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무안. 걸뱅이들의 聖地(성지)방문기

[서마루]

19.

* 전라남도 무안군 일로읍 의산리 일대.

누가 나를 만들었소. 어머니가 술청에서 퇴주잔으로 만들었지.

이 한줄의 문장을 그림으로 그려 보라면 나는 그릴수가 없다.

소설한권의 분량을 압축하여 말해버린 거지의 말이다.

여자의 앵벌이 방법중에

뼈빠지게 일해서 벌어온 남자의 돈을 노리고 길가의 여자는 잠자리 날개같은 옷을 입고서

어렵게 번 그 돈을 날름거리며 먹어 버리려 한다

당신이 쪼까 나를 사랑해 주실 양이면~~ 핸드박구 사주실라요
당신이 쪼까 나를 사랑해 주실 양이면~~ 삐딱구두 사주실라요.

외로움 때문에 여자의 꼬임에 빠져서 침몰하는 숫것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한번의 짝짓기를 위해서 만리장성을 택한 남자도 있으니 말이다.

평생 여자를 위해 살았건만 여자의 한마디 (니가 내게 해준게 뭐 있나.?)

삿대질하는 그소리에 놀라자빠지더니  고마

그 말에 절망하여 심장이 터저서 죽은 남자도 있고 실재로 그리 죽은 남자의 무덤도 석고개에 있다

여자는 엄마도 믿지마라라고 말을 할 정도의 인간은 분명 여자 혐오증 환자임에 틀림이 없다

얼매나 여자에게 속고 당했으면 그럴까.

여자가 남자에게 준 병은 여자만 치료약이 될수 있다.

남자들 후려서 먹고 살은 여자들은 회개해야 한다

죽어 극락왕생을 꿈꾸는 세상의 여자들은 나머지 인생을 잘 사세요라고 건의하고 싶다  

그라고 여자 땜시로 망하여 거지가 되고 걸뱅이가 되고 빈 털털이가 된 남자들에게 무한한 동정심을 보낸다.

여자 좋아하다가 여자로 망해버린 촌넘이 김해인들 없을까.?

여자를 봐야하는 밤에 청승스럽게 별을 보고 산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속설로만 받아 들일수가 없는 거지들의 야그가 있다.

가슴이 풍만한 아줌씨는 인정이 넘치고 가씀에 밥뚜껑 덮어논 여자는 인정머리도 없다고 했다

해서 거지들은 가슴이 큰 여자들에게로 우선적으로 구걸을 요청한다.

각설하고.......아무리 얻어먹는 거지라해도 개똥철학이 있다.

그 개똥철학을 정립하고 전파하고 종교화 시킨이가 있다.

거지세계를 하층구조에서 상류층과 대등한 위치로 끌어 올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김시라 선생이고 주연은 천장근대장이다.

믄가 느낌이 오면 훌쩍 떠나는것이 여행이다  내가 하는 여행방법이다

지금 가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는 심정으로 길을 떠나는 것이다.

나는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 새벽 4시 10분에 김해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해고속도로를 달렸다.

광양 게이트까지 갈때까지도 날이 새지 않았다

광양에서 내려 고속도로를 옮겨타고 목포방향으로  순천을 지나고 별량을 지나고

벌교를 지나고 보성을 지나고 강진을 지나고 전라도 무안군으로 향해서

육지의 마도로스가 되어 일로읍을 향하였다.

목적지인 이곳을 향하여 차를 멈추지 않고 목적지까지 직선으로 간것은 처음이지 않나 싶다.

그만큼 품바 발상지는 가고 싶은 곳이었다. 

엿장수로서의 각설선생들....

각설이는 장타령을 하면서 허잡한 사설들을 하며 민중을 울리고 웃기면서

요즘은 축제장소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놀아주는 연예인이다

옛날에는 동냥질로 빌어먹는 사람이었는데 나는 그들을 걸뱅이라 불렀다.

각설이타령의 내용을 보면.

음지에 사는 인간들이 화탕지옥 세상을 향하여 던지는 야유, 풍자, 해학, 무심, 허무, 영탄 등은

웃음을 자아나게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비애감을 맛보게 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놀이 형태이다

각설이 타령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활발하게 불린 것은 광복 직후,

 6·25전쟁, 자유당 시절이었고.

공화당 때인 1968년에 법으로 걸인 행각을 금지시키면서  전국에서 각설이 타령이 한 동안 사라졌다.

구전되던 노래를 각색하여 극작가 김시라가 연극  「품바」로 올리게 되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조사해본바에 의하면

각설이란 말은 깨우칠 각(覺), 말씀 설(說)로 가진 것 하나 없고

조롱의 대상인 각설이가 오히려 인간의 가식을 꾸짓고 관객을 조롱하고 해학, 풍자, 날카로운 비판을 날린다

각설이패가 부르던 타령으로 장타령이라고 하는것이 있다.

옛날 거지나 문둥이들이 남의 집 앞이나 장터에서 구걸할 때 부르던 잡가인데

비애가 서려 있는 서글픈 타령이(?) 되었다.

그냥 얻어먹기가 미안해서 요상한 가사에다  가락에 태워 밥벌이하는 거지를 각설이라고 한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의산리에 소재한 천사촌은 품바타령이 탄생한 옛터다.

품바는 1981년 당시 일로면 공회당에서 인의 예술회를 통해

문화활동을 해오던 시인이며 극작가인 이 고장 출신인 김시라가

각색 ㆍ연출하고 정규수(1대 품바)의 모노드라마로서

가식과 위선 허상으로 가득찬 인간들의 앞에다 토해낸 타령으로 초연한 이후 국내외 4000여회 최장기 공연으로

최다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수립하였다.

그 발상지를 거지들의 고향같은 그곳으로 거지들의 성지같은 그곳으로 거지같은 내가 행차(?)한 것이다.

사랑타령만 하는 나도 따지고 보면  애정거지인것은 틀림이 없다

여기가>?

아님>?

아님 여긴가 >?

아님 여기일수도 있겠다.

길가에 있는 표석은 나를 멈추게 했다.

달랑 품바 발상지라는 돌표석 하나만 있다  이 표석 하나 보자고 그 먼길을 왔나 싶지만  

전라남도 무안은 품바의 발상지다.  

자유당, 공화당 시절에는 입방귀의 의미로 쓰였는데 아부 아첨하여 관직에 오른 자,

인심 야박한놈. 빼앗아 먹는 놈. 남자를 꼬드겨 먹는 년. 갈취해 먹는 놈. 등등

별별 거지같은 인간들에게 진짜 거지들이 각설(깨달은 말)이 타령으로...........

기회주의자, 매국노 등의 문전에서 “방귀나 처먹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한과 울분을 노래한것이 아닌가.?

만고 내 생각인가.?

시대가 바뀌어도 살림살이가 그 모양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에 관심두면 머리가 빨리 백발이 된다는 속설도 있다.

.

일로읍 일로역에서 동남쪽으로 무안중학교를 지나

인의산으로 가는 길목인 밤나무골 공동묘지 아래가 천사촌이이라는데

나는 안내자도 문화해설사도 지나가는 인적도 없는터라

짐작만 할 뿐이다.

그곳  품바의 발상지에서 거지대장 천장근이라는 인물을 추모하지 않을 수 없다. 

천장근은 별명이 김작은이, 본명은 천팔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목포에서 태어나 부두 노동자로 일하다가 일본으로 실어가는 공출미 때문에

파업을 일으켜 수배를 받던 중 일로로 피신하여 걸인 행세를 하였다.

6·25때 좌익들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인을 잃었다.

자유당 때에는 100여명을 휘하에 두고 천사회[걸인회]를 조직하여 율법을 세웠으며,

민폐를 끼치는 자는 엄하게 다스렸다.

그 후 공화당 시절 주민등록 관계로 걸인들이 연고지를 찾아 떠나고 구걸도 금지되자

땅꾼·막노동꾼 등으로 지내다가 1972년 60여세로 타계했다.

인간의 속성과 욕심. 허위 가식... 인간성 말살의 행동들에게

거지들은 오히려 거지보다 못한 인간들에게 묘한 가르침을 주는 사설을 노래한다.

때로는 인간속에서 인간으로 대접 받으려고 풀어놓은 이야기를 한다.

중간 중간에 넣는 애드리브는 공연자의 재량이지만 그것이 사람을 각성하게 한다.

요즘은 문화제나 지역축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현대판 각설이는 엿장수들이 주류를 이룬다.

밥을 얻어멱는 깡통이 아니고 여러가지 악기를 펼쳐놓고 음담폐설을 늘어 놓으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품바 역으로, 1대 품바 정규수를 비롯하여 정승호, 박동과, 김기창, 최종원, 박해미, 박철민, 문정수 등이 있다.

공연때마다 그때 그때의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풍자를 담아내곤했다.

장사익 / 각설이타령을 내 마음대로 추리고 끊어서 적어본다.

두루루루 하고 돌아왔소 각설이라 흑설이라

통설이를 짊어지고 똘똘돌아 장타령

안경주간 경주장 상복 입은 상주장

일야채는 저 마산장 발딱 뛰어서 노루골 장

명태 옆에는 대구장 서서 본다 서울장 앉어 본다

안성장 에고 대고 대고 곡성장

바삭바삭이 담배전 깔닥깔닥 나목신전 품바하고 잘이한다

아 공자님 같은 우리나리 개살구 같은 우리나리
곱디 고운 우리 나리 나리 나리 개나리 병아리 잡는데 도끼가 대방

홀애비 동네는 홀엄씨가 대방 처녀 동네는 총각이 대방

기는 놈에겐 뛰는 놈을 보내라 어허 품바
잘도 한다. 범 없는 산중엔 여시가 대방 고래 없는 바다에 갈치가 대방

뛰는 놈에겐 나는 놈을 보내라 어허 품바 잘도 한다

들어간다 멸치전에 들어서면 대가리 차지가 내 차지

담배전에 들어서면 찌거러기 담배가 내 차지

이 놈의 각설이 이래도 한푼 두푼 벌어서 기생방에 돈 준다.

이 놈 하면은 내 아들 네 놈 하면은 니 에미.

오뉴월에는 홑바지 가을 바지는겹바지

보리마개는 흰바지 만경창파에 베바지

나랏님 바지는 금바지라 

억자 한장 들고보니 억조창생 먹는 돌이 한복기복 좋을시고

인심 좋은 양반 님네 심청전을 들어봤나 골백번도 들어봤다

맘씨 고운 심청 아씨 삼백석이 몸을 팔아 맹인 애비 눈을 떴소

심술 궂은 뺑덕 에미 용케 죽은뒤 지옥 갔소

복스러운 주인 마님 먹다 남은 찌꺼길랑 없다 말고 보태주오

길로 길로나 가다가 서방이라고 하는 것이 지랄같이도 생겼네

분통 대가리 양푼 낮짝 질래끼 목가지 빈대

대비지 눈에다 송구리개 장구통 배지다가방구산 양전

갈구리 손에다가 갱기발 짖이고도 오래다

안정주간 경주장 상복 입은 상주장 이랴채를 접안산장

펄떡 뛰어서 도리골장 명태 옆에는 대구장 서서본다 서울장

앉어본다 안성장 애고 대고 대고 곡성장 바싹바싹이 담배전

발딱발딱이 나목신전 품바품바가 잘이한다.

니 선생이 누군지 날보다도 잘한다

시전서경을 읽었는지 유식하게도 잘한다
우경자를 읽었는지 원수똥이나 먹었는지 시원 시원히도 잘이한다
눈물똥이나 먹었는지 껄찍껄찍 잘이한다

기름똥이나 먹었는지 미끈미끈이 잘이한다.
 

정규수의 품바타령......타령도 타령이지만 중간 중간 넣은 사설은 정말

즉흥적이면서 시원한 사이다같은 말은 차라리 철학적 던짐이었다.

세상 살면서 한번도 거지같이 구걸해보지 않은  넌넘들 어디 있는가.?

따지고 보면 너나할것 없이 거지의 본성을 타고 난것은 사실일듯 싶다

결론을 이렇게 내면 욕먹을 일인가 ?

[이웃남]

행사장 가다보면 늘 웃음꽃 활짝 피워주지요~
품바..
지금은 거의 비즈니스 수준이지요~

품바에 대한 해박하신 설명에 쉽게 이해가 갑니다.

서마루님 늘 감사합니다.^^

[서마루]

날도 풀리고 규제도 풀리고 축체도 열리면 어디선가 그들은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