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의 현상을 놓고 제가끔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는 시대인 것 같다. 혼돈의 세상, 카오스한 세상 맞고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요즘 글로벌하게 잘 나가는 한류나 한국 기업을 위시한 다양한 인프라들이다. 한류나 한국 인프라 등은 언제까지 약진할까? 한번도 엔터계 주도권을 내준 적 없는 미국의 연예산업처럼 한류나 한국적 인프라가 앞으로도 더 득세를 할 수 있을까?
당장 삼성만 해도 그렇다. 일본에서 반도체를 배워 와 2017년 정점을 찍을 때만 해도 우리는 삼성과 한국이란 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컸다. 반도체로 이렇게 우리가 잘 나가 본 적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현재 삼성은 반도체 1, 2위를 하던 그때의 삼성이 아니다. 현재는 2위의 자리를 내준 지도 오래다. 현재 다양한 경제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관련한 유수의 기업 엔비디아, 인텔, AMD, TSMC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뿐 최고의 자리는 이미 내려왔다. 이미 최고가 아니라는 다양한 지표를 듣고 보아왔다. 삼성이 위기고 삼성이 위기면 한국도 위기다. 도약을 위한 움츠림인지 아니면 미끄럼틀을 탄 건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안다. 삼성과 우리는 과거의 단물을 빨아먹고 있을까 아니면 현재진행 중인 단물을 빨아먹는 걸까?
반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을 우려한다.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여론도 있지만 난 여전히 의뭉이다.
단적으로 두 가지 항을 짤막하게 소개한다.
한류나 한국의 삼성, 현대 같은 소위 글로벌 소리 듣는 기업들로 인해 한국은 21세기 중후반에도 쭉 탄탄대로지만 일본은 현상 유지나 평타는 고사하고 <새로운> 잃어버린 30년이 도래할 것이라는 언론의 전망도 있다.
요즘 특히 눈에 띄는 한 명, 지금도 이런저런 미디어에 불려다니며 일본의 미래가 없다고 사정없이 <까>는 교수,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10년 수학하며 국제정치학 박사를 한 이명찬 교수다.
반대급부엔 일본이 새롭게 약진을 하고 있다고 반언하는, 일본에서 수학한 적 없는 토종 한국 애널리스트 서병수가 있다. 그 방증의 하나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과거 30년 전의 주가로 회귀한 일본의 니케이 지수라는 것이다. 그는 돈이 있다면 앞으로 일본 주식을 사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의 대기업들에선 (거국적이진 않아도 히타치 같은 굴지의 대기업 등은) 한국의 IMF 때처럼 기업들의 체질 개선이 있었던 바 괄목할 만한 효율이 있었고 그것이 주가로 반영되었다는 전언이다.
서병수 애널이 말하는 니케이 지수는 이미 16년 전에 반등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16년 간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했다. 혹여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 간의 딜이었다면 잠시의 반등은 일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16년 동안 꾸준히 주식이 우상향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명찬 교수가 말하는 니케이 지수의 강세는 다르다. 주된 회복의 원인은 일본은행과 연기금 등이 일본 주식의 12퍼센트를 관장하고 있어서라 한다. 다시 말해 일본 정부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는 뜻.
자연스레 대기업은 엄청난 흑자를 불러왔으나 반대로 중소기업은 씨가 말랐다. 30여 년 만의 주식의 활황과 엔저로 대기업들의 엄청난 유보금을 확보하게 되었으나 그것이 스필오버 이펙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명찬 교수는 일본 경제가 회복하기 힘든 지점이 여기에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고.
니케이 지수가 회복한 건 두 가지 요인이 다 포함된다는 것이 내 생각. 그러나 과연 일본의 니케이 지수가 일본 경제 회복의 뚜렷한 요인일지 아니면 촉매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엔화가 준기축통화의 지위라지만 요즘 엔화는 루블, 페소, 튀르키예 리라와 같은 레벨이라 평가한 일본 경제 전문가도 있을 정도로 일본의 경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전 일본 중앙은행 총재 후지마키 다케시 왈 "역설적이게도 일본 경제는 경기가 살아나거나 (조금의)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끝장나는 구조인데 드디어 그때가 오고 있는 건지 모른다."고 했다.
역시나 후지마키씨 왈 "일본 경제의 부활은 일본 엔화가 휴지 조각이 된 후에나 찾아올 것"이라 했는바 시장경제를 역행하고 교란한 덕에 일본 경제는 엘리뇨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관료주의 사회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보호막 치고 소거하고 날조하고 (돈을) 찍어낸 귀결이다.
시장경제를 역행하면 파산은 막을지라도 부흥은 요원하다. 요즘의 중국과 일본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