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한참 일할 때
안정적인 경제기반을 갖춰 놓지 못한
노년은 불안하고 고달프다.
그런데
그 ‘안정적인 경제기반’이라는 게 만만치 않다.
젊어서는 애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교육시키는 데 돈 들고,
목돈 모을 기회를 갖지 못한 자식이 결혼할 때도
부모로서 모른 척 할 수 없으니,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모으려 해도 물처럼 새 나가는
그 돈이라는 물건을
쌓아놓을 재간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보증,
사업실패 등으로 한번 실족하면
중산층과 극빈층의 삶의 종이 한 장 차이인
이 나라에서 재기하는 거 진짜 힘들다.
움직이는 걸음걸음,
지나가는 시간시간이 모두 돈의 소비를 부르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노년이 되어도 돈 없는 자는 쉴 수 없다.
돈은 피. 돈 없으면 혈류 멈춘 몸이
쓰러지듯 생활도 무너진다.
쉴 수 없는 무산자들에게 이 나라에서의 삶은
시지프스의 고행,
페달질 멈추면 넘어지는 외발 자전거 타기.
제 자식이 태어나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이런 고통의 바다일 것이라 생각하니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겠나....
승자독식의 오징어게임 사회,
구조적이고 체제와 관계된 문제를
스스로 자신의 탓으로 돌려
버티다 버티다 못 버티면
제 목숨 끊어버리는 이런 사회에선 백약이 무효다.
이대로 가면 진즉
시골에서 아이들 웃음소리 끊어진 것처럼
도회지에서도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과
목소리 듣기 힘들어질 것이다.
저녁시간에 자전거 타고
강남 뒤골목을 돌아다니며 보니
한 때 왁짜했던 상가거리는 한적하기 짝이 없고
빈 가게들이 널려 있다.
저 가게들을 비운
김사장, 박사장, 이사장,최사장....
들의 애는 또 얼마나 탔을 것이며
지금 그들의 경제적 곤란은
또 얼마나 심각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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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고 싶어도..못 하는게..그게 가능한 에너지와 자원이 없어여..상상으로 밖에 못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