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신은 우리 가슴에 머물 것이다.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사전 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을 했다. 화가와 함께 지역 보건소를 찾아가서 한 일이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의료기기의 도움으로 삶을 연장하면 안 된다고 여겼기에 벌써부터 하려고 했던 일이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뉴스에 오른 글 덕분이다. 글에서는 두 개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중에 하나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남편의 생명을 더 이상 연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서 의사에게 호흡기를 떼어달라고 했던 아내의 사연이다. 의사는 병원비 부담을 하기 어렵다는 보호자의 요청을 들어주어 산소호흡기를 거두었고 환자는 곧바로 사망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일어났다. 의사가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어떤 상황이든 의사는 환자에게 달려 있는 산소호흡기를 떼어내려고 하지 않는단다. 작가의 이런 얘기를 들은 보건소의 업무 담당 여성은 우리나라에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란다. 화가는 의향서에 서명을 하고 나서 '좀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라고 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이상해진다. 죽음이 닥칠 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 중에 하나를 미리 대비하고자 하니 가슴이 싱숭생숭했을 것이다. 내일은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자칫 오만해지기 쉽다.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오늘이 심드렁하다. 이 두 가지를 잘 버무려서 겸손하면서 생동감 있는 오늘을 만들자. 아자아자~ 74세의 정호승 시인이 시가 있는 산문집을 내었단다. 제목이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인데 '사랑에는 고통이 있다'라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시 중에 68편을 골라서 시에 얽힌 이야기를 산문으로 풀어내었단다. 부모님의 사진과 어릴 때부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20장을 함께 수록했다니 회고록인 셈이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슬픔이 기쁨에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의 대표시라는 데 제목만 읽어도 달달하다. 한때 그의 시가 달콤하여 많이 좋아했더랬다. '시인'이라는 그의 시에는 이런 수필이 달렸단다. '나는 시로서 현실적인 무엇을 이룰 생각은 없다.(중략) 인생은 잘 살지도 못하면서 시만 잘 쓸 생각을 하면 그건 잘못이다. 지금 잘 살지 못하는 대로, 시도 잘 쓰지 못하는 대로 그냥 둬야 한다. 그래야 시와 나의 관계가 편안해지고 평화로워진다.' 자신이 쓴 시와 사이가 좋은 평화로운 시인을 알고 있다. '풀꽃'의 나태주 시인이다. 그는 평생 동안 차를 가지지 않아 걸어 다니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시골에 살았고 살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시인이 쓴 시/에세이 제목이다. 나이가 들면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오늘이 편안하다. 시인 정호승 님에게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시라고 해 주고 싶다. 시(詩)에 설명이 붙으면 시시해진다. 막내 누님과 함께 향어 회를 먹으러 갔다. 화가가 겨울이 지나기 전에 향어 회를 먹어야 하는데~ 했을 때 당장 먹으러 가자고 답했더랬다. 외식을 할 때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좋다. 누님은 함께 외식하기에 딱~ 좋은 분이다. 누님은 음식을 맛나게 먹는다. 먹고 나면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한다. 우리가 계산을 하고 나면 다음에는 꼭 자기가 사겠단다. 헤어질 때는 고맙다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화가가 자신을 차에 싣고 맛난 음식점으로 가서 대접해 주었다는 소식을 세 명의 자녀에게 퍼뜨린다. 딸이 누님과 함께 살면서 벌써 세 개의 밥그릇에 이빨을 빼어 놓았단다. 딸은 누님이 하는 설거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설거지를 도맡았다. 누님은 딸이 세제를 듬뿍 쓰면서 제대로 헹구지도 않는단다. 토닥토닥~ 오랫동안 떨어져서 살다가 최근에 다시 만난 모녀의 토닥거림에 웃는다. 혼자 살면 편안한데~ 누님이 딸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딸이 나도 편하게 혼자 살고 싶다고 하더란다. 혼자 살면 편안하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수 없도록 되어 있다. 누님에게 딸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 동안 즐겁고 행복하시라고 해 드렸다. 사랑하는 이와 토닥거릴 수 있을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누님 집에 떡국떡과 찹쌀을 가져갔다. 얼마 전에 느닷없이 우리 집을 방문했던 화가의 생면부지 후배가 우리가 없는 사이에 떡국떡과 책을 가져다 놓았다. 별관의 테이블에 책과 함께 놓인 떡국떡에는 좋은 쌀로 만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후배의 계좌번호가 적혀있다. 금액이 적혀있지 않는 떡국떡 값을 어림으로 계산하고 책값 2만 원을 포함하여 5만 원을 이체한 뒤에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떡 방앗간이라서 통화를 할 수가 없단다. 전화를 끊고 나서 후배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감사의 전화를 걸어왔단다. 우리 집에는 떡국떡 봉지가 이미 세 개나 있다. 아직도 설에 먹을 떡국떡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누님에게 후배의 떡국떡을 가져다드리니 반색을 한다. 누님의 친정 고향의 떡국 떡이다. 찹쌀은 목욕탕 주인이 팔고 있어서 두 봉지를 샀기에 누님과 한 봉지씩 나눈 것이다. 닭장에 갔더니 닭들이 일제히 구구구~ 하고 있다. 물이 꽁꽁 얼어서 목마르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닭과 칠면조와 거위와 토끼까지 작은 물통을 따로 만들어서 물을 주었더니 모두 달려들어 물을 먹는다. 그 모습을 보며 웃는다.
첫댓글 글이 너무
마음에 와 다아요
사전연명의 치료
의상서
맨날 내일 내일
미루다가
달력에 표시
저는 12월2일쯤
한것
같애요
73세 나가자님
저는 68세
나이가 많아요
죽음에 대해서
항상 생각합니다
2년전부터
건강검지도 독감예방도 안하지요
네~
저보다 먼저 의향서 작성을 하셨네요.
잘 하셨습니다.
꼭 필요한 일이더군요.
73세 68세라면
아직 장년입니다.ㅎㅎㅎ
오늘 날씨가 꽤나 춥네요
건강하게 화이팅 하세요
네~
상옥님도 즐겁게 화이팅하셨기를 바랍니다. ^^
연명치료 요거 할게 못됩니다
생명이 다했음을 알면서도 의사는
환자를 마루타로 이용하는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보호자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하자면 그러라고 다들어주게 되데요
지난다음에 후회했네요ㅠ
행복이란것도 그래요
어떤이는 아주작은것에 행복해 하는가하면
어떤사람은 행복을 두고도
더큰행복을 찾아헤메는거있죠.
네~
의향서 작성을 하고나니 정말 후련합니다.
연명치료는 안 좋은 게 맞는거 같던데
직접 경험하셨네요.
왕비암님은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시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