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8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목마도서관에서 6월 글두레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날 글두레 모임에 세 분의 신입회원님이 참관해주셨습니다. 김순복님, 남상희님, 그리고 정아님 열린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글두레에서 좋은 인연으로 함께 하길 기대해 봅니다.
6월의 시는 김이경 선생님께서 한 해의 절반을 지나온 6월을 맞이하여 새롭게 마음을 정비하자는 의미로 이순자님의 <신년의 기도>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시를 감상하는 동안 지난 새해의 다짐을 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어떻게 맞아야할지 겸손해지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7월의 책은 마타 맥다월의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이 선정되었습니다.
6월의 책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는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영장류 학자인 <세라 블래퍼 허디>은 찰스 다윈이래 생물학에 널리 퍼져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여성(암컷) 행동을 진화론적으로 새롭게 해석하였으며 또한 협동 번식이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결정적인 차이인 상호 이해의 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 새로운 양육 방식으로 인해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지은이 소개에서 참조]
토론의 앞서: 이 책은 다른 책과 달리 정확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책이라 감정이나 느낌을 가지고 토론을 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 토론주제
1.원시채집수렵사회 이후 현대사회의 돌봄 공유 사례나 구체적인 실천방안, 돌봄 공유의 효율성 등 언급이 있었다면 이 책의 설득력이 더 있지 않았을까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를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은 작가의 부족함일까, 아니면 작가의 의도일까.
ㅡ작가의 의도적이다. 이책은 진화적 기원의 대한 새로운 학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원시채집수렵사회 뿐만 아니라 영장류와 원인류, 유인원에 대한 새로운 가설 검증에 촛점을 맞쳐야 하기때문이다.
2. 작가는 돌봄 공유를 말하기 위해서 수많은 증거와 가설들을 내세웠는데 과연 이러한 가설과 증거 자료를 통해 작가의 처음 질문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견나누기
ㅡ모든 동식물이 다 진화하는데 왜 인간은 인간으로 진화하였는가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등 원인류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 되었으며 가장 번성한 존재가 되었는데 이는 유인원과 달리 호모 사피엔스만 갖고 있는 친사회성에 있다고 봄. 이 친사회성은 이미 호모사피엔스 이전부터 발견되기 시작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호모사피에스가 성공 번식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친사회성은 왜 나오게 된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기.
3. 작가는 원 인류 중 호모사피엔스가 진화적으로 가장 크게 종족번식을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친사회성이라 보고 있는데 친사회성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ㅡ찰슨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은 적자생존(자연선택설)이고 이후에 주장한 이론이 성선택이론이다. 유인원들은 다른 종들과 달리 새끼를 적게 낳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육아의 돌봄 기간이 길며 중요하다. 책에서 나왔던 영아 살해은 자연선택설에서 보면 살아남을 적합도가 떨어지면 죽이는게 이익이므로 이러한 과학적 사실에 도덕적 판단을 개입시키면 안된다. 인간이 여타 동물과 다른 점은 인간이 자연을 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사회나 국가가 아이를 돌 볼 수 있는 여력이 생겨나면서 영아 살해는 범죄가 된다. 작가는 성선택이론의 주장에 대한 반박할 수 있는 수 많은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므로 진화론의 기본 틀(적자생존)에 기반을 두고 새롭게 진화론을 다시 제시하고 있다.
4. 양육의 돌봄은 그중에서도 왜 할머니인가 그것도 친할머니가가 아닌 왜 외할머니인가
ㅡ외할머니 입장에서 보면 내가 낳은 딸이 낳은 내 손주가 확실하다. 가부장 사회에서 아버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와의 양육태도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새끼를 낳는 포유류는 대부분 모계제이다.
—-토론 후기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김이경선생님의 설명으로 이해가 쉬워졌습니다. 뒤죽박죽 되었던 우리의 머릿속을 단박에 정리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독서후기
ㅡㅡ오랫동안 과학은 확실성을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과학책을 거듭 접하면서 기존 사고틀에 의문을 제기하고, 근거를 통해 그 틀을 근본적으로 허물어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우리의 앎과 고정관념은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완고한지! 이 책 역시 그러한 과정을 충분히 담아냈다.
의문은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구분되는 특질에서 시작한다. 유별나게 큰 두뇌와 언어 능력, 그리고 공동의 목표ㆍ의도를 향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능력.
협력하는 능력, 그동안 관련 분야의 학자들은 그런 친사회적 성향이 인간에게만 존재한다고 보았다. 외집단에 대한 적개심과 남성ㆍ여성 짝짓기 경쟁 같은 관점으로 이를 설명해왔고, 큰 뇌와 언어 능력 덕분에 협력 능력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가정했다.
과연 그런가? 저자는 수많은 자료, 사례들과 실험결과 등을 근거로 기존의 가설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읽고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물학적으로 내재해 있으며, 이것이 친사회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는 토대라고. 그렇다면 이 토대는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왜 유독 인간에게만 마음읽기, 공감, 협력을 위한 기반들이 발달되었는가?
저자는 초기 인간의 선조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식, 사고, 질병, 굶주림 속에서 어린 것들을 키워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유별나게 무력하고 천천히 자라는 그들을 키우기 위해 서로에게 얼마나 의존했는지에 촛점을 맞춘다.
다른 유인원들이 어미 독점 육아방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동안, 한 계통의 유인원만이 어린 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물리적ㆍ사회적 환경 아래 놓였다. 대행 부모의 돌봄과 부양이라는.
그에 따라 어린 것들이 맞닥뜨리는 환경도 변화하기 시작했고. 생존을 위해 부모외 다른 도우미들의 마음과 감정을 읽고, 관심을 끌어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능이 뛰어나고 마음 읽기를 발달시킨 개체들이 성공하는 식으로 진화의 바퀴는 구르기 시작했다. 더 긴 유년기와 더 큰 상호주관성을 가진 초기 인간이 등장하면서, 그제야 큰 뇌, 언어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저자는 이렇게 가설을 이끌어가면서 많은 고정관념들을 뒤집는다. 인간만의 특질이라고 했던 것들이 비인간 유인원, 포유류, 조류, 곤충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을 보여준다.
어머니 혼자 육아를 책임지는 애착이론에 집착해 협동 번식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특히 엄마만의 애착은 오히려 마음읽기를 할 필요가 없게 한다고 지적한다.
부거제 생활방식, 가부장제적 관행을 인류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모계사회 역사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오랫동안 대행 돌봄ㆍ부양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양육하는 어머니, 부양하는 아버지 이분법을 당연시 해왔다고 밝힌다.
인간의 독특한 친사회적 본성이 자연선택되는 과정은 특별했고,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돌봄과 부양은 역시나 장대한 전통이었다. 여성들의 폐경후 수명 연장을 재조명한 것은 무엇보다 의미있어 보였다.
공감능력은 나의 육아뿐 아니라 지금까지 삶속에서도 궁금했던 주제였기에, 그 기원을 더듬어 본 시간은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무척 흥미로웠고, 또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유아의 마음읽기, 공감 능력은 유전적 요소에 양육의 영향을 받으므로, 둘 다 결핍된 경우에는 기회가 거의 없겠다 싶기도 했지만, 토론을 통해 템플 그랜든을 만나면서, 그래 끝까지 변화가 가능하구나, 무거움을 내려놓기도 했다.
현대인류의 정서적 모습이 핵가족화 등으로 변화를 겪고 있기에 언젠가 마음읽기, 공감능력이 퇴화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설득력이 있었다. 돌봄 공유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구나, 어머니ㆍ여성들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구나, 가슴에 힘이 모아지기도 했다.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늘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