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유감/이임영
가령, 양동이에 가득 담은 모래 중에
작은 알맹이 하나가 손에 집히는 확률
혹은 하늘의 수 억의 별 가운데
하나가 유성이 되는
확률 제로의 게임
그런데 항상 드러나는 건
한 알의 모래에 실린
거금뿐이다
모래 무더기는 보지 못하고
그 모래 한 알의 가능성에만 자신을 묶으려 한다
게다가 정답은 항상 다 보인다
눈앞에서 놓쳤을 뿐이다
조합률 백만분의 1 이
당첨확률이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
45개 중에 5라는 속임수에 넘어간다
인생역전의 도박에
서민들의 주머니는
오늘도 털리고 있다
2005년 5월
시집-시선은 멀리 행복은 가까이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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