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영산회상도 (海印寺 靈山會上圖)
보물 제1273호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치인리) 해인사 성보박물관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90㎝, 가로 223㎝. 1729년(영조 5)에 제작되었다.
이 영산회상도는 우선 구도면에서 정연한 질서를 느끼게 한다.
그것은 화면의 중심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석가불의 좌우로 열을 지은 많은 보살들이 대칭으로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존불의 무릎 밑에 문수(文殊)와 보현보살(普賢菩薩)을 협시불로 별도로 배치하여,
좁게는 고려시대의 삼존불화와 유사한 구도를 보이는 이른바 ‘삼존도(三尊圖)’로도 볼 수 있다.
이 밖의 협시보살들은 종속적이다. 좌우로 4구의 사천왕(四天王), 4줄씩 배치된 26구의 보살,
두 제자(아난·가섭), 50여 명의 나한(羅漢), 팔부중(八部衆), 기타 여러 신,
수많은 화신불(化身佛)과 타방불(他方佛)이 아래에서 위로 열에 따라 정연하게 배치되었다.
또한 올라갈수록 크기도 체감되어 정묘하고 치밀한 구도의 묘를 잘 살려내고 있다.
이러한 질서 속의 조화는 본존불을 위시한 모든 대중들의 형태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본존불은 뾰족한 육계(肉髻)에 정상 계주(頂上髻珠)만 큼직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묘사하였다.
얼굴은 둥글게 처리하고 여기에 눈·귀·코·입 역시 정묘하게 그렸다. 사각형의 체구는 비교적 균형 잡힌 모습이다.
그리고 손발은 미묘한 동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타 모든 협시상들의 개성 있는 표정에서도 정묘함이 엿보인다. 특히 복잡하고 치밀한 옷주름들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옷깃의 연속 능형문(菱形文: 마름모형 무늬)과 둥근 무늬의 반복 등은 이 시대 불화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치밀하면서 화려한 기하학적인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구도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색채 역시 흰색과 자주색·분홍색의 강렬한 대비와 함께 불·보살의 살색과 옷 무늬에 금색을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이 불화를 더욱 독특한 분위기로 이끈다.
석가모니불이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해인사(海印寺)에 있는 이 불화는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고, 길이 334㎝, 폭 240㎝이다.
이 그림은 본존인 석가불을 중심으로 주변에 여러 무리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영산회상의 법회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였다.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하단에서부터 상단에 이르기까지의 권속들은
4구의 사천왕과 26구의 보살무리, 아난·가섭존자, 50나한, 팔부중과 기타 여러 신들,
144분에 이르는 분신불과 12분의 타방불 등 모두 240여구에 달할 정도로 대집단을 이루며 화면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중앙에 있는 석가는 손가락을 땅으로 향하게 하여 마귀를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항마촉지인의 손모양을 하고 앉아 있다.
다른 무리들에 비해 유난히 신체가 크며, 떡 벌어진 어깨로 인해 보는 이를 압도하는 듯하지만
둥근 얼굴과 엷은 미소로 부드러움과 넉넉함도 느끼게 한다.
중앙의 석가불을 중심으로 많은 무리들이 대집단을 이루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그 모습이 서로 닮아 도식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채색은 밝은 홍색과 녹색 바탕에 흰색과 금칠을 해서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옷과 대좌 등에 표현된 색상과 문양에서 정교함과 꼼꼼함을 엿볼 수 있다.
영조 5년(1729) 승려화가 의겸(義謙)이 참여한 그린 그림으로 주변에 무리들이 많지만 적절하게 배치하여
시선을 탁 트이게 해주는 구도와 격조 높은 색채와 문양, 정교한 필치 등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그림에 기록된 글로 화가와 제작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회화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2023.01.27.Le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