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아파트 웃고, 토지 울고

올해 들어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와 토지물건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경매물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는 1월 들어 물건수가 늘고 낙찰가율도 높아진 반면 토지는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진행된 일부 아파트 경매물건에는 50여 명이 넘는 입찰자가 몰려 과열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매정보업체가 지난 1월의 서울·경기·인천지역 총 경매물건수와 낙찰가율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물건수는 3167건으로 지난해 12월의 3025건에 비해 늘어난 반면, 토지는 889건으로 12월(918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도 아파트는 지난해 12월(75.56%)보다 소폭 높아진 76.04%를 기록했지만, 토지는 12월의 89.85%에 비해 8%포인트 이상 하락한 81.29%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당시 토지 낙찰가율이 106.87%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1월 낙찰가율이 아파트는 77.47%로 지난해 12월(77.96%)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토지는 70.29%로 12월(94.3%)에 비해 2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의 인기는 일부 물건을 중심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설 하루 전인 지난 7일 열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경매1계에 나온 분당 이매동 아름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에는 모두 53명의 입찰자가 경쟁을 벌였다. 감정가가 5억6000만원인 이 물건은 한 차례 유찰돼 이날 시작가가 4억4800만원 이었지만 감정가보다 높은 5억7399만9900원에 최종 낙찰됐다. 한편 이날 성남지원 경매에 참가했던 박모씨는 “10년째 이곳 경매장을 찾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며 “이날 입찰에는 600여 명이 몰려 법정안을 꽉 채웠으며, 사람이 너무 많아 한 60대 남자는 호흡곤란증세를 보여 119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날 경매 13계 등 총 3개의 경매계가 진행된 인천지방법원에서도 부평구 부평동 욱일아파트 31평형(감정가 1억2500만원)에 56명이 응찰한 가운데 9030만원을 쓴 참가자에게 최종 낙찰되기도 했다. 부동산 하락세가 바닥을 쳤고, 설이 지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일부 물건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시장에는 경매물건이 넘치고 있어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철저한 권리분석과 시세분석을 하면서 기회를 노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