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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라의 다시 들추는 책장] ⑧ 흥미진진 공주를 만나다
유일무이 공주 여행책, 《공주 도시산책: 흥미진진 공주를 소개합니다》
공공기관과 협업으로 만드는 책, 수익을 떠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기회
부족하면 몸으로 때운다,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
독자의 눈으로 구성한 목차, 어떻게 경험을 조율할 것인지가 숙제였다
‘배소라의 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진다. 여덟번째 책은 공주시와 협업해 만들었던 <공주 도시산책>이다. 두 기획자가 그 이전 작업에서 사랑하는 도시로 공주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공주시의 의뢰를 받아 책을 만들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부러 어렵게 갔고, 제안받은 만큼만 하면 될 것을 거꾸로 자꾸 제안을 하면서 일을 키웠다. 기꺼이 즐겁게 일했던, 역시 애정과 덕질이 일과 통할 때 가장 행복하단 걸 생생하게 증명해주는 일화를 공개한다. [편집자 주]
2022년 메디치미디어에서 출간한 공주 안내서 《공주 도시산책》. 대중을 위한 공주 여행 안내서를 내고 싶어 한 젊은 공무원의 바람과 공주를 이해하면서 애정하게 된 두 기획자의 열정이 만든 책이다. / 사진=메디치미디어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책
2022년 3월 중순 어느 날, 사무실에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주시청 기획과의 ㅇㅇㅇ이라고 합니다. 배소라 실장님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무슨 일인지요.”
“저희가 공주시를 소개하는 책자를 만들려 하는데요. 메디치에서 작업이 가능하실지 알아보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작업 가능 여부는 원하시는 출간 일정과 예산, 책의 콘셉트에 달려 있죠.”
“메디치가 충남역사문화원과 작업해서 만드신 책을 봤습니다. 굉장히 잘 만드셨더라구요.”
이어지는 그의 말의 요지는 이랬다. 공주시의 역사와 모습을 속속들이 담아낸 방대한 「공주시지」 가 수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되었다. 많은 노력이 들어간 훌륭한 자료지만 분량이 너무나 방대해 누가 읽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10권은 1~9권을 아우른 요약본으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참고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목차도 재구성하고 윤문 작업을 하고 사진도 보충해서 일반 대중이 읽기 편한 공주시 여행 안내서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일반 단행본 중의 공주 관련 도서를 살피다 우연히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메디치가 작업한 시리즈*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미 시리즈로 공주 관련 작업을 했으니 공주 역사와 지리에 대한 이해도가 있을 테고 충분히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전화를 하게 되었단다.
*공주가 좋다 전 4권 시리즈. 1권 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2권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 3권 갱위강국 백제의 길, 4권 근대도시 공주의 탄생 등이다.
“제가 책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잘 모릅니다. 관련해서 전체 작업 프로세스와 일정, 비용 등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선뜻 그러겠다고 한 것은 이미 메디치미디어에서 공공기관의 의뢰를 받아 책을 내는 작업을 해마다 한두 건씩 몇 년간 해왔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주라면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책을 만들면서 수차례 방문했기에 여러모로 익숙했다.
전화를 끊고 당시 출판콘텐츠실 진용주 팀장에게 이 건을 전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프로젝트의 실무자였던 진 팀장은 작업을 하면서 공주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기에 흔쾌히 작업을 수락했다.
공공기관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과 비용이다. 주무관과 몇 차례 메일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확인할 부분을 정리했다. 10월 초까지 납품하면 된다고 하니 그건 오케이. 그다음은 예산인데, 올컬러의 여행 안내서를 만들기에는 주어진 예산이 생각보다 적었다. 애로사항을 말했더니 납품할 제작 부수를 조정해주겠다고 했다. 여러 조율을 마친 뒤 제작 프로세스, 인력 구성, 비용, 일정 등을 정리해 보냈고, 그는 「공주시지」 10권 파일을 전달해 우리가 내용을 검토할 수 있게 해주었다.
국립공주박물관의 귀염둥이이자 간판스타인 국보 제162호 무령왕릉 진묘수. 진묘수는 무덤을 지키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신선세계로 인도하는 상상 속의 동물로 돌이나 흙, 나무로 만들었고, 물소나 돼지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진묘수는 공주에서 가장 빈번하게 만나게 될 공주의 대표 이미지로, 진품을 만나기 위해 기꺼이 박물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 사진=진용주
쉬운 길을 마다하고 선택한 길
4월 초 공주시에 가서 직접 계약을 체결해야 했기에, 제출할 산더미 같은 서류들을 정리하고 진 팀장은 시지를 검토하며 기획 방향을 잡는 것으로 업무를 나누었다. 그런데 시지를 검토하던 진 팀장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지 내용은 목차 구성이나 원고로서 매력이 없어요. 사진도 쓸 만한 것이 한정되어 있고요. 시지는 참조 자료로만 활용하고 새로 목차를 짜고 그에 맞춰서 필요한 부분은 취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사실상 완전히 새로 써야 한다는 건데, 작가비가 리라이팅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어요. 예산이 빡빡해서 다른 곳에서 가져올 비용이 없는데 어쩌죠?”
“제 생각에는 작가비에 해당하는 정도만 취재와 원고 작성을 의뢰하고 나머지는 제가 커버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고, 그렇게까지 하면 너무 고생하실 텐데.”
“시청은 납품 외에 일반 판매도 원하고 있잖아요. 잘 만들어서 납품 수량 외에 추가 인쇄를 하고 그걸 팔면 최소한 손해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그렇게 하시죠. 그럼 저도 한두 편가량 취재하고 사진도 찍어서 드릴게요.”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두 사람 다, 이전에 재직한 출판사에서 여행서 편집을 여러 번 해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참고로 진 팀장은 여행서 편집자일 뿐 아니라 직접 여행서를 집필한 작가이기도 했다.
결론을 내리고는 4월 10일 계약 서류를 챙겨서 진 팀장과 함께 공주시청을 방문했다. 계약 서류를 접수하고 담당자와 담당 부서의 과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책의 집필 방향에 대한 우리의 의사를 밝혔다.
“과장님, 저희가 살펴보니 공주시만을 단독으로 소개한 안내 책자가 없더군요. 있을 법도 한데 좀 놀랐습니다. 이 책을 만들면 최초의 공주시 여행서가 될 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뿌듯하고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말에 이어서 진 팀장이 본격적인 용건을 꺼냈다.
“그래서 욕심을 좀 부리고 싶습니다. 시지 내용을 재구성해서 윤문하는 게 아니라 시지를 바탕으로 하되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목차를 다시 짜고 공주시 여행 가이드에 적합하게 원고를 다시 썼으면 합니다. 시지는 일종의 참고 자료가 되는 셈이지요.”
진 팀장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잠시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공주시에 애정을 갖고 대중에게 팔릴 만한 책으로 만들어주시겠다니 좋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네, 서울에 돌아가서 기획안을 수정하고 목차를 새로 짜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기획자가 공주 프로젝트를 하며 함께 마음에 들어했던 일번이 공산성이다. 책의 목차에서도 가장 앞에 실렸다. 사진은 금서루 입구로 들어가 전망 포인트에서 공북루를 내려다본 모습. 뒤쪽의 너른 땅에는 1990년대까지 성안 마을이 있었다. / 사진=진용주
‘독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장소를 찾아라
회사로 돌아와 우리는 콘셉트에 맞추어 기획안을 수정하고 시지와 공주 역사서 내용,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목차 구성을 시작했다. 어떻게 카테고리를 나눌까 고민하다가 우선 공주에서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할 장소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공산성,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 마곡사, 계룡산. 골라내보니 다섯 곳으로 추려졌다. 첫 번째 카테고리는 그렇게 ‘공주 여행의 BIG 5’로 잡았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역사였다. 선사시대부터 백제 왕도를 거쳐 조선시대, 또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역사를 품은 유적들이 있으니 역사 여행은 필수였다. 그 밖에 공주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했다. 공주 출신으로 유명한 박동진 명창의 박동진판소리전수관, 도예가들의 산실인 계룡산 도예촌, 민속극박물관, 연미산자연미술공원 등 현대에 생겼지만 독특한 개성을 지닌 문화공간이 많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반했던 공주 구도심이 있었다. 도심재생사업 덕에 매력적으로 탈바꿈한 제민천변에는 얼마나 매력적인 가게들이 많은지…. 세 번째 카테고리는 문화와 생활을 아우르는 도시 여행으로 정했다.
대중에 어필하는 기획은 결국 우리가 철저히 독자가 되어 그 관점에서 기획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반했던 그 장소들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엮어내보는 거야!’ 이렇게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소개하겠노라고 세부 목차를 보내자 공주시에서도 한두 개 수정과 추가 제안을 했을 뿐 큰 이견 없이 목차를 수용했다. 그렇게 20개의 장소를 담은 목차가 완성되었다. 실제로 세부 목차를 완성하고 확인받는 데 3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제는 콘셉트에 맞춘 샘플 원고를 만들 차례였다. 책의 콘셉트를 바꿀 때 진 팀장이 염두에 두었던 작가가 있었다. 잡지사 기자 출신으로 여행, 문화 칼럼니스트로 언론에 글을 기고하면서 꾸준히 여행서와 문화 관련 책을 내온 프리랜서 여행작가 류혜숙 씨였다. 우리 책에 마침맞은 작가였지만, 원고료가 전 권을 쓰기에는 부족했던 터라 60% 정도 분량을 쓰는 조건으로 류 작가는 집필 제안을 받아들였다.
기획안을 건네고 이 책의 취지를 설명한 뒤 취재를 해서 샘플 원고 2편을 먼저 써달라고 했다. 2주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샘플 원고를 받았으나 우리의 의도와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았다. 나와 진 팀장은 피드백을 주어 수정을 부탁했고 류 작가도 수정 의견을 잘 반영해 수정해주었다. 결국 사진까지 들어간 샘플이 완성된 것은 목차 컨펌으로부터 다시 3주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공주 시청에서도 은근히 독촉을 해서 진땀이 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무사히 통과되었다
왕릉원의 여름 모습. 경주 고분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것이 공주나 부여의 백제 고분들의 특징이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2021년 9월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아 새로 바뀐 이름이다. 이전 이름은 ‘공주 송산리고분군’이었다. / 사진=진용주
취재하고 사진 찍고 원고를 쓰고 편집하고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류혜숙 작가와 진 팀장의 취재가 시작되었다. 취재하고 사진 찍고 돌아와서 원고를 쓰는 작업이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책을 위한 원고가 하나둘씩 쌓여갔다. 어느 날, 바쁘게 작업을 하는 진 팀장에게 말했다.
“약속대로 제가 원고를 최소 한 편은 써드려야죠. 어느 파트를 쓸까요?”
“어떤 카테고리를 쓰기 편하시겠어요? 편한 걸로 드릴게요.”
나는 새롭게 태어난 제민천변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하루 취재를 다녀와야 하는데…. 혼자 가긴 좀 심심하네.’ 고민하던 나는 딸아이에게 동행을 청했다.
“엄마가 공주 취재 여행을 가야 하는데 같이 갈래?”
“좋아요. 공주 카페를 좀 둘러보고 싶어요.”
그렇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7월 초, 딸아이와 함께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공주로 가는 시외버스에 올랐다. 토요일이었지만 이른 아침이라 차는 막힘없이 달렸다. 그러나 10시 반쯤 도착한 공주의 날씨는 아쉽게도 흐림. ‘그래도 비가 안 오는 게 어디야.’ 위로하며 사전에 점 찍어 두었던 포인트를 하나씩 훑어가며 제민천변 답사를 시작했다.
1급 하천수 수준으로 정화되어 흐르는 제민천은 곤충과 물고기, 새 등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 또 공주시민과 여행자들을 품고 반겨주는 보금자리다. / 사진=배소라
나중에 잊지 않기 위해 주요 포인트
에서는 풍경과 감상을 녹음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서 찬찬히 훑어갔다. 나와 딸아이는 제민천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천변 산책로의 풍경과 갤러리와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고 찍으며 걷다가 일제강점기에 지은 근대 양옥을 개조한 음식점에서 맛있는 만두전골을 먹으면서 쉬었다. 공주하숙마을 기념관을 돌아본 뒤 근처에 딸아이가 봐둔 한옥 카페로 들어가서 티타임을 가졌다. 다시 여러 문화 공간, 게스트하우스, 갤러리를 둘러보다가 독립서점을 겸하고 있는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 앉아 아픈 다리를 쉬게 했다. 마지막으로 발견한 곳은 유럽식 천연발효빵을 파는 작은 베이커리였다. ‘아니 공주시에 이런 곳이!’ 서울 한복판 서촌에서나 있을 법한 정통 유럽 빵에 놀랐다.
옛 동네의 정겨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개성적인 카페와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서점 등 시선을 끄는 문화공간이 자리한 제민천변은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사례가 될 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이때 취재한 내용과 촬영한 사진은 《공주 도시산책》의 제민천변 꼭지에 잘 담겨 있다.
제민천변의 골목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게와 장소들. 어디든 즐거운 추억이 될 만한 곳들이다. / 사진=배소라
유일무이한 공주 도시 안내서
2개월 반에 걸친 취재와 원고 집필 작업의 시간을 거친 뒤, 가장 바빠진 사람은 진 팀장이었다. 여행서는 사진과 정보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편집에 품이 많이 든다. 9월 내내 주말 중 하루를 반납하면서까지 바쁜 편집 작업이 이어졌다. 그런 열정과 노고를 담아 2022년 10월 초 《공주 도시산책》이 출간되었다. 공주의 매력을 담은 장소들을 사진과 함께 풍성한 내용으로 소개하고, 장소를 찾아가기 위한 팁과 지도까지 들어 있어 공주 여행서로 손색없는 책이다.
화사한 주황색 표지와 사진이 조화롭게 배치된 근사한 본문 디자인, 그리고 지도 작업은 손이 빠르고 센스 있는 메디치 막내 디자이너가 완성했다. 안에 들어간 수많은 사진은 공주시지에 들어있던 것과 류혜숙 작가와 진용주 팀장이 새로 찍은 것들이 주였지만, 그래도 그중 내가 찍은 몇 장의 사진이 제민천변 꼭지에 실려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공주시청 납품용 도서를 인쇄하면서 대중 판매를 위한 책도 함께 찍어 출간했다. 납품한 도서를 받은 공주시 담당자를 비롯한 이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다. 이 책은 공주시의 주요 박물관과 역, 도서관 등에 비치되었다. 우리의 바람과 달리 시장에서 큰 반응을 보이지는 못해서 아쉬움이 남지만, 누가 공주 여행서를 소개해달라고 한다면 기꺼이 소개할 만큼 잘 만들어진 책이라고 자부한다. 몇 권 안 되는 메디치 여행서 라인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공주 도시산책》은 국내 유일의 공주 안내서다. 대중을 위한 공주 여행 안내서를 내고 싶어 한 젊은 공무원의 바람과 공주를 이해하면서 애정하게 된 두 기획자의 열정이 이 책을 만들어냈다. 요즘같이 출판시장이 어려운 시기에는 일반 출판 외에 공공기관과 협업을 하는 출판사들이 여럿 있다. 제작 관련 비용은 가파르게 증가하는데 공공기관의 예산은 10년 전 금액 그대로 머물러 있기에 예전처럼 큰 이익을 거두기는 어렵다. 그러나 때로는 선물처럼 내가 만들고 싶은 책, 애정을 갖고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책을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그것은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공주 도시산책》이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글쓴이 배소라는
㈜메디치미디어 출판콘텐츠실 실장을 맡아, 메디치 출판 분야의 여러 일을 책임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잡지사에 입사하게 되면서 편집의 매력에 빠져 30년째 출판업에 종사하고 있다. SBI 출판예비학교 강사, ‘밀리의 서재’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으며 다산북스 실용서 편집장, 여행, 문화예술서를 만드는 컬처그라퍼 편집장을 역임했다. 홍차와 커피 마니아이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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