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넷째 날(2014.6.15.일) - 낙동강하구둑을 만나는 날
파이팅!!! 대망의 자전거국토종주 대장정의 종지부를 낙동강하구둑에서 찍는 날, 아침이 밝았다. 주체할 수 없는 들뜬 마음으로 밀양 수산리를 벗어난다.
- 밀양강을 돌아가다 -
수산대교를 건너서 어제 왔던 길을 찾아 다리를 내려서니 유턴 표시가 되어 다시 돌아가란다. 건너지 않아도 될 일인데 또 헛바퀴를 굴렸다.
낙동강변의 아침 공기가 숙취를 말끔히 씻는다. 낙동강의 강폭이 넓어지고 수변의 생태습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낙동강 수변을 따라 뻗어있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가기도 하고, 제방을 올라 달리기도 한다.
저 멀리 철교가 보이면서 자전거도로는 낙동강 지류인 밀양강을 만나 U자 형태로 돌아간다. 강가에는 배 한척을 띄어놓고 한가로이 루어낚시 하는 정취가 평화롭다. 농가 마을로 내려서 밀양강을 넘는 작은 다리를 건너 고가도로 교각에 자전거를 받쳐놓고 밀양강가에서 잠시 휴식을 즐긴다. 밀양강가에는 ‘밀양강 배스, 루어낚시대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낚시대회 준비를 하는 몇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밀양강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곳을 만나면서 낙동강변의 언덕에 민물고기 붕어, 메기매운탕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좁은 차도를 타고 강변의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달린다.
- 콰이강의 다리를 통과하다 -
격자 형태의 철제빔이 멋들어진 철교를 만난다. ‘콰이강의 다리’로 이름이 붙여진 밀양으로 진입하는 명물 철교이다
진섭선생이 ‘콰이마치’는 곡조를 모르는지 입을 다문다.
차도 옆 산 경사면은 인공조형으로 암벽형태로 만들어 놓아 태문선생을 또 붙잡는다. 지나가는 국토종주 두 사람을 붙들어 놓고 상반신 만 찍는 것으로 10커트 부탁한다.
어촌을 통과하면서 삼랑진교, 낙동대교 밑을 빠져나가 광활한 수변에 끝이 보이지 않는 자전거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나간다.
- 강변 잔도를 타고 -
양산이 가까워진다. 넓은 수변공원 쉼터를 벗어나면서 자전거는 강변에 붙여 만들어 놓은 나무데크의 잔도를 탄다.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낙동강에 퍼진다.
강변 잔도에 펼쳐지는 낙동강의 전경이 한 폭의 명화다. 콰이강의 다리에서 셔터를 눌렀던 국토종주꾼 두 사람이 달려가다 다시 태문선생한테 붙잡힌다.
- 양산 물문화관에서 -
잔도가 끝나는 곳에 양산물문화관이 나타난다.
부산이 멀지 않았다. 이제 낙동강하구둑 한 곳을 남겨두고 양산물문화관 인증센터에서 국토종주인증 스탬프를 누른다.
양산물문화관은 취수시설물로 1층은 낙동강과 물의 역사를 담은 전시장이고, 2층은 전망대로 단장되어 있다. 진섭선생한테 제일 필요한 막걸리 파는 매점이 없다.
1층 전시장 냉장고에서는 무한으로 냉장된 물을 공짜로 제공한다.
데스크의 관리직원 아주머니가 어디서 왔느냐고 하기에 충주탄금대부터 밟았다고 하니까 어르신들이 대단하다고 놀랜 표정을 짓는다.
진섭선생이 자기는 어르신이 아닌데 내가 옆에 있으니까 덤으로 낀 것 같다는 표정이다. 평택 밑에 오산이다. 망상은 해수욕장이다.
2층 전망대에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낙동강의 전경을 훑어보고 아껴두었던 오징어와 맥주를 꺼낸다.
- 카운트다운 -
부산이 가까워지면서 일요일을 맞아 자전거라이딩을 하는 부산시민들이 눈에 띠게 많이 보인다.
금정산이 보이고 부산의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선다.
일제 강점기시대 때 만들어 놓은 구포다리를 지나면서 부산 사상구에 접어든다.
낙동강변 제방 도로에 낙동강하구둑까지 10km 남았음이 표시되며 1km 단위로 카운트다운 표시가 나타난다.
끝이 버겁다. 낙동강하구에서 몰아치는 역풍에 앞을 헤치고 나가는데 힘이 들어간다. 9, 8, 7, 6, 5....
- 낙동강하구둑 코 앞에서 -
낙동강 하구둑 앞에 섰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실개울이 흘러 돌고 돌아 넓은 낙동강 하구를 이루며 바다와의 만남을 보면서 우리의 장정도 끝을 맺는다.
부산갈매기는 보이는 데 낙동강오리는 보이지 않는다. 낙동강오리알도 보이지 않는다.
포토포인트에서 하구둑 시설물을 배경으로 원 없이 눌러댄다.
- 종착점을 찍었다 -
낙동강하구둑 교량을 타고 자전거국토종주인증 마지막 스탬프를 하기 위해 을숙도로 들어선다.
시간은 오후 1시를 갓 넘어서고 있다.
을숙도공원에 들어와 낙동강하구둑인증센터 부스에서 최종 스탬프를 한다. 이로써 인천의 아라서해갑문부터 부산의 낙동강하구둑까지 633km의 대장정을 마감하며 벅찬 감동과 희열을 맛본다.
‘국토종주 4대강 자전거노선 낙동강자전거길 2012. 4. 22 개통 대통령 이명박’ 표시석 앞에서 한껏 폼도 잡고, ‘4대강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 기점(하구둑)’ 표시석 앞에서 용을 쓰며 자전거를 거꾸로 치켜들고 기념촬영을 한다.
공원을 돌아보고 있으니 사이클 두 청년이 나타난다. 한 두 살 선배인 홀쭉이 청년은 이곳에서 마치고, 뚱뚱이 청년은 내쳐서 영산강종주까지 마치고 올라간다고 한다. 젊음이 부럽다.
초등학생을 극한체험 시키는 빼빼아버지는 이미 도장을 찍고 을숙도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독종이다.
을숙도를 떠나는 게 못내 아쉬워 한동안 자리에 머물다가 을숙도문화관에 들어가 인증확인 데스크에서 직원으로부터 인증수첩 최종 점검을 받고 확인서에 기록 서명한다.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의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서와 메달은 택배로 부쳐주겠다고 한다.
버킷리스트에서 또 하나를 지운다.
- 부산자갈치 시장에서 -
자전거국토종주의 최종 목표는 어쩌면 부산자갈치시장의 산꼼장어 맛을 보겠다는 유혹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낙동강하구둑 옆 하단역으로 가서 전철에 자전거를 싣는다.
자갈치시장역에 내리니 사람들로 북적거려 자전거로 비집고 나가기가 눈치가 보인다. 1.4후퇴 때 국제시장 난리를 보는 것 같다.
자갈치시장 포장마차가 길게 늘어선 곳의 서울집에 들어가 산꼼장어구이를 주문한다. 어영부영 시간을 흘리다보니 어느덧 오후 3시를 넘어 시장기가 진동한다.
산꼼장어 중짜가 일금 5만원이다. 역시 산지가 더 비싸다는 것을 확인한다. 묵동에서는 죽은꼼장어 1인분에 7천이면 죽여준다. 맛도 그저 그렇다. 꼼장어보다 양파가 더 많다. 직화구이도 숯불화덕 위에 불판에 은박지를 깔고 볶아서 내놓는다.
- 귀경전쟁 -
태문선생이 한손에는 꼼장어를 들고,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열심히 인터넷으로 서울행 고속버스표 예매를 검색하지만 좌석 찾기가 어려운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요일 오후라 귀경버스가 매진 상태다. 5시 25분발 1명의 좌석을 겨우 확보하여 내일 출근해야 하는 태문선생이 젓가락을 팽개치고 전철역으로 달려간다. 전철 안에서도 달려야 할 만큼 서울행 고속버스 출발시간에 대기가 빠듯한 시간이다.
곧바로 뒷자리를 정리하고 될 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자갈치역으로 가서 전철 종점인 노포역행에 오른다. 근 50분이나 걸려 노포역에 내리니 고속버스에 막 오르려는 태문선생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올려 태워 보낸다.
매표소에 가서 확인하니 다행히도 남아있는 6시에 출발하는 좌석 2개를 어렵게 구한다.
30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캔맥주를 따며 여유롭게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린다.
달리는 고속버스에서 내려다보니 우리 일행이 달려왔던 낙동강변의 자전거도로를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저 길을 달려왔단 말인가!
- 서울 안착, 마무리를 위하여 -
저녁노을은 지고 네온사인이 어지러운 서울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를 조금 넘어선다. 이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고향도착 기념 뒤풀이를 위하여 태문선생한테 위치를 확인하니 사가정역을 통과한다며 중계동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고사한다. 그럴 줄 알았다.
원안대로 먹골역에서 한잔 꺽으려고 하니까 진섭선생도 슬슬 꽁무니를 빼려고 한다. 차선책으로 진섭선생 집이 가까운 도봉산역에서 마무리를 하자고 수정 제안하니까 한동안 말없이 망설이다가 절충하여 먹골역과 도봉산역의 딱 중간지점인 노원역에서 마무리하기로 합의한다.
11시 반이 조금 안된 시간에 노원역 황소모듬곱창 야외테이블에 불판을 올려놓고 곱창을 굴린다.
달리는 인생이다. 자리를 옮겨 편의점 앞에서 페트맥주 뚜껑을 또 돌린다.
- 집으로 -
취객 인적도 드물어져 가는 시간에 일어서 안장에 올라탄다.
별이 빛나는 밤에 중랑천 종주는 이어진다.
새벽 3시가 다 되서 집에 문을 여니 집사람과 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조금 있으면 이닦고 세수할 시간이니까 그냥 쓰러진다.
이제 또 하나 해야 할 일은 4대강 종주에서 한강, 낙동강 종주는 마쳤으니까 남아있는 금강과 영산강 종주가 기다린다.
4대강 종주를 위하여!
『주행리포트』
● 주행구간 : 밀양 하남읍 수산리 ~ 양산물문화관 ~ 낙동강하구둑
● 주행거리 : 72.92km
● 주행시간 : 5시간 45분(휴식시간 포함)
- 구간별 주행기록 -
○ 밀양 수산리 ~ 양산물문화관(인증센터)
- 주행거리 44.16km, 주행시간 3시간 5분
○ 양산물문화관(인증센터) ~ 낙동강하구둑(인증센터)
- 주행거리 28.76km, 주행시간 2시간 40분
- 주행 스케치 -
아침은 갈비탕으로 하고 밀양 수산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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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을 건너 밀양으로 들어가는 ‘콰이강의 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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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면을 암벽형태로 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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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에서도 팝송은 끊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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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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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옆 삼랑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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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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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붙여놓은 나무데크의 자전거도로, <!--[if !supportEmptyParas]--> 양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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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물문화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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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수산리에서 달려 온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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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진입, 구포다리 옛모습이 구포역 앞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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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보았다. 낙동강하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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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했다. 이제 더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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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달려 온 총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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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갈치시장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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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자갈치시장의 산꼼장어는 죽어서 양파와 이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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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문선생은 고속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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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속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전철에 자전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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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에 막 올라타려는 태문선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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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에 도착해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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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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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 지난 후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에서 택배로 날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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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슨 국가대표선수들 전지훈련하는것 같아..
이번에 중국가서 남들은 중국음식을 다 잘먹는데 김태문씨만 유독 못먹어 안따까웠소. 김태문선생은 의리가 있고 분위기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디다. 비위가 약한것치고 체력도 건장하고.. 집사람도 양순하고.. 굿입니다.
종주하시냐고 고생하시였습니다 축화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