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5월 출범, 한국 우주산업의 전환점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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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년 1월 27일(토)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박시수 스페이스레이더 대표,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서동춘 컨텍 전문이사. (사진: KOFST) |
지난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다누리호의 달 궤도 안착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민간 우주시대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한국과총은 1월 27일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포럼(M2M Space Networking Forum)’을 열고, 산학연관 각계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우주산업 발전과 관련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M2M 포럼은 뉴스페이스 시대의 마중물!
이태식 과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초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서 오는 5월 개청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통해 우주항공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우주항공 산업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서 민간 차원에서도 우주개발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도 민간기업이 더 주도적으로 우주개발에 투자를 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오고 있다. 따라서 관련 분야의 국제협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고 이번 포럼이 그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주항공분야를 포함한 국가전략기술 관련 투자가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13개 부처, 청이 참여하는 정부 R&D 부처 합동설명에서 과학기술 R&D 중점 투자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 주도 우주 산업 생태계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과총은 우주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 이런 포럼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ASA, 130개 국가와 국제협력 맺고 우주탐사·우주개발 진행
본격적인 포럼에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태양계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폴윤 미국 엘카미노대 교수가 주요 참가자를 소개했고, 그 뒤를 이어 앤드류 마시올라 NASA 아시아지역 사무소 대표가 NASA의 국제협력사업을 소개했다. NASA 아시아지역 사무소는 일본 도쿄에 위치해 있어 마시올라 대표는 주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NASA와 JAXA, 일본 우주기업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NASA는 국제협력을 통해 모든 우주탐사와 우주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130개 이상의 국가들과 4000개 이상의 협정을 맺었으며, 이 중 650개는 국제 협약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마시올라 대표는 “NASA는 정부기관으로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JAXA와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협력하고 있다. 일본 우주기업들과 직접적으로 파트너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과 협력해 NASA의 상업적인 우주개발 계획에 참여할 때는 JAXA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마시올라 대표는 “NASA가 한국의 우주기업들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창구로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산하 연구기관을 권장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는 5월 출범할 우주항공청이 우주기업 활성화 등 우주개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마시올라 대표는 “NASA는 아르테미스 2호와 3호를 통해 달 우주로켓, 우주선 검증, 달 남극 인류 착륙, 달 장기 거주 환경 조성, 화성을 향한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한국과는 아르테미스 협정도 체결했고 게다가 다양한 기관과 이미 협력했던 만큼 후속 아르테미스 임무 참여에도 많은 기업 간 다양한 교류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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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아시아지역 사무소 대표인 앤드류 마시올라가 NASA의 국제협력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KOFST,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발표 후에는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를 좌장으로 하고,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와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박시수 스페이스레이더 대표, 서동춘 컨텍 전문이사 등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주제별 토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을 표방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 방안과 NASA와의 협력 방향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국제협력 차원의 다각적 관리 필요
먼저 박시수 대표는 “국내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제되어야 될 것이 정부의 정책이고 우리나라 우주개발 방향성에 대한 일관적인 메시지 관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라며 “일례로 제4차 우주기본계획은 국내 우주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하지만 우리나라 우주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가진 군에서는 군용 우주자산의 배치 시점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 산업육성은 후순위에 속한다. 민간 육성이라는 궤가 그 정책에 관통을 하고 있다면 투트랙 전략을 통해서 한쪽은 해외 수주를 하고 다른 한쪽은 국내 것을 활용한다는 메시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우주청이 모든 정책의 중심을 꿰뚫는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 관리에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박 대표는 “우주 협력이라는 것 자체가 과연 우주 분야만의 고유한 영역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봤을 때도 그 안에는 외교와의 관계, 통상과 관련된 관계 등 복잡한 이슈들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우리가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도 우주, 특히 과학 커뮤니티끼리의 협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우주청에서는 우주 협력 관계와 거기에 들어가 있는 스테이크 홀더들의 범위를 좀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이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가 한번 더 얻어야 될 교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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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필 좌장이 박시수 스페이스레이더 대표(사진 좌),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사진 우)와 함께 주제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KOFST,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우주 분야 생태계 활성화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접근 필요
김수종 대표는 “2017년 회사 설립이후 지금까지 발사체 개발을 해왔는데, 당시엔 우주분야가 핫하지 않았고, 여전히 우주는 R&D 영역으로만 봤다. 그래서 회사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자금이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라며 “지난 10여 년간 누리호 사업을 통해 발사체 분야에서는 최소한의 생태계는 구축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도전적인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들이 상업적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결국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두터워져야 한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 그로 인해 생태계, 부품공급체계를 하는 국내 여러 발사체 관련, 우주 분야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그 기업들이 이윤을 내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저희는 상업발사 준비 과정에서 고객들과 많이 만난다. 전략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는 해외 발사장을 통해 위성 고객을 유치해서 그들에게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그 과정에서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이나 누리호 사업 성과 등이 나오면서 제품이나 서비스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공급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온 상황이다. 때문에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한다면 충분히 후발주자임에도 일정 부분에서는 서비스 공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우주산업 스타트업 상장에 정부 관심과 지원 기대
서동춘 전무이사는 “저희 컨텍은 위성이나 발사체로부터 데이터를 수신받기 위해 지상국을 설치해서 위성의 데이터 수신. 처리, 분석 그리고 활용까지 다운스트림 영역에서의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작년 11월 9일, 코스닥 상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여러 가지 상장트랙이 있는데 기술 평가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이 우주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서 우주를 먼저 이해시키고 나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시켜야 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논쟁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잘됐다”라며 “정부 쪽에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전 세계에 비하면 많이 미흡하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상장을 하는 과정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서 전무이사는 “처음에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 나왔을 때 해외 협력사도 고객사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투자를 받게 되면서 지상국을 전 세계에 구축하고 여러 해외기업들을 만났다. 현재는 1년에 20회 이상의 해외 전시회를 나가서 200개 이상의 고객 및 협력사를 구축했다”라며 “정책적인 부분에서 국가적인 우주기업을 육성하려면 코리아 뉴스페이스 빅 인큐베이션 센터가 있어야 된다. 유럽 우주청은 20개국 이상의 30개 빅 인큐베이션 센터가 만들어져 있다. 그 중에 매년 180개 이상의 우주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주산업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정책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게다가 실질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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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필 좌장이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사진 좌), 서동춘 컨텍 전문이사(사진 우)와 함께 주제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KOFST,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5월 출범 우주항공청 1.0, 빠른 시일내 안정화 필요
김이을 대표는 “쎄트렉아이는 과거에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우리별 1호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창업한 회사다. 주로 지금까지 인공위성에 참여했지만 현재는 지상체 개발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저희는 위성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이고 위성시스템의 핵심은 위성인데 왜 국내에서는 지상체 개발을 주로 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을 시작한 이후에 특히 산업화와 관련된 정책들을 보면서 정부가 원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산업체가 아웃소싱의 대상이기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궁극적으로 우주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파트너로 성장하기를 바라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라며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서 그런 방향성 관점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이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주항공청 얘기가 나왔을 때 관련 분야 사람들이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다양한 정부 부처 간 조율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그런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우주항공청의 모습은 정부 부처인 국방부, 외교부 등등이 포함되기 어려운 구조다. 부처 간 조율을 위해서는 국가 우주위원회를 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된 현시점에서는 5월에 만들어져야 될 우주항공청을 1.0 버전으로 보고,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안정화를 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후 다시 우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우주항공청 2.0이 어떤 모습이어야 되고, 어떤 거버넌스 체계를 갖춰야 하며 그것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