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쓴눈사람 [ieunmini@hanmail.net]※ ※까페 : LOVE♡꼬까쓴눈사람[http://cafe.daum.net/LOVEsnowman]※ ※싸이 : ggogganovel[http://www.cyworld.com/ieunmini]※ ──────────【 전국 고교 일진협회 】────────── ※전국 고교 일진협회※ ♡[2부] 1. 2007년 입춘(立春)을 코앞에 둔 사늘한 1월의 어느 날 밤. 수도 서울 한강의 남쪽지역은 달빛의 기운을 받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활기에 차있다. 잠들지 않은 도시, 강남의 거리는 네온사인으로 화려하게 빛났다. 퍼억! 챙그랑!! 친구를 찾고 있던 밤하늘의 외로운 달은 ‘캐리비안’이라는 건물 하나를 주목했다. 유난히 시끄러운 곳. 그리고 남에 비해 유달리 빛이 나는 한 소녀.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그 소녀는 덩치가 자신의 두 배나 되는 남자들을 이끌며 건물 복도를 당당하게 걸어 나간다. 소녀의 앞을 막던 이들은 그녀를 보호하던 남자들의 칼부림에 의해 맥없이 뻗어나갔고 어느새 복도는 붉은 선혈로 물들고 말았다. 콰앙! 소녀가 목적지에 다다르자 오른편에 서 있던 남자가 발을 들고는 몸을 힘껏 차버린다. ‘5’라는 숫자의 팻말이 붙은 문은 힘에 짓눌려 벌어졌고 이내 감추었던 속을 훤히 드러내었다. room안에는 소녀가 찾던 사내 한 놈과 함께 그의 동료들이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네‥네 놈들은 뭐냐?!”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사내의 동료가 소녀에게 용기 내어 물었다. 소녀는 사내에게 꽂혀있던 시선을 질문을 던진 남자에게로 옮겼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는 값비싼 양복을 입은 동시에 코 아래와 턱 모두 깔끔하게 면도가 되어있었다. 허나 깔끔한 그 역시 왼쪽 콧구멍으로 삐져나온 코털 한 가닥을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소녀는 옥의 티에 피식 웃음을 띠며 정중하게 대답해주었다. “쓰래빠의 보스, 연개소리입니다.” ************* 저녁 늦게 부하들을 이끌고 ‘캐리비안’이라는 유흥업소로 향한 개소리. 그녀가 그 곳에 간 이유는 최근 강남에서 성장하고 있는 씨파의 두목, 쌍칼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기 때문이다. 씨파는 쓰래빠에게 크게 해가 되는 조직은 아니었으나 연개소리는 앞으로 크게 자랄 싹은 미리 없애자는 취지 하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씨파의 우두머리인 쌍칼은 사업상 중요한 일 때문에 작은 기업의 사장들을 접대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예상치 못한 손님의 등장에 일이 망쳐지기 일보직전이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3년 사이에 순식간에 전국구로 성장해버린 조직 쓰래빠가 나타났으니 쌍칼은 머릿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전국의 여러 크고 작은 조직들이 쓰래빠로 인해 무너졌다는 소문을 그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조차 그 희생양이 될 줄이야‥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다. “당신이 쌍칼이라는 자입니까?” 개소리가 테이블 위쪽에 앉은 사내에게 공손히 질문을 했다. 쌍칼은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마른 침을 삼켰다. 그는 대답을 하기 전 개소리의 얼굴을 오목조목 살펴보았다. 단순한 호기심도 시간을 끌기 위해서도 아니다. 마음 한구석에서 용솟음치는 성욕과 존경심 때문이었다. 그가 느끼는 성욕은 여자로써 성숙된 개소리의 몸과 소녀 같은 이미지의 순수한 외모에서 비롯된 욕망이었고 존경심은 여자가 아닌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대부의 자격을 가진 모습을 보고 생겨난 마음이었다. 쌍칼이 바라본 쓰래빠의 보스는 칠흑같이 짙은 머리칼을 허리까지 풀어헤쳐 여성스러움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칼은 관리가 잘된 여우 털 마냥 윤기가 흘러내렸다. 그리고 검은 머리칼은 그녀의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해주었고 화장기 없는 얼굴은 더더욱 그녀를 깨끗한 여인으로 보이게 했다. 개소리는 요즘 여자들에겐 없는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쒸욱- 푹! 순간 오한이 서렸다. 각도가 조금만 어긋났더라면 피 묻은 과도가 자신의 왼쪽 뺨에 꽂혔을 것이리라. 쌍칼은 그녀의 부하가 던진 과도에 또 한번 침을 삼켜야만 했다. “입에 꿀 처발랐냐? 우리 형님이 물으시잖아!” 과도는 개소리의 왼팔인 태기의 것이었다. 복도를 걸어올 때 웨이터가 쥐고 있던 것을 잠시 빌린 것이지만 말이다. 쌍칼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그제야 대답을 했다. “그렇다‥내가 쌍칼이다.” 개소리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곧 자신의 오른팔인 민규에게 손을 내민다. 그 의미를 알고 있었던 민규는 챙겨온 계약서를 사각형의 소형 가방에서 꺼내었다. 개소리의 손바닥 위에 계약서 한 장이 놓여졌다. 그녀는 계약서를 쥐고서 쌍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에 쌍칼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한번 읽어보세요.” 쌍칼은 긴장한 손으로 개소리가 건넨 계약서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생글생글 웃고 있는 개소리의 눈치를 한번 살핀 뒤 계약서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계약서는 간단했다. 아마 세상에서 내용이 가장 짧은 계약서일 지도 모른다. 쌍칼이 읽은 계약서는 이러했다. [계약서. 이 세계에서 발을 뗄 때까지 ‘씨파’는 쓰래빠를 모신다.] 그리고 아래에는 그의 본명인 백두만이라는 글자와 함께 싸인을 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계약서의 ‘이 세계’라는 것은 조직들의 세계를 뜻하는 것이었다. “다 읽으셨나요?” 개소리가 물었다. 쌍칼은 고민에 휩싸였다. 자신이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이깟 계약서 한 장으로 인해 자신의 조직이 끝나버리다니‥. 쌍칼은 절대 포기할 수가 없었다. “거절한다.” 개소리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네? 뭐라구요? 잘 못 들은 것 같은데.” “난 절대 네 년에게 굴복하지 않아!” 스윽-. 개소리는 쌍칼에게 가까이 들이대고 있던 얼굴을 들어버렸다. 쌍칼을 지그시 내려다본다. “넌 내 발밑에 있게 돼있어.” 개소리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예의 바르던 방금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쌍칼에게서 등을 돌려 문밖으로 향했다. 그를 본 쌍칼은 이쯤에서 끝내려는 가보다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안심할 처지가 아니었다. 민규와 태기의 사이에 선 그녀가 잠시 제자리에 멈춘다. “무조건 싸인 받아내.” 보스의 명령이 떨어지자 주변에 서 있던 부하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개소리는 room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뒤를 민규와 태기가 따른다. 또 다른 부하 몇은 그들의 등을 향해 허리를 숙인 다음 다시 room으로 들어갔다. 쾅. 문이 닫히고 잠시 후. “으아악!” 하는 중년 남자의 고통 섞인 비명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왔다. 개소리는 악녀와도 같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정확히 5분 후 ‘씨파’도 쓰래빠의 발아래로 들어온다. ‘캐리비안’건물 앞. 도로 가에 초 고급 승용차 다섯 대가 줄지어 정차해있다. 개소리는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허리숙인 부하들 사이로 무게 있게 걸어 나왔다. 태기가 재빨리 달려가 승용차의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곧 개소리가 차안으로 들어간다. 태기는 차문을 닫고선 조수석에 올랐다. 개소리가 탄 차의 운전은 변함없이 민규가 했다. 쓰래빠의 승용차들이 차례대로 출발을 하기 시작한다. 개소리가 탄 승용차는 가운데에 있는 세 번째 차였다. 오늘밤도 어젯밤처럼 점점 깊어만 간다. “형님, 메뚜기가 쌍칼한테 싸인 받아냈답니다. 그런데 미친개라는 놈은 모른다는 군요.” 전화통화를 하던 태기가 핸드폰을 닫으며 개소리에게 말했다. 기쁜 소식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원수는 오늘도 역시 찾을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래야지! 근데 태기야, 나 아까 멋있었냐?” “그럼요!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후후, 그래? 너도 아까 과일칼 던질 때 멋있더라.” 두 사람은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인상이 무섭지 않은 개소리는 적이 자신을 만만하게라도 볼까 싶어 항상 무게를 잡고 있는다. 당연히 적이 볼 때에만 말이다. 그녀의 올해 나이 22세. 민규와 태기는 24세. 쓰래빠의 연령층은 거의가 20대였다. “애들은 잘하고 있어? 현황 한번 말해봐.” 개소리는 전국 각지를 다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을 만큼 하루하루가 바빴다. 그렇게 경기도지역만 해도 작은 조직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거물급 조직들만 없앤다면 제 발로 쓰래빠에게 찾아올 놈들이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이유는 역시 전국구인 강호파와 구제파, 그리고 대파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쓰래빠와 마찬가지로 나날이 성장해가고 있었다. 그래서 개소리는 서울이외의 지역들은 모두 일곱 사람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들은 그녀가 양팔 다음으로 믿고 아끼는 사람들이었다. “인천은 15개 조직 중 현재 8개 조직을 흡수한 상태입니다. 배고파를 비롯한 나머지 6개 조직은 김빈곤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밤 긴빈곤에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희웅이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울산은 복고파를 제외한 나머지 조직들에게 싸인을 받았고 대구는 12개 조직 중 7개 조직이, 대전은 13개 조직 중 9개 조직이, 광주는 18개 조직 중 5개 조직이, 부산은 21개 조직 중 15개 조직이 저희 밑으로 들어왔습니다.” 민규는 운전을 하며 개소리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전부 말해주었다. 모두들 잘하고 있었다. 인천은 희웅대로, 울산은 우혁대로, 대구는 호두대로, 대전은 오노대로, 광주는 히틀러대로, 그리고 부산은 시백대로 개소리에게 만족을 느끼게 해주었다. Rrrr. 태기의 핸드폰이 또 한번 울렸다. 유인이 건 전화이다. 태기는 핸드폰을 열고서 귀에 가져다대었다. 전화 속은 무척이나 고요하고 긴장감이 흐른다. “형, 유인이야.” “그래. 거긴 어떻게 됐어?” 유인은 개소리와 함께 경기도 안에 있는 지역을 모두 맡고 있다. 오늘 그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맡겨졌다. 그것은 대파의 황계철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황계철은 대파의 이인자로서 두목, 한동구의 오른팔이기도 했다. 개소리는 최근 대파가 마약을 밀매한다는 소문을 접했다. 자신이 관여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들을 감옥에 처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발 빠른 유인을 시켜 감시하게 한 것이다. “황계철이 움직였어. 형, 끊어야겠어. 위치는 문자로 보낼게.” 달칵. 유인의 목소리는 모기소리만 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큰 조직의 뒤를 미행하는 것만큼 조심해야 할일도 없기 때문이다. 태기는 전화를 끊고서 개소리에게 통화내용을 전했다. “유인인데, 황계철이 방금 움직였다 네요.” “그래? 위치는?” “곧 문자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개소리는 태기에게 위치를 파악하자말자 경찰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켰다. 뒷일은 경찰에게 맡길 작정이었다. 개소리는 차창 밖을 보았다. 아직은 춥기만 한 이 밤. 드디어 자신의 꿈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밤하늘을 여섯 남자가 서로 다른 곳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유인, 우혁, 호두, 희웅, 시백‥그리고 신이‥. ※전국 고교 일진협회※ ♡[2부] 2. 하얀 입김까지 삼켜버리는 짙은 어둠 속에 한 소년이 있다. 유인은 누군가와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듯 용달트럭 뒤에 쭈그리고 앉아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태기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문자를 전송한 유인은 핸드폰을 목에 걸었다. 찬바람이 그의 코끝을 시리게 한다. 빨간 털모자도 하얀 털귀마개도 푹신한 빨간 털목도리도, 털장갑도 바람은 모든 것을 허망하게 만들었다. “으-추워.” 유인은 고개를 뒤로 재껴 하늘을 보았다. 너무 어두워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심지어 그 밝은 달조차도 어둠에 가려졌다. 눈이라도 올 것 마냥 흐린 밤이다. “눈 오면 좋겠다.” 혼자 중얼거리는 유인이다. 새하얀 눈송이. 그와 참으로 어울리는 단어이다. 부우웅-. 뒤쪽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 유인은 재빨리 몸을 틀어 고개를 내밀었다. 황계철이 기다리던 이가 나타난 듯 했다. 황계철의 뒤에는 그가 데리고 나온 부하 5명이 서 있었다. 그들의 앞에 승용차 한 대가 멈추었다. 차에서 내린 이는 어려보이는 십대들이었다. “흐음‥.” 유인은 트럭 뒤에 숨은 체 그들을 지켜보았다. 분명 있는 집 자식들일게 뻔한 십대들은 대파에게서 마약을 얻기 위해 거금을 가지고 나왔다. “왜 이렇게 안 오지?” 유인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경찰이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주위는 조용했다. “돈은 맞게 가져왔겠지?” “물론이죠. 돈은 가져왔으니 일단 물건부터 보여주시겠어요?” 황계철은 가방을 들고 있는 부하에게 고개 짓을 해보였다. 그러자 그의 부하가 앞으로 나와 십대들에게 가방을 열어 보인다. 가방 속에는 포장되어 있는 하얀 가루들이 수북이 들어있었다. 십대 한명이 비닐 하나에 구멍을 뚫은 뒤 손가락에 가루를 찍어 맛을 보았다. 마약이 확실했다. 친구가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돈 가방을 들고 있던 십대가 황계철에게 가방을 건네었다. 황계철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바로 그때였다. 위용위용위용!★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경찰차의 사이렌소리가 어두운 거리를 요란하게 울리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어쨌든 마약과 돈을 서로 주고받은 그들은 자신들의 차로 급히 뛰어갔지만 이미 네 대의 차에 탄 경찰들을 따돌릴 수는 없었다. 경찰들은 차에서 내려 황계철 무리들과 십대들을 양쪽에서 포위했다. 유인은 여전히 트럭 뒤에 숨어 이를 흥미 있게 지켜보았다. “너희를 마약거래를 한 혐의로 체포한다! 움직이지 마!!” 어린 십대들은 부모님에게 혼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겁이 났다. 하지만 감옥을 여러 차례 드나들고 죽을 고비도 수십 차례 넘긴 황계철은 두려울 게 없었다. 그는 재킷 안주머니에서 총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제일 가까이에 있던 십대 한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경찰들은 모두가 아차 싶었다. “네놈들이야 말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한 발짝이라도 뗐다가는 이 꼬맹이의 목숨은 없을 줄 알아라.” “왜‥왜 그러세요?” “죽기 싫으면 닥치고 있어!” 얼떨결에 인질로 붙잡힌 십대는 자신의 머리에 겨누어진 총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너무 무서워 오줌이라도 쌀 것만 같았다. 황계철은 자신의 부하들조차 버리고는 인질을 앞세워 자신이 타고 왔던 차로 걸어갔다. 경찰들은 갑갑함에 이를 물고는 하는 수없이 길을 뚫어주었다. 유인은 자신이 숨어있는 곳과 가까워지고 있는 황계철을 유심히 보았다. 그는 경찰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느라 주변은 안중에도 없었다. 황계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유인은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뚜껑을 열자 작은 불길이 치솟았다. 얼굴 가까이 불을 가져다대본다. “아‥따뜻하다.”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보니 어느덧 황계철이 자신과의 거리를 2보 정도까지 좁혀왔다. 경찰들은 아직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유인은 라이터 불에 바람을 불어보았다. 그러자 불길은 흔들리더니 다시 치솟았다. 새로 산 보람이 있었다. 황계철이 유인이 숨어있던 트럭 옆을 지나갔다. 그때 자연적으로 황계철이 유인과 마주쳤다. 유인이 쓰래빠의 조직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황계철은 예기치 못한 유인의 등장에 놀란 나머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짐작할 수가 있었다. 신고를 한 사람은 쓰래빠라는 것을‥. 유인은 트럭 뒤에 쭈그리고 앉은 체 씨-익 웃어보였다. 황계철은 그 미소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뒤늦게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황계철이 인질을 겨누고 있던 총을 유인에게 겨누었을 때에는 이미 늦은 뒤였다. 휘익-. 유인이 던진 라이터가 총을 쥐고 있던 황계철의 오른손에 떨어졌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라이터의 불길이 황계천의 손에 닿았다. “아악!” 갑작스런 뜨거움에 황계철이 총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유인은 두 손을 포개어 만든 가짜 총을 황계천을 향해 뻗었다. 그리고는 입으로 총성을 내뱉는다. “빠앙!” 스윽-툭. 총에 맞은 황계철이 힘없이 쓰러졌다. 경찰이 틈을 놓치지 않고 쏜 총알이 황계철의 허벅다리를 뚫은 것이다. 그는 총에 맞아 주저앉은 뒤에도 유인을 보았다. 유인 또한 그를 보았지만, 이 곳에 오래 있을 수만은 없었다. 경찰이 자신을 발견하기 전에 떠나야만 했다. 유인은 바닥에서 일어나 바로 옆 담장을 넘었다. 달려오는 경찰들의 발소리가 담 너머로 들려온다. 그와 동시에 한 남자의 우렁찬 절규가 미처 담을 넘지 못한 체 골목을 맴돌았다. “으아아악! 젠장!!” 걸어가는 유인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다. 그는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폈다. 오늘도 정말 보람찬 하루였다고 유인은 생각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__- 울산 쓰래빠. 울산 Y빌딩. “하아하아‥.” “좋아?” “네‥하아‥사랑‥해‥.” 어두운 침실 안. 침대 위 노란 조명만이 어둠을 거부하고 있다. 현대에 과학이라 불리는 double침대는 남녀의 사랑에 의해 몹시 흔들렸다. 이불 속 남자는 자신을 떠받치고 있는 여자의 몸을 구석구석 탐닉했다. 남자의 혀가 자신의 몸을 탐낼 때마다 여자는 극도로 흥분을 했고 남자에 대한 사랑은 커져만 갔다. 그 순간 여자는 행복했다. 이 남자를 영원히 가지고 싶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자가 가져주기만을 바랐다. 그녀는, 김정미는 본래의 애인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우혁을 만난 뒤로 복고파의 보스 오진국에 대한 사랑 또한 찬물을 끼얹은 듯 식어버렸다. 아니 식을 사랑 따위가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오진국의 올해 나이 35세, 그녀의 나이 25세. 나이차이부터가 너무 많이 났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해버린 우혁 역시 나이차가 좀 있었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문제는 그가 연하라는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김정미는 괜찮았다. 우혁만 좋다면 그의 노예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우혁은 너무나 매력적인 남자였다. “흐으‥최고야‥사랑해.” 깊이 파고 들어오는 우혁의 허리를 그녀는 황홀한 탄성을 내지르며 두 팔로 감싸 안았다. 김정미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을 해오자 우혁은 뿌듯함과 재미를 동시에 느꼈다. 오진국의 애인 김정미. 그런 그녀와 밤을 지세는 것은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도 있지만, 역시 더 큰 이유는 오진국 때문이다. 울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복고파. 그 조직을 차지하기 위해 김정미를 잠시 이용하는 것이었다. 우혁은 오진국이 김정미를 무척이나 아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금 전 김정미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오진국 그도 알았으리라. 울산 쓰래빠에게로 쳐들어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우혁은 침대 위에서 김정미와 즐기며 연락을 기다렸다. “‥누나가‥잘 해‥줄게. 뭐‥갖고 싶은 거‥있어‥?” “하아. 갖고 싶은 거?‥당연히 있지.” 우혁은 김정미의 젖가슴에서 입술을 떼고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모든 것이 성숙한 여자이다. “있어? 말해봐. 그게 뭔지.” 김정미가 우혁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우혁은 그녀를 받아주었다. 몇 초간의 짧은 키스가 끝이 나고 우혁이 말한다. “조직‥누나 애인, 오진국의 조직이 갖고 싶어.” 우혁이 생긋 웃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말에 김정미는 웃을 수가 없었다. 갖고 싶은 것이 복고파라니‥. 그녀는 두려웠다. 잠시 잊고 있었던 무서운 오진국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가 이 사실을 안다면 자신도 우혁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그녀는 오진국의 힘은 알고 있었지만 우혁의 힘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무작정 겁부터 먹은 것일지도 모른다. Rrrrr. 침실 내 전화기가 울렸다. “실례.” 우혁이 팔을 뻗어 선반 위의 수화기를 집어 든다. 기다렸던 연락이 온 것이다. “여보세요.” “형님, 방아깨비입니다.” “그래. 오진국은?” “지금 오고 있습니다. 5분 후면 이 곳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인원은 아직 파악이 안 되었습니다.” 우혁은 미소를 띠었다. “파악 하나마나 잔뜩 데리고 왔겠지. 알았어. 지금 내려가지. 애들 집합시키고.” “예! 알겠습니다, 형님!” 우혁은 수화기를 놓았다. 김정미가 불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야? 오진국이라니?” “누나, 선물 고마워.” 우혁이 침대에서 내려와 벗어놓았던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한다. 그를 보며 김정미는 두려움을 느꼈다. 선물이라니‥그게 무슨 뜻일까?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우혁이 김정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여전히 발가벗은 채로 침대에 누워있다. 그녀의 실루엣은 실크이불로 인해 섹시함이 한층 돋보였다. 우혁이 말했다. “오진국은 누나랑 조직을 바꾸게 되어있어. 내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만들 거거든. 그러니까 인질은 얌전히 자고 있으라구.” 타악! 우혁이 급소를 찌르자 김정미가 잠시 동안 의식을 잃었다. 우혁은 잠이 든 그녀를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쿡. 그럼 애들 중에선 내가 일등인가? 형님이 좋아하겠군.” 그는 넥타이를 바로 매며 침실에서 나왔다. 이제 오진국을 맞이할 시간이다. 인천 쓰래빠. 쒸익-탁! 이마, 눈, 코, 입, 뺨. 배고파의 보스 김빈곤의 얼굴에 총 7개의 소도가 꽂혔다. 아주 정확히 꽂혔지만 그의 얼굴에선 피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그는 쓰러지지도 않았다. 왜? 괴물이기 때문에? 아니다. 소도가 꽂힌 곳이 그의 얼굴이기는 하지만 정확히 말해 사진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희웅이 3년간 갈아온 칼이 결실을 맺는 날이다. 희웅이 마지막 소도를 목표물로 향해 던졌다. 곧 소도는 김빈곤의 머리 정중앙에 꽂혔다. “형님, 시간되었습니다.” 희웅의 충성스런 부하인 사마귀가 다가왔다. 사마귀는 희웅에게 그가 입을 재킷을 두 손을 건네었다. 희웅이 재킷을 받아들며 몸에 걸쳤다. 마지막으로 사마귀에게 소도 하나를 받았다. 그 소도 한 자루가 잠시 후면 김빈곤에게 자신이 겪었던 아픔과 슬픔을 똑같이 겪게 해줄 것이다. 희웅이 사마귀에게 말했다. “애들은?” “모두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좋아. 그럼 가볼까?” 얼마나 기다려 왔던 날인가! 희웅은 벌써부터 온몸이 근질거렸다. 그 시각 김빈곤이 가장 아끼는 누이동생의 20번째 생일이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 화려하게 시작되었다.────────────────────────────── 좀 짧은 감이 많죠?? 다음 편은 호두와 시백이 그리고 신이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물론, 그게 끝은 아니지만요. 2부에도 참 많은 일이 있을 듯 싶네요. 아차! 제 싸이 구경하러 오세요. 방명록에 흔적 남기시는 거 잊지 마시구요 .ㅎㅎ 그리고 정팅 신청 토요일 오후12까지 계속 받습니다. 많이들 신청해주세요.ㅠ_ㅠ ────────────────────────────── □꼬까이야기□ First Story。그녀석의 슬픈인형. Second Story。ⓐⓝⓖⓛⓔ" ⓣⓞⓡⓨ. Third Story。 전국 고교 일진협회. ──────────────────────────────
첫댓글 ㄲㅑ~ 짱 재미있어영♥ 앞으로도 건필하세영))
우와우와 (!!) 우혁이만 빼면 -_ -; 다 멋있음 ㅋㅋㅋ 그래도 .머... 우혁이 멋있다고 해주지 ㅋ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