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중편 [오키가구]공중정원空中庭園 1.

[할란SY]

그 모든 것은 단 한줄의 광고지로부터 시작된 것이였다―

[공중정원空中庭園]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찬바람이 집 안까지 스멀스멀 들어오는 추운 겨울날, 한때 백야차(白夜叉)라고 불렸던 남자는 비길 데 없이 '한심한 50대 중반의 아저씨' 포즈로 점프를 읽고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그의 옆에는 신파치―그와 딱히 다를 것 없는 매니악한 안경―과 가구라―어떤 의미로 더 심각한 다시마 초절임녀―가 함께였다.

"어이, 신파치."

모처럼 조용히 점프를 읽고있던 긴토키가 신파치에게 말을 걸었다. 츠우의 포스터를 스크랩중이던 신파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왜요? 심부름이라면 다음에 시키세요."

"아니, 심부름이 아니라."

읏차-, 하고 몸을 일으킨 긴토키가 사뭇 진지하게 물었다.

"넌 꿈이 뭐냐."

의외의 질문에 신파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고, 자는 사다하루 위에서 뒹굴거리던 가구라도 동작을 멈췄다. '저 인간 미쳤어요?' 의 표정을 짓고서.

잠시 생각에 잠겼던 신파치가 입을 열었다.

"도장을 다시 일으키는 건 아무래도 누나의 꿈이고, 마음같아서는 츠우와의 이런저런 행복한 삶이라고 하고 싶지만, 역시 남은 여생 명대로 편안히 잘 살다 가는걸까요. 저는."

"네 녀석은 역시 사무라이 쪽으로는 재능 없다니까. 남자가 말이야, 꿈이 없다면 그건 인생에서 딸기우유를 뺀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이다…."

그런게 없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거든요.

신파치는 애써 참고 또 참았다.

"그나저나 꿈은 왜요?"

"아아, 이런게 붙어있더라고."

긴토키는 점프사이에 끼워져 있던 전단지를 들어올렸다. 어느 전단지나 그렇듯, 핵심 문장에만 빨간색으로 강조 해놓은, 딱히 별볼일 없는 평범한 전단지였다.

그 전단지의 핵심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유치찬란하게 과장된 큰 글씨때문에, 전단지 한 면이 전부 그 문장 하나로 빛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정작 무슨 광고인지도 모르겠고.

"이런 광고 쓸 사람은 완폐아밖에 없다, 해. 도대체 무슨 광고?"

전단지를 집어든 가구라가 한심하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마도…

다이어트 광고."

얼마 안 가 긴토키는 다시 점프를 읽기 시작했지만, 가구라는 한참 동안 전단지만을 보고 있었다. 요란한 그림과 글씨체의 우습기만 한 광고를.

일어나-! 빨리 일어나지 않으면 냉장고의 딸기우유랑 케이크, 내가 다 먹어버릴거다, 해.

이른 아침, 시끄러운 목소리에 잠에서 깬 긴토키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짜증스럽게 내려다보는 가구라의 얼굴이였다. 더불어 가구라 우산의 빛나는 총구(銃口)도.

"난 아침부터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거냐? 가구라."

"나 좀 도와줘, 긴쨩. 오늘은 누님한테 찾아갈 예정이다, 해."

긴토키는 무거운 몸을 힘겹게 일으켜 부엌으로 향했다.

"가려면 혼자 가라고. 왜 나까지 따라가야 하는건데?"

딸기우유와 케이크의 무사함을 확인한 뒤 그는 귀찮다는 듯 다시 자리에 누웠다.

"생각해 보니까 말이지, 난 꿈을 위해서 노력한게 없었다, 해. 그래서 누님에게 무술을 배우려고.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긴쨩처럼 한심한 사람옆에 있다보면 분명히 나도 그렇게  한심한 인간이 되어버릴거다, 해."

"그러니까 내가 왜 따라가야 하냐니까, 가구라."

가구라는 지극히 순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님이 신세망친 계란말이 먹일테니까."

순간 긴토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가구라는 아랑곳 않고 사다하루에 긴토키를 칭칭 묶기 시작했다. 물론, 몇대 때려서 기절시킨채로.

코도칸 도장. 문패 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가구라는 안으로 들어갔다. 도장에 진동하는 탄 냄새와 하겐다즈 냄새를 애써 무시하고는 성큼성큼 크게 걸었다.

"누님, 나 왔다, 해."

"어이어이, 가구라. 부탁이니까 나 좀 놓아주라고!"

긴토키의 가녀린 목소리는 가구라 앞에서 자근자근 씹혔다(?).

"어머, 무슨일이니? 가구라. 이 이른아침에, 그것도 긴토키씨까지 달고."

뭔가 만들던 중이라는 표정의 오타에는 반갑게 그녀를(그리고 긴토키를) 맞았다.

"누님한테 부탁할게 좀 있어서."

오타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싱긋 웃을뿐이였다.

***

유후. 신센구미를 철저히 소외시켜버렸군요()

게다가 아무리봐도 긴가구예요, 이건(<-). (또 원래는 단편을 계획했었다는ㄱ-)

그래도 덧글달아주시면 사랑해드립니다(하트하트하트)<

[[僞無]]

어욱;ㅂ; 뒷얘기가 궁금해지는군요 - 역시 우리 구라짱은.. 멋쟁이[?]

[키리야]

하하 귀여워요, 전 긴가구가 더 좋은데< 그보다, 인생에서 딸기우유를 빼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잖아요? 전 그말에 동감하는데요?<

[이건아냐정말아냐]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 [하하]

[[＃]턴]

역시 오타에 누님의 계란말이가 큰 영향을 끼치네요 허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