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연염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인식되어 왔던 천연염료의 안정화 및 염색의 재현성 확립이 천연염료 산업의 선결과제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소수의 염색공예가를 중심으로 구전 또는 전승되어 오던 거북꼬리를 이용한 염색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검증하여 천연염색 자원으로서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실험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로부터 자연색을 일상생활에 활용하기 위하여 식물, 동물, 광물 등에서 천연색소를 추출하여 염색에 사용해 왔다. 1856년 W. H Perkin이 azine계의 합성염료인 Mauve를 발견하기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천연염료가 이용되어 왔다. 천연염료는 식품이나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많으며 합성염료가 갖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색상을 발현하며 인체에 해가 없고, 환경오염의 문제가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과 고품격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천연염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건강 지향적이고 편안하고 은은한 자연색감을 연출할 수 있는 개성적인 제품, 친환경적이면서 항균, 방취 등과 같은 기능성이 부여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천연염색은 합성염색보다 색상 유지가 어렵고 다양한 색감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며 염색과정 및 보관의 어려움, 재현성 부족, 낮은 염착량과 견뢰도 등의 문제로 인하여 산업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최근들어 그 동안 천연염색에 관한 기술이 과학적 검증 없이 경험에 의해 전수되어 왔기 때문에 천연염색의 과학화 및 산업화가 시급한 문제이며 천연염료의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염색시의 재현성을 확립하는 것이 산업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는 개념이 크게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미이용 임산염료 수종이나 산야초를 이용한 천연염료 소재의 개발 및 다변화를 목적으로, 소수의 염색공예가를 중심으로 구전 또는 전승되어 오던 거북꼬리를 이용한 염색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검증하여 천연염색 자원으로서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실험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거북꼬리(Boehmeria tricuspis Makino)는 쐐기풀목(Urtieales) 쐐기풀과
(Urticaceae)의 여러해살이풀로서 계곡의 숲 가장자리나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자라며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의 높이는 1 m에 달하며 잎자루와 더불어 붉은색을 띤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나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지며 가운데의 갈라진 조각은 길이 2∼5cm로 거북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좀깨잎나무(Boehmeria spicata Thunb.)와 비슷하게 보이나 거북꼬리는 줄기나 잎이 훨씬 더 큰 편이며 녹색에 약간 붉은빛을 띠는 반면, 좀깨잎나무는 잎자루나 줄기가 훨씬 더 붉은 색깔을 띠며 관목으로 분류된다.
예로부터 거북꼬리의 줄기는 섬유용으로, 어린잎은 식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거북꼬리를 이용한 염색기법의 과학적인 연구 및 문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거북꼬리 뿌리에서 추출한 리그난 및 플라본 화합물을 단리하여 보고한 것이 전부이다.
시료 채취
공시재료는 경상남도 진주시 남부산림연구소 월아시험림에서 자생하는 거북꼬리를 2005년 5월부터 9월까지 시기별로 채취한 생잎과 건조잎 및 2004년도 건조잎을 시료로 사용하였고 피염재료는 비단(경사, 위사 21중3합 CDC)을 사용하였다.
염색액 추출 및 염색처리
월별로 채취한 거북꼬리의 생잎과 건조잎을 함수율을 보정하여 40g/ℓ의 농도가 되도록 물 15ℓ에 시료 600g을 액상추출기에 넣은 다음 100℃ 상압에서 3시간 동안 염색액을 추출하여 추출함량을 측정하고 pH측정기를 사용하여 pH를 5, 6, 7, 8, 9, 10, 11 범위로 조절한 각각의 염색액으로 항온수조에서 80℃로 40분 동안 염색하였다. 염색된 피염재료는 색차계를 이용하여 염착량(K/S) 및 색상(Munsell)값을 측정하여 시기별 pH 조건에 따른 염색특성을 구명하였다.
염색성분 검정 (Gas Chromatography 분석 시험)
거북꼬리 추출액의 각 시기별 염색성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하여 염색 전·후 염액을 분획깔때기 상에서 핵산으로 처리하고 다시 에틸아세테이트로 처리하여 농축시킨 후 메탄올에 용해하여 분석시료를 조제하고, 조제한 분석시료를 질소유입식 시험관(EYELA dry thermo bath MG-2100)에서 완전히 농축을 시킨 다음 pyridine과 BSTFA(N, O-bis (trimethylsiyl) trifluoroacetamide)를 첨가하여 70℃에서 2시간 반응을 시켜 분석시료로 사용하였다.
거북꼬리 채취시기별 물성
거북꼬리의 채취시기별 추출 염액의 물성을 측정한 결과 pH는 시기별로 일정한 경향을 보이지 않으며 중성으로 나타났다. 추출함량은 시기별로 일정한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고 생잎이 건조잎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5월의 생잎과 건조잎, 2004년 건조잎의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표 1).
거북꼬리 채취시기별 염착량 및 색상
채취시기에 따른 염착량은 전체적으로 pH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생잎이 건조잎 보다 높게 나타났다. 색상의 경우 0 이하는 R(Red)계열, 0 이상은 YR(Yellow Red)계열, 10 이상은 Y(Yellow)계열의 색상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전체적으로 YR계열과 R계열을 나타내었으며 pH에 따라서 색상의 변화를 나타내었다. 거북꼬리 생잎의 시기별 염착량 및 색상의 변화(그림 1)를 보면 염착량의 경우 pH5~8까지 모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pH8 이상의 알칼리 조건으로 갈수록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시기별 염착량은 7, 8, 9월이 5, 6월보다 pH5~8 범위에서 약간 높게 나타났고 pH8 이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7월과 8월에 채취한 시료의 염착량이 pH8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색상은 시기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pH6~10에서는 R계열의 색상을 나타내고 pH5, 11은 YR계열의 색상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생잎은 중성조건일수록 R계열의 색상을 나타냄을 알 수 있었으며 특히, 6월에 채취한 시료가 pH8에서 가장 진한 R계열을 나타내었다(그림 1).
거북꼬리 건조잎의 시기별 염착량 및 색상의 변화(그림 2)를 보면 염착량은 생잎과 마찬가지로 pH5~8까지는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으나 pH8 이후로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시기별로는 2004년도 건조잎이 높게 나타났으며 5월과 8월에 채취한 시료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H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pH5에서 가장 높은 염착량을 나타내었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YR계열의 색상을 나타냈으며 중성 조건일수록 R계열로, 알칼리 조건으로 갈수록 Y계열의 색상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pH5~7까지는 R계열, pH8 이후로는 Y계열의 색상으로 변화하였다. 시기별 색상은 9월에 채취한 시료의 색상이 pH7에서 R계열, 7월에 채취한 시료의 색상이 Y계열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거북꼬리 채취시기별 염색성분의 변화
생잎 및 건조잎의 채취시기별 염색성분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하여 GC(가스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5, 6, 7, 8, 9월의 염색액에 대한 염색 전과 염색 후의 성분변화를 분석하였다. 생잎의 염색전 추출액의 GC 분석결과(그림 3) 전체적으로는 시기별 피크의 변화가 없으며 retention time 78분과 79분에서 두 개의 강한 피크가 나타났고 30분 부근의 피크가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잎의 염색 후 추출액 성분(그림 4)은 전체적으로 염색 전보다 피크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알 수 있고 특히, retention time 78, 79분의 피크가 크게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피크에 해당되는 성분이 거북꼬리 생잎의 염색에 관여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건조잎의 경우 염색 전·후 추출액 분석 결과(그림 5, 6) 생잎과 마찬가지로 시기별 피크의 변화는 뚜렷하지 않으나 생잎과 비교해 보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생잎의 retention time 78, 79분의 강한 피크가 건조잎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생잎에서 보이지 않았던 42분과 43분에서 두 개의 피크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피크의 차이는 생잎과 건조잎의 R계열 및 YR계열의 색상에 관여하는 성분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즉, 생잎의 retention time 78, 79분의 피크와 30분 부근에서 점차 줄어드는 피크는 주로 R계열의 색상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생각되며 건조잎에서 retention time 42, 43분의 피크와 78, 79분에서 피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주로 YR계열의 색상을 발현하는데 관여하는 물질로 생각된다.
결론
붉은색 색상을 발현하는 거북꼬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수집할 수 있는 소재이며 견뢰도가 좋아 최근 염색공예가들에게 인기 있는 염색재료이다. 특히, pH 조건에 따라 색상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시기별로 채취하여 pH 조건별 염착량 및 색상의 변화에 대하여 조사하였으며 기기분석을 이용한 염색성분의 변화에 대하여 측정하였다.
거북꼬리의 채취시기별 물성시험 결과 생잎, 건조잎 모두 pH7을 전·후한 중성으로 나타났으며 추출함량은 생잎이 건조잎보다 높고 특히, 5월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착량은 pH5~8 범위에서 높게 나타나고 pH9 이상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생잎은 7·8월 채취에서 염착량이 높게 나타났으며 건조잎은 시기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생잎의 색상은 pH6~10 범위에서 R계열 색상이, pH5·11은 YR계열의 색상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나타났다. 건조잎 색상은 모두 YR계열의 색상을 나타내었다.
시기별 염색성분에 대한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생잎에서 Rt 30분의 피크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retention time 80분 부근의 피크가 생잎에만 강하게 나타나고, 염색 후에 피크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으로 보아 R계열의 색상을 나타내는 성분으로 추정되며 retention time 42분, 43분의 피크가 건조잎에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YR계열의 색상을 나타내는 성분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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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퍼감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