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의 술때문에 숙취가 심하다.
얼마나 마신건지 원.....
울산 쉼터에 쇠주 한박스 사다가 보충해줘야 할 듯 싶을만큼
소주병이 쉴틈없이 들어왔다가 비워지고
또 새로운 병이 나오면 빈병은 탁자 밑으로 치워진다.
늦은밤 울산쉼터의 밤은 깊어가고
딸랑 온풍기 한개의 난방으로
소주를 마시며
바이크에 대해 논한다.
참 사람들은 다양한 성격을 가진것 같다.
소극적인 사람이 있고.
차분한 사람.
꼼꼼한사람
설치는 사람....
옆에서 술마시며 쉴틈없이 떠드는 시끄러운 사람.... ㅋㅋㅋ
울산 불패대장은
끝까지 손님인 저희를 챙기느라
밤이 늦도록 바이크에 대한 정열을 논해봅니다.
그 후유증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벌써 뱃속이 부글거리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메스껍고 더부룩하고
이 숙취 기분이 안좋아서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아니...
술을 멀리하고 싶은 것은
술을 먹어도 안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음을 하고
속알이를 한다.
태화강역으로 향하는 택시를 잡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건너편 식당앞에서 아직도 출발하지 않은 야크님이랑 신우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택시 한대가 내 앞에 섰다.
"태화강 역으로 갑시다."
부르릉......
시원스레 미끄러져 간다.
이제 남은 것은 '센티아고'의 수리
요건 순전히 나의 일.
다들 신경들 써줘서 고마웠지만
정작 풀어야 할 것은
나 혼자이다.
출발한지 10분만에 택시는 태화강역에 도착하고
도착 직전에 메다방에 금액이 4700원...에서 조금씩 올라가더니
역에 도착하니 5200원이 되었다.
만원을 내밀었더니
"혹시 200원 없어요?"
"없는데요."
"음.... 어쩌나 200원을 안받기도 뭐하고...."
"계산하고 잔돈 주세요."
"마..... 그냥 오천원만 받겠습니다."
"아.... 죄송하네요."
오천원을 받아쥐고 내리면서도 미안한 생각이 가시지를 않는다.
택시 영업하시는 분들한테는
항상 팁으로 500원 이내는 거스름돈을 안받았다.
"수고하세요."
출발하는 택시를 향해 큰소리로 소리친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두리번두리번 태화강 역을 둘러본다.
엉?
역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넓고 조형도 잘 되어있고.
역 대합실에 휴게소에 화장실에
역시 잘 꾸며져 있다.
적당히 사람이 있는
아늑한 공간의 기차역
음...... 참 여유가 감도는 것 같은
일단 휴게소에 들어가 창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보니
앞에 전원소켓이 있다.
스맛폰 충전용....
내 스맛폰을 꺼내
배터리를 보니 딸랑딸랑하다.
일단 카페에 글을 쓰기로 했다.
스맛폰은 자판이 정말 힘들다. ㅠㅠㅠ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 글쓰기
한참 써나가다 시계를 보니
출발할 시간.
기차를 타고 의자에 앉아 열심히 글쓰다보니
벌써 기장, 좌천, 송정, 해운대를 진나고 있다.
기차에 내리기 직전에 대충 시나리오를 끊고
저장하기를 누르니
부전역으로 기차가 쑥 들어가 덜커텅 선다.
기차역에 내리니 한겨울이지만 정오의 햇살이
등뒤에서 따스한 온기를 전달해준다.
어제 낮부터 서면에서 자동차 공구 수리를 하시는
7촌 당숙을 수소문 하고 있었다.
발길을 끊긴지 벌써 15년은 족히 될 듯
그동안 전화번호도 핸드폰 바뀌면서 잊어버리고
이제 내가 필요해서 찾게 되었다.
드디어
상호까지 알게되고
네이버에서 전화번호를 알아서 전화를 드린다.
따르르릉.....
신호가 한침을 가서야 전화를 받으신다.
"안녕하세요. 정진인데요....."
"여보세요. 누구?"
"아제요. 저 정전이라구요."
"아~~~, 정지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발음중 받임은 빼고 말씀하신다. ㅋㅋㅋ
"좀있다 가게에 놀러갈께요."
"그래, 온나 점심이나 한끼하자."
전화를 끊고 이제 부전역을 나선다.
서면에서 가게를 찾는건 쉬웠다.
서면을 접어드는 골목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제요. 잘 계셨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래, 어서온나."
일하던 손을 멈추고 일단 커피한잔 마시며
집안일이며 가게를 새로 건축해서 옮긴일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제요. 이거 오토바이 세루모타인데 브러시가 나가서 고칠려고 하는데...."
오른쪽 주머니에 신문지에 싼 부속뭉치를 꺼내어 물어본다.
"응, 이거? 요밑에 00사에서 수리한다. 밥먹으로 가면서 맡기고 가면되."
아싸~~~
역시 일은 발품보다는 정보력이 중요한거야 ㅋㅋㅋ
점심먹으로 가면서
수리를 맡기고
맛있게 국밥한그릇 후 또다시 가게로 돌아와 수리가 될때까지
가게 구경도 하고
수리하는 것도 보면서 시간을 죽이다가
너무 늦는 것 같아서
직접 찾으러 갔다.
자리를 비워서 핸드폰으로 확인해보니 10분후에 도착한다.
정신없이 어지러운 가게선반에 떡하니 수리되어 있는 모습
캬.....
거의 순정품 같이 깔끔하게 제작되어 용접까지 되어 있다.
잠시 기다리니 주인이 오시고
계산을 마쳤다.
그리고 이것저것 물어본다.
"오토바이 모타 수리는 여기서 다 되나요?"
"그럼요."
"그럼 택배로 수리도 해주나요?"
"해줍니다."
"아..... 그럼 제가 인터넷에 올려드릴께요. 명함한장만 주세요."
"명함.... 그런거 없는데..."
"아네..... 일단 수리해줘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가게를 나서면서 이제 남은 것은 울산쉼터로 다시 돌아가
수리를 마무리 지으면 된다.
걸어가면서 기차표를 예매하고
또다시
아제네 가게에 들러 수고하시란 인사를 드린 후
부전역으로 향한다.
스맛폰으로 틈틈히 써오던 글을 부전역 대합실에서 공짜 와이파이가 되는 걸 확인하고
사진을 왕창 끼워 넣었다. ㅋㅋㅋㄱ
스마트폰 배터리가 ...... 딸랑딸랑
기차 출발 7분전에 마무리하여 저장했다.
기차를 타고 심심하게 오는데
카톡이 온다.
"좀 있으면 마치는데 태워 드릴까요?"
전자인간님이 퇴근하면서 문자를 날린 것이다.
"뭐.... 택시타고 가지뭐"
첨에는 날도 춥고 헬멧도 없어서 사양을 했지만.
"4시에 기차역에서 기다릴께요."
"......... 콜~~~ "
이렇게해서
마지막까지 수리하는 동안 '전자인간'님의 도움을 받았다.
역에 도착하자 벌써 전자인간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이크에 텐덤하고 울산쉼터로 고고....
도착해서 곧바로 조립에 들어가 봅니다.
그러나 조립도 잘 안되네요.
우여 곡절끝에 조립도 끝내고
시동을 걸어봅니다.
"걸려라~~~~"
팈......
엉?
팈.... 팈.... 팈....
우짜지?
뭐 조립을 잘못했나?
또 분해합니다.
브러시를 갈았는데 접촉이 안 좋은 듯 싶어서
브러시를 약간 홈을 파주고
이제는 배터리 충전기에 물려서
기동 테스트 까지 해봅니다.
직결하니 잘 돕니다.
첨에는 약한 듯 하다가
브러시가 서서히 안착되면서 시원스럽게 돌아갑니다.
이제 설치만 하면 될 듯.
다시 설치합니다.
이제 자신있게 스타트 스위치를 누릅니다.
팈....
허걱~~~~ 이거 뭐야?
"스타트 릴레이가 나간거 아닐가?"
".........." 옆에서 보고있던 전자인간님도 걱정스런 표정이 된다.
"뭐...." 바이크 놓고 가지뭐.
스타트 릴리에 한번 뜯어나 봐야겠다 싶어
이젠 안장을 분해해서 들어내고
배터리를 들여다 보니
배터리 케이스가 내려앉아 스타트 릴레이 선이 늘어져 있다.
배터리를 바로잡고 선을 흔들어 보는데....
갑자기 세루모터가 돌아간다.
헐~~~~
세루모타 선이 떨어져 배터리 +선에 닿은 것이다.
"아싸~~~ 찾았다!"
그 이후로는
공구찾는데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ㅋㅋㅋ
끊어진 선을 다시 연결하고
시동을 거니
칼것이 걸린다.
부릉~~~~~~~
"이제 해결했네요."
"고마웠습니다."
전자인간님과 저는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쳐다봅니다.
이제 대충 울산쉼터를 정리하고
그제야 꼼꼼히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정말 괜찮은 곳이네.....
그러나
관리는 통 안하는 듯 ㅋㅋㅋ
"자 출발합시다."
"수고했어요. 추운데 조심해서 가세요."
이렇게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한 시간은 저녁 7시30분경
옷속을 뚫고 들어오는 냉기는 손까락을 마비시키고
오는 동안 두번이나 손을 녹이려고 섰다.
발도 시리고.....
그래도 해월정에 올라
트레이드 마크 사진찍고 마무리한다.
정말 힘든 1박2일의 일정이 끝났다.
'센티아고'는 이제 스타트모타까지 새롭게 싹 바꾸게 된 것이다.
이제 고장날 일 없을꺼다.
다 고쳤는데......
집에 돌아오니
마눌이 쳐다본다.
"잠깐 기다려~~~~"
신문지 두장을 깔아 놓고 옷을 벗어 놓고 샤워하란다.
이건 뭐..... 항상 겪는 의식이니.
마눌이 깔끔을 너무 떨어서 외박하면 무조건 옷을 벗겨 세탁한다. ㅠㅠㅠ
샤워후
채려준 저녁밥을 먹는데
"고장난 오토바이는 고쳤나요?"
"응"
"도대체 수리비가 더 들겠네....."
"마져.... 똥차라서.... 새거 한대 사줄래?"
곁눈으로 마눌을 쳐다보며 슬그머니 약올려봅니다.
역시나.....
"죽을래~~~~"
오른손을 불끈쥐고 눈에 힘 빡주고 취하는 포즈.....
귀엽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저는 가끔씩 놀립니다.
따시한 울집이 최곱니다.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끝 ---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
음 ~ 다음 드라마도 기대 되는데 , ,
사연이 많아지면 안좋은거잖아요 ? ㅎㅎ
사연이 많아질수록 젊어진다는.....
100배 동감하는 유부남 애독자 입니다.
예전 서면 부속상 골목에서 18년을 살았었죠. 서울은 오늘도 영하5도로 시작합니다. ㅠㅠ
주말 안라하세요. ^^
서울 애독자도 계시네요.^^
그런데 15년만에 만나는 7촌 당숙님이 정말 좋으시네요.
저는 망설일듯 합니다.
ㅎㅎㅎ 가까운 집안이라...
살아가면서 책을안보고 안읽는사람 중에 한사람인데 카페에 올라온글 보고있으면 한편의 책을읽고 간다니깐요 ㅎㅎㅎ 대단혀요 미랴쥬의 영화한편 만들어도 손색이 없어여 작가로 인명합니다
감사혀요.... 잼있는 바이크 스토리를 만들어 가야죠.
고생 하셨네. 이제 손맣 다 봤잔어유
이제 보냅시다 센티아고...
풀닢님 은근히 매료 되네요 ^^
담에 새로운 단편소설 부탁합니다 ㅋㅋ
하루 하루 보람이 있겠네요...작가 하셔도 되겠습니다...
아제요 잘계셨어요? 뭔가 언발란스인데..
아제요 잘계셨는교? 해야 표준어
경상도 떠난지 오래 됬수다.
ㅋㅋㅋ 촌스러워 잘안씁니다.
@풀닢(부산/해운대) 사실 저도 울산표준어 안씁니다
@엔돌핀젤리(울산) 서울의 밤
즐겁게 놀다 오세요.
@풀닢(부산/해운대) 마치자마자바로복귀했습니다
서울에도 눈 안오더라구요
@엔돌핀젤리(울산) 그래도 구경이나 하고 오시지.....
대단하십니다. 담에 많은지도 부탁드립니다~~
에고....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