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나는 낚시꾼인데
낚시의 백미는 얼음낚시입니다.
평소 들어가 볼 수 없는 저수지 한가운데에서
월척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그 풍경은 그야말로 천계가 따로 없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퇴직을 하고
파로호나 소양호 같은 경치 좋은 곳에 별장을 짓고
호수에 낚시 대를 드리우는 꿈.
그러나 땅도 사야하고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뒤로 미루고
꿩 대신 닭이라고 주말 농장 한 켠에 웅덩이를 파고
붕어를 잡아다 넣은 후
농막에 누워 발가락에 낚시 줄을 메달아 놓고 낮잠을 자다가
줄이 까닥거리면 땡기는 꿈.
그런데 요즘 뭐가 그리 바쁜지 낚시터인 남한강이 지천인데
요즘 낚시 한번 못 가고
새로 사 놓은 천비 얼음끌이 울고 있습니다.
술붕어 한 때 낚시에 미쳐 주말마다 집을 비우자
마나님이 더 이상 낚시를 다니면 집을 나가겠다고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서슬 퍼런 경고에 차마 낚시를 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밤에 욕실에 물을 채워놓고 붕어를 넣은 다음
파리채에 낚시 줄을 매고 캐미(야광 찌)를 꺾었습니다.
낚시터가 저수지에서 욕조로 바뀐 셈입니다.
한 밤중 화장실 문을 연 마나님이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웬 시커먼 귀신이 변기통에 앉아 욕조에 떠 있는
푸른 불빛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피래미낚시 해봐서
손맛 알아요
서너마리 동시에 물면
손목이 후두둑~~
그맛에 여러번 갔습니다ㅎ
ㅎㅎ
맞습니다
도깨비 낚시 채비라고 하는데
나름 재미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ㅎㅎㅎㅎㅎ
저희집 태공님도
요즘 얼음이 안 얼어서
못가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ㅎㅎ
강태공 이시군요
지구 온난화로 갈수록 얼음 낚시가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