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으로 점심을 먹고 화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진주역까지 가서 미리 보아둔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대어 놓고 역사 안까지 걸어가는 동안 화가는 너무 먼 곳에 주차를 한 것이 아닌가, 유료주차장에 대어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게 얘기한다. 웃었다. 처음 타보는 SRT는 버스보다 흔들림이 없어서 좋다. 옆 사람과 팔걸이를 공유해야 하지만 화가와 나란히 앉았으니 그도 괜찮다. 수서역에 내리니 똘똘이가 마중을 나와 있다. 편한하게 차를 타고 똘똘이네에 가니 알콩이 달콩이가 팔짝팔짝 뛰며 환영한다. 설날의 시작이다. 목요일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 사우나 목욕탕에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토요일까지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기 때문인데 그 또한 좋은 일이다. 도시에 갔으니 도시형으로 살아야 한다. 사부인이 점심 전에 왔다.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서 화가와 둘이서만 먹었다. 사부인은 늦은 아침을 먹어서 생각이 없단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화가와 걸어서 마트를 다녀왔다. 사부인이 동태전 재료가 필요하다고 하고 화가가 알콩이 달콩이가 먹을 과일을 사야 한단다. 사과와 밀감을 한 상자씩 사고 설향 딸기까지 샀다. 사부인이 만들어준 지짐 재료로 빈대떡부터 부쳤다. 빈대떡 오징어전 동태전 고추전 버섯전까지는 화가의 조언에 힘입어 작가가 부치고 파전은 사부인이 직접 부쳤다. 반죽을 먼저 철판에 부어 넓게 만들고 파를 얹고 그 위에 오징어를 얹은 뒤에 다시 반죽을 입혀서 파전을 만든다. 신기하다. 사돈어른이 어린이집에서 알콩이 달콩이를 데려오고 똘똘이와 이쁜 아이가 퇴근하여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설 음식으로 사돈 부부와 함께 대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맛나게 먹었다. 금요일은 하루 종일 알콩이 달콩이와 놀았다. 알콩이 달콩이가 스케치북에 설 인사를 써서 가지고 온다. 이쁜 아이가 점선으로 글쓰기를 지도해서 만든 것이다. 달콩이가 먼저 스케치북에 쓴 자신의 글을 읽어주고 알콩이가 그 다음으로 글을 쓰고 읽었다. 작은 이벤트에 화가와 함께 감동받았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례대로 안아주었다. 점심 식사를 기름진 음식으로 맛나게 먹어서 저녁으로는 멍게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이쁜 아이는 멍게비빔밥을 초장이 아닌 간장으로 먹는다. 멍게의 향을 그대로 음미한단다. 매일 밤 알콩이 달콩이가 작가와 함께 자겠다고 양쪽으로 한참을 누워있었다. 이쁜 아이와 똘똘이가 자러 가자고 몇 번이나 재촉을 하여 겨우 데려갔는데 금요일 저녁에는 달콩이가 작가 곁에서 잠이 들었다. 달콩이와 함께 잠을 자면 작가가 제대로 못 잔다고 똘똘이가 잠자는 달콩이를 안고 갔다. 토요일~ 설날이다. 알콩이 달콩이가 한복을 입고 똘똘이와 이쁜 아이까지 나란히 세배를 했다. 네 사람 모두에게 세뱃돈을 건넸더니 알콩이는 세뱃돈으로 장난감을 사야 한단다. 달콩이는 세뱃돈으로 받은 봉투를 거실 바닥에 둔다. 돈으로 무엇을 산다는 것은 알지만 보관해 두는 법은 모르는 모양이다. 이쁜 아이가 화가와 작가에게 금일봉을 주어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거금이 들었다. 이쁜아이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더니 똘똘이가 물가도 올랐으니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하더란다. 사돈 부부와 함께 설 떡국을 함께 먹었다. 알콩이 달콩이는 사부인과 함께 집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이쁜 아이와 사돈어른은 미리 우리 짐을 가지고 아파트 아래로 내려와서 차에 실어 주었다. 두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똘똘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기차역으로 출발~ 똘똘이가 수서역에서 호두과자 두 봉지를 사 왔다. 차 안에서 먹으란다. 열차 안으로 따라 들어온 똘똘이가 젊은 청년에게 좌석을 바꾸어 주도록 양해를 구했다. 명절이라 나란히 가는 좌석을 예약하지 못해서 서로 떨어져 앉아야 했는데 젊은이가 흔쾌히 응해주는 바람에 화가와 나란히 앉았다. 진주역에 도착한 뒤에 주차장에 가서 차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상무~ 차에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이 되었더라 했다. 주차비 3만 2천 원을 벌었다. 웃는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에 서울 오빠의 전화를 받았다. 화가에게 온 오빠의 전화를 대신 받아서 스피커 기능으로 통화를 한다. 명절에 아들네가 오빠 집으로 와서 함께 윷놀이하고 놀다가 곧바로 보내버렸단다. 요즘은 며느리가 다니러 오면 시어머니가 고되기 때문에 빨리 처갓집으로 가라고 보내고 나서 올케와 뒷산을 오르는 중이란다. 웃는다. 집으로 돌아와서 닭장에서 알을 내어오고 생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깨끗한 달걀은 부화용으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씻어서 압력밥솥에 넣고 취사 버튼을 눌러 두었다. 달걀을 세 번 굽지 않고 한 번만 취사로 익혀서 전기밥솥에 옮겨두고 하루에 네 개씩 꺼내어 먹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며칠 동안의 도시생활에서 옛날의 습관으로 돌아간 모양이다.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잠이 깨어 좀 더 잘까~ 잠시 동안 눈을 감고 누워 있다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늦게 잠들었더라도 제시간에 일어나야 일상으로 돌아오기가 쉽다. 일어나니 개운하다. 새로운 날의 시작이다. < 대부분의 가치 있는 것은 부딪쳐 봐야 얻을 수 있다. - 헨리 나우웬 >
첫댓글 바쁘셨군요 잘다녀와서 다행이네 요
네~
행복한 설 명절 지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제님^^
서울까지 설맞이 하셨네요
손주들과 즐거운시간도 보내시고
행복한 설명절 보내셨습니다.
올한해도 건강하시고
모든소원 이루세요
왕비암님
감사합니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바쁘니까
시간이 많은 저희가 다녀옵니다.
열차를 타고 오가니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왕비암님도
올해 더욱 강건하고 바라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도합니다. ^^
우리 손자 글이 어찌? !
그러게요~하하하
우리 손자이니
하모나2님 손자들도 되네요.
감사합니다. ^^
글 감사합니다 ~^~^
풍접초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네~자두님
감사합니다.
자두님도 은혜로운 새해되기를 기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