 물이 줄어들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물 상추는 아주아주 작아졌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매일매일 몸을 줄인 모양이다. 아직은 물이 많이 남아 있으니 나중에 보충해 줄까~ 하다가 곧바로 싱크대로 가서 물을 받아서 넣어준다. 싱크대 위에 빈 통이 있다. 목욕을 마치고 머리에 뿌리는 발모액을 다 썼기에 보충해서 가져가려고 둔 것이다. 나중에 보충해 줄까~ 하다가 곧바로 통을 들고 화장실로 갔다. 발모액이 들어 있는 큰 통을 화장실에 두고 작은 통에 덜어서 쓴다. 세탁기 옆의 공간에 두는 발모액 큰 통이 없다. 지난번에 다 쓰고 나서 다시 한 통을 가져다 두는 것을 잊은 것이다. 나중에 가져올까~ 하다가 문을 열고 아직은 어두운 바깥으로 나가서 뒤 창고에서 발모액 한 통을 꺼내왔다. 두 개의 작은 통에 발모액을 채워서 현관문 앞에 두었다. 눈앞에 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일을 미루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중에 해야지~ 하면 금세 잊어버린다. 왜 그럴까~ 하다가 미루면 안 되는 나이가 되어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일 하겠다고 미루면 낭패를 보는 나이가 된 것이다. 깨닫고선 웃는다. 참 좋은 나이이다. 어제는 두 달에 한 번씩 오는 비데 코디가 방문하는 날이었다. 점검을 마치고 카드에 기록을 하며 '벌써 1월이 다 지나갔네요~ 세월이 너무 빨라요~'라고 한다. 그녀의 한 옥타브 올라간 밝은 목소리에 그러네요~라고 답을 해 주었다.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작가는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있었지~ 코디가 살고 있는 통통 튀는 삶을 그려보고 미소 짓는다. 그녀는 점검해야 할 다음 집을 향하여 바쁘게 가야 할 것이다. 세상의 일정표에 자신을 맞추어 살면 바쁘고 바쁘다. 굴전을 구워서 점심 식사를 했다. 접시에 담긴 굴전 하나를 맛본 화가가 '알콩이가 먹으면 맛나다고 하겠네요~'라고 한다. 맛난 것을 먹을 때 함께 먹었으면 좋을 텐데~라며 떠올리는 이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오후에는 화가가 오랫동안 일을 했다. 감나무 아래에 있던 나뭇가지를 과수원 빈터에 옮겨 두고 낙엽을 모아서 솥 아궁이에 넣고 커다란 사료통에 사료를 가득 채워주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화가가 다리가 모인단다. 다리 근육이 뭉쳐서 걸음 걷기가 불편하다는 뜻이다. 2층 계단을 함께 올라가서 불편하다는 다리에 근육 이완 크림을 발라 주었더니 시원하단다. 힘들게 일하고 나서 근육이 뭉치면 바르라고 아우님이 선물해 준 통증 크림이다.
첫댓글 맛있는것을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남편과 아이들이죠
네~
수선화님은 남편과 아이들을 제일 사랑하시나 봅니다.
다들 그렇지요.^^
굴전 맛있는데,,,
네~
맛납니다.
황제님께 보내 드리고 싶지만~~ㅎㅎㅎ
소식 잘봅니다~^~^
잘 보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자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