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제우스와 에우로파 공주가 낳은 아들이 미노아 왕이다. <에우로파>에서 <유럽>의 어원이 탄생했다. 유럽인들의 정체성은 바로 이곳 그리스의 크레타에서 시작된 것이다. 제우스 신화가 상징하는 역사적 사실을 추측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이 된다. 페니키아의 문명이 크레타섬에 페니키아 문자를 전달한 것이다. 크레타섬에 정착한 페니키아 문자는 기원전 8세기 경에 그리스 본토로 넘어가서 그리스 문자로 정착되었다. 바로 이 시기에 호머가 태어나서 그리스 문자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것이다. 역사적 관점으로 해석하면 나일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이어받은 페니키아의 문명이 크레타섬의 미노아 문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노아 문명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기원전 1,600년까지의 청동기 문명을 꽃 피웠다.
크레타섬은 인류 주요 문명의 교차로에 위치해 있다. 크레타섬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잇는 거점이 되면서 찬란한 미케네 문명을 발전시켰다.
기원전 1500년경에는 유럽에서 도리아인이 침략하면서 미케네 문명은 몰락하게 된다. 백성들은 섬을 떠나 그리스 반도 곳곳으로 흩어져서 살게 된다. 이처럼 그리스는 신화적, 종교적 그리고 역사적으로 오늘날 유럽 문명의 조상인 셈이다. 서구 유럽이 르네상스의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그리스를 주목하게 된 이유이다. 1827년에 영국, 프랑스,러시아가 연합해서 오스만 튀르크를 물리치면서 그리스는 마침내 국가를 수립하게 된다. 그리스는 1832년에 바이에른의 제후 오톤을 국왕으로 모시고 왕국 건국을 선포한다.
크레카섬의 항구에 내려서 Temetian 성채와 구시가지를 둘러본다. 길에서는 아이와 노인이 관광객을 상대로 구걸과 호객 행위를 한다. 길에 깔린 하얀 대리석이 과거에 부유했던 시절을 짐작하게 한다.
오후에는 크루즈가 산토리니섬으로 향한다. 이번 그리스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다. 산토리니섬은 기원전 17세기경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둥근 모양의 칼데라호이다. 산토리니섬의 수도는 피라 마을이다. 이곳도 밧모섬에서처럼 크루즈는 바다에 머물고, 작은 배로 갈아타고 산토리니섬에 들어선다. 크루즈선은 투어 tour를 신청한 사람을 먼저 배에서 내리게 한다. 크루즈선의 주된 수입원은 승객들이 신청하는 투어 상품일 것이다. 관광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거나 개인적인 관광에 자신이 없다면 투어 상품을 사는 것이 상책이다. 산토리니 섬에는 두 곳의 배 정박지가 있다.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은 Athinios port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이아마을을 관광한다. 버스 투어 상품은 개인당 90유로다. 반면에 투어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은 FIRA old port에 내려서 케이블카를 탄다. 편도 6유로를 내면 케이블카를 타고 3분 만에 절벽 위의 마을에 도착한다. 화씨 80도에 이르는 날씨에 6백여 계단을 걸어서 오르거나 10유로를 지불하고 당나귀를 타고 오르는 건 위험하고 고생이다. 반나절의 관광이라면 피라 마을이 적당하고, 하루 이상 숙박이 가능한 일정이라면 이아 마을에 머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아 마을의 호텔은 하루 숙박비가 6백50불이 넘는다. 이아 마을의 에어비앤비도 하루 숙박비가 6백 불 정도이다. 경비를 절약하려면 피라 마을에 숙소를 정하고 이아 마을 관광은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피라 마을에서 이아 마을까지는 택시로 30분 거리다. 이아 마을에서는 노을을 감상하고 해변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은퇴하고 나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했다.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좋아하는 순간을 만들고, 기억을 기록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만의 여행 비결을 찾아냈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 여행할 때, 나는 세 번을 여행하는 비결 말이다. 첫째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하고 기록한다. 둘째, 여행지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추가한다. 셋째,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여행 일지를 완성하고 사진을 정리해서 소셜미디어 SNS에 보관한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미래를 꿈꾸고 현재를 즐기며 추억을 보관한다. 추억을 보관하는 비법은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은 기억보다 선명하다. 3 M을 잊지말자. (You can Make, Moment, Memorable). 우리에게는 매주 월요일((Monday)부터 일요일(Sunday)까지 일곱 날이 주어진다. 하지만 나중(Someday)은 없다(No where). 지금 여기에서(Now here) 시작하자.
심갑섭 시인 (서북미문인협회이사장)
제3회 『뿌리문학』 신인상 시부문 당선.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시 대상 수상. 현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뿌리문학 동인 현재 미국 와싱턴주 뉴캐슬시에 거주 저서 『시인의 팡세』 『하나님의 눈물』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