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산행 2) 토함산,석굴암,불국사(170917) 후기 및 사진

[별똥별]

♧♧산행 소감 :

산행 후 바로 후기를 쓰는 버릇이지만, 이번에는 정말 가보고 싶은, 며칠 전부터 설레기까지 한 산행지를 이제서야 정리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핸드폰 액정파손과 버스에서의 불편함이 피곤함을 누적시켜 필력을 꺾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91년 수학여행길에 들른 경주. 엊그제 추억같지만, 26년이 지나서야 다시 들른다. 빗소리도 들으며 천년고도의 잣나무 숲길을 거니는 기분은 마냥 좋다. 매찬 바람은 나뭇가지에 부딪치며 으시시하지만, 오히려 정신을 가다듬어주는 죽비와도 같은 존재다.

신라밀레니엄파크에서 출발한 숲길은 7km를 거슬러 토함산 정상에 다다른다. 동해의 습한 안개를 머금어 토해내는 그 장관이 오늘은 좀 과했나? 정상에서의 조망은 눈앞의 나무군락이 전부이다. 정상의 표지도만이 '아! 여기가 동해 끝자락 토! 함! 산!?' 임을 알게한다.

준비해 간 빵과 토마토로 간단한 요기를 즐긴 후, 석굴암과 불국사를 느끼기 위해 길을 재촉한다.
일부러 입장료 1만원도 뒷주머니에 챙겨왔다.

정상에 올랐으니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길. 그 길에서 역사의 보물들을 눈에 담아온다. 그걸 가지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가며 담아온 석굴암과 불국사의 보물들, 그리고 첨성대, 고분군을 하나씩 벗겨보려 한다.

옛 연인을 만나러 가는 애틋한 이 감정이 그대로 석굴암의 그 길에 투영된 듯 하다. 우비 속에 숨겨진 심장의 쿵쾅거림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발자국 소리를 크게 내질러본다. 이 오묘하고, 흥분되는 기분은 설명하기 힘들다.
목조로 뒤덮은 차양막 뒤로 돌무지가 뒤엉켜 있는 형국, 그 안에 어떤 모습으로 부처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경내로 들어가 본다.
처음에는 너무도 정교한 그리고 장엄한 불상의 모습에 압도, 이마저도 잠시. 곧바로 웅성웅성한 소리는 경건함으로 바뀌어 버린다.
핸드폰카메라를 들이밀려다 경고소리에 멈칫, 다시 시도하려다 바닥에 떨쳐 액정이 파손되는 실수는 부처님의 경고 였음이다. 우울하기도 하지만 속으로 '에잇, 벌 받았어!' 를 되내인다.

몸은 무겁지만, 다음 목적지인 불국사로 향한다.

일주문 옆 안내소에는 불국사의 국보 및 보물 문화재를 나열해 놓고 있다. 다 소중하겠지만, 역시나 타이틀이지 싶다.
경내로 진입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청운교, 백운교, 자하문. 하나하나의 그 화강암들은 세월의 땟깔을 고스란히 간직해 멋스럽게 빛이 바래져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중앙의 대웅전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석가탑 (보수공사를 금년 7월에 마치고 일반인들에게 공개, 무영탑, 세계 최고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발견) 과 오른쪽에는 다보탑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다. 국사 공부하면서 달달 외운 그 작품들이 내 눈 앞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직선과 곡선의 독창적인 오묘함을 뽐내는 다보탑이 정겨워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원래는 사방을 지키는 사자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십원짜리에도 표시된 한마리의 사자상만 남아있고, 이마저도 자세히 보니 코는 댕강 비어져 있다. 아마 도굴꾼, 일본놈들이 수탈해 갔을 테고, 코는 미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갈아 마셨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석굴암과 불국사의 청운,백운교,석탑을 보면서 정교미를 느꼈고, 사찰 처마끝의 미려한 곡선을 보면서 조화미를 느꼈다. 오늘날의 예술, 과학으로도 결코 이루기 힘든 마스터피스!

이후, 버스에서 잠깐 내려 길가에서 멀찍히 떨어진 첨성대와 여러 기의 고분군을 감상하고 집으로 향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말이 필요없다. 책에서 보는 느낌과는 비교가 안된다. 조만간 짜투리 시간내어 경험한 문화재의 가치에 대해 더 탐닉한 후 가족들과 시간내어 역사탐방의 자리를 마련하련다.

[천지인]

함께해서 행복했읍니다

[하이디]

역사가 누적된 경주의 불국사와 석굴암은 누적된 기억 속에서 꺼내 든 고교시절과 같아 애틋함입니다!

[야인 종현]

같이참여를안했지만 내가다녀온것 같은 사진 즐감했네여 다음에도좋은 글귀 좋은사진 잘 부탁드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