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端宗)
조선 제6대 왕(재위 1452∼1455).
문종의 아들로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이 되었다.
이후 단종 복위운동을 하던 성삼문 등이 처형되고
서인으로 강등되어 결국 죽음을 맞이하였다.
먼 유배길에 많이 지친 탓인가 보오.
졸음에 겨워 잠깐 눈을 붙인 사이
저 하늘 너머로 어렴풋이 한양을 보았소.
위배 행렬을 향해 눈물 짓던
정순왕후 그대의 마지막 모습도 함께...
영영 돌아갈 수 없는 길로 접어든 예감이 드는구료.
내 이름은 홍위(弘暐) 외다.
이 고개를 넘으면 영월땅,
난 이제 왕이 아니라 노산군이 되어
이 땅을 밟는구려. 세상 사람들이여...
조선의 왕이 되려는 사심도 욕심도 없었던
열일곱의 소년
날 이제 홍위라고 불러주시오.
내 마음도 남여도 참 많이 흔들리는구나
타는 갈증이야 물 한 잔이면 가라앉지만
흔들리는 마음이야 무엇으로 가라앉히리오.
조선의 왕이 되려는 사심도 욕심도 없었던 열일곱...
세상사에 휘말리지 않고 궁이 마냥 즐거웠던 홍위로 기억해 주시오.
차라리 창공을 나는 새로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청령포에 위리안치가 된
나는 세상과 단절된 외로운 섬이 되었소.
때론 망향대에 올라 돌멩이 하나씩을 포개며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고
때론 관음송에 기대어 적적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오.
🙏
2024. 6. 9
단종(端宗)의 유배지 영월 청령포(淸泠浦)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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