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장애물 휠체어 리프트 ⑨

[이현영]

                                          또다른 장애물 휠체어 리프트

                                                                                                                                               경향닷컴/ 05.04 강병한 기자

#잇단 사고·수치심 유발…인권위 “장애인 위한 편의론 볼수 없어” 승강기로 교체 권고

지난 1월21일 오전 9시쯤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 환승통로에서 지체장애 1급 최모씨(63·여)가 수동휠체어용 리프트를 타려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최씨가 타고 있던 전동스쿠터의 무게를 리프트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최씨는 왼쪽 안구가 파열되고 양쪽 발목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다. 공익요원이 있었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

휠체어리프트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에 따르면 2006~2008년 전국에서 휠체어리프트 사고가 8건 일어났다. 그러나 경찰과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는 8건의 사고조사에서 모두 “기계결함은 없다”라며 관리주체의 안전조치 미흡과 피해자 과실만을 원인으로 결론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공공건물이나 공중이용시설에 설치된 휠체어리프트를 엘리베이터로 바꿔야 한다는 정책권고를 내렸다”며 “휠체어리프트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인에게 제공되어야 할 ‘정당한 편의’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휠체어리프트 철거와 엘리베이터 설치를 줄곧 요구한 장애인들의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인권위는 화서역 사건 이후 휠체어리프트 관련 16건의 진정이 이어지자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현행 휠체어리프트는 최근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의 규격과 맞지 않아 수동휠체어 사용자 외에는 이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권장규격 길이는 최대 1400㎜에 달하나 ‘승강기 검사기준’의 리프트 최대 길이는 1250㎜에 불과하다. 게다가 실제 설치된 리프트의 89.7%는 이보다 짧은 1050㎜로 조사됐다. 또 리프트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안전고리가 있지만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에는 안전고리를 걸 만한 연결고리가 없어 추락방지에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사방이 트인 구조와 작동시의 경보음, 점멸 등으로 주위 시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수치심을 유발하고 사용방법과 절차가 까다로워 장애인 혼자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보건복지가족부·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 장관과 각 지하철·철도공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장애인의 이동권·시설물 접근권 보장을 위해 휠체어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도현 정책실장은 “2004년 서울시가 시내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번 인권위 결정을 환영하며 앞으로 전국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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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휠체어 리프트를 쉽게 볼 수 있고, 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 또한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볼때마다 느끼는건 진짜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높은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편리함을 주는것은 사실이겠지만, 아무리봐도 혼자서는 이용하기가 쉽지 않고 늘 공익요원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또한 속도도 느려서 긴 계단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동안 요란한 소리를 울리며 혼자서 한참 동안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사람이 많이 지나다닐때는 휠체어리프트를 펼 수 조차 없을때도 있다. 때문에, 장애인들이 혼자서도 편하게 이동하고 조금이라도 수치심을 받지 않도록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서 많은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