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마비되는 ‘구안와사’, 초기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입력2023.11.07. 오전 7:01
[스포츠서울]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한랭질환이 있다. 구안와사로 불리는 안면신경마비로 안면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겨 얼굴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찬 바람이 불면 안면근육이 경직되고 혈관 순환 장애가 발생하기 쉬운데 여기에 과로와 스트레스가 동반될 경우 구안와사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 구안괘사, 벨마비(Bell‘s palsy)로도 불리는 구완와사는 12개 뇌신경 가운데 7번째 신경이 마비되면서 발생한다. 이 신경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미각, 청각, 눈물샘 분비를 주관한다. 따라서 마비되면 안면 부위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안면마비의 원인은 노화,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한 체내 자율신경계 교란, 바이러스 감염, 과도한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이다. 구안와사를 일으키는 요소들은 전부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깊다. 과거엔 주로 40~6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였으나 최근 발병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안와사의 초기 증상은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고 뻑뻑하면서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거나 눈꺼풀과 입술이 비뚤어진다. 안면 감각 이상 증상이 동반되거나 이마 주름이 잘 잡히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른다. 물을 마시거나 양치질할 때 입 한쪽으로 물이 새거나, 혀의 미각이 떨어져 음식 맛을 느끼기 어렵고 식욕을 잃는다. 이명처럼 한쪽 귀에 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통증이 오고, 귀 뒤쪽 통증이 나타나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어지럼증, 현기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은 뇌경색, 뇌출혈 등의 뇌혈관 질환이나 뇌종양 등으로 발병되는데 사지의 운동장애 등 중풍의 일반적인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안면만 마비되는 구완와사는 거의 말초성이다. 겨울철 구완와사는 한랭자극과 독감, 대상포진 등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요인. 만성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구안와사는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평균 4~6주 이내에 완치가 가능하다. 한방에서는 귀 뒤쪽 통증 부위에 사혈을 해서 염증을 제거하거나 막힌 경락을 해소하기 위한 침이나 약침, 뜸 등을 병행한다. 하지만 초기에 증상을 가볍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발병 10년 내 재발률이 7~1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가 60세 이상이거나 급성으로 완전히 마비가 온 경우, 이통(耳痛)이나 안면통이 있거나 미각이 소실된 경우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늦었을 때 또는 당뇨병, 고혈압. 정신신경증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대체로 쉽게 치료가 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에 따라 부신피질 호르몬제, 항바이러스제제를 처방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구안와사의 약물치료는 임시 미봉책이고 수술은 함부로 받기 어렵다. 하지만 전기자극 통증 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은 미세전류를 1500~3000V 고전압, 100~800 마이크로암페어로 세포에 흘려보내 부족한 세포대사를 활성화하고 면역력을 회복시켜 안면마비 증상을 개선한다.
손상된 신경 줄기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신경세포가 튼튼해지고 신경의 감각 전달 능력이 회복돼 통증과 마비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2~5일 간격으로 통전 치료를 받으면 세포대사와 면역력이 정상으로 회복돼 재발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황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