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회사로 가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길래, 기상대 일기 예보가 틀리는가 싶더니, 곧 비는 멈추고, 하루 왼종일 맑고 무덥기 짝이 없는 하루가 된 성 싶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습기가 너무 높은 것이 흠(?)이라고나 할까.
끈적끈적 땀이 몸에 달라 붙어 에어컨이나 냉방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 갈 때는 여간 견디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 되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루 종일 차 안에서 냉방을 가동시켰다가, 껏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외부 활동하는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위를 덜 느끼며 지내는 형편인 셈.
오늘도 12시간의 근무 시간을 다 채우고 오후 4시에 정식으로 정산을 먼저 하고, 세차를 한 다음 귀가할 수 있어서 퍽이나 다행이었던 것이다.
오늘 나의 행보는 다음과 같았다.
1. 동소문동, 성북동 입구-성북동 안 동네.
2. 이화동-광장시장
3. 신평화시장-이태원 해밀턴호텔
* 한국어도 유창하게 곧잘 하던 싱가포르인 부부가 탑승.
4. 신평화시장-창신동 쌍용아파트
5. 쌍용아파트-청평화시장 옆 경찰기동대 앞
6. 신평화시장-홍은동 유원하나아파트
7. 혜화동-청계천 5가 방산종합시장
8. 삼선교 한성대입구역-성북우체국
9. 정릉 을지운수 앞-길음역 5번 출구 앞
10. 길음역 3번 출구 앞-군자교
11. 중곡동-장평교 넘어 장안사거리
12. 장안사거리-장한평역
13. 장안동-능동 삼성전자 AS 서비스센터
14. 고아진구청 앞-한남동
15. 한남동-서부지방 법원
16. 남영역-고속버스터미날(경부선)
17. 고속버스터미날-압구정동 함흥냉면집 앞
18. 신사동 가로수길-논현역
19. 강남역-신논현역
20. 역삼역-역삼동 일동제약 사거리
21. 양재역-뱅뱅사거리
22. 우성아파트 사거리-삼성동 강남면허시험장
23. 삼성역-청담유성형외과
24.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한강진역 앞
25. 놋ㄱ사펴역-해방촌
26. 종로6가 동대문종합시장 앞-청량리시장
27. 종암동-성신여대 정문 앞 먹자 골목
오늘 만큼은 근무 교대 시간인 오후 4시를 넘기지 말자 라고 크게 결심한 이후 가스충전소가 있는 종암동 까지 잘 올라 왔었는데, 어느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 느닷없이 젊은이 두 명이 차문을 열고 탑승하길래 잠시 망설이다가 얼른 다녀 와야겠다 싶어 태우긴 태웠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되돌아 와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에 쏜살같이 달려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 내려 주었더니, 그야말로 "엄지 척"! 하며 고려대생이라고 밝히는 두 젊은이가 이구동성으로 "베스트 드라이버이십니다."라고 격찬성(?) 발언 한 마디씩.
간신히 4시경 귀사하였지만 세차 줄이 밀려 정산 부터 먼저 하고, 나중에 세차.
홀가분하게 퇴근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지난 2주 동안 중국에 어학연수 다녀 온 L 씨 등 한문반 J 교수 등과 만나 초복땜을 하기로 되어 있어 부리나케 샤워를 하고 시내로 진출.
장어를 주안주 삼아 그가 중국에서 가지고 온 백주(白酒)를 마시며 긴 담소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것이다.
그의 중국 견문기도 들어 가면서.
그리고 당구 한 게임.
푸근한 만남, 따뜻한 우애(友愛), 참으로 감사할 일.
그들은 금주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 동안 P 이사의 고향인 강원도로 바다 낚시 겸 하계 휴가를 떠난다고 하지만, 선뜻 따라 나서지 못하는 나의 형편이 조금은 얄궂기만 하였던 지 모를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도 내년쯤에는 저런 상황에 동참할 수가 있겠지 기대를 걸며 그들에게 잘 다녀 오라고 인사를 하고, 밤 9시경 헤어져 귀가하였던 것이다.
한편 규화는 조명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내일 오디션에 참여하는 등 이 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은 모양이어서 단체 카톡방을 통해 격려성 메시지를 남겼다.
연극 영화배우인 아들 규화 예로니모(예명 성도현)에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이 충만히, 그리고 듬뿍 내려지기를 간절히 빌며 전도가 양양하기를 절실히 기도 바친다.
너무 피곤하다.
어서 취침을 해야 한다.
오늘 하루도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