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 금장대를 아십니까? 지금의 영랑정은 원래 금장대였다. 금장대를 복원하고 엉뚱하게 영랑정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런 사실조차도 시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속초역사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분들의 권고대로 현판을 바꿔야 한다. 속초 시승격 60주년에 속초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그자체가 역사 왜곡이다.
속초사진역사의 산증인 이춘복 설악신문 이사는 ‘금장대(金將臺)와 영랑정(永郞亭)’(설악신문 2016.09.05.)에서 속초시사(2006년)의 “영랑호 남쪽 범바위 바로 옆(동쪽)에 있다. 6.25 때 이 지방 수복에 공이 많았던 제11사단장 김병휘(金炳徽)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정자(金將臺)가 있었으나 풍우에 퇴락되어 정자는 간 곳 없고 시멘트로 축조된 6각으로 된 기단부(基壇部)만 남아 있던 것을 2005년도 복원계획에 의해 새로운 정자가 들어섰고, 시민공모에 의해 ‘영랑정(永郞亭)’이란 명칭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를 인용했다.
이어서 속초시가 2005년 세운 영랑정 안내판의 오류를 지적했다. 조선후기 <신증동국여지승람> 권45 간성 산천조(杆城 山川條) “永郞湖 在都南五十里 周三十里 汀回渚曲 巖石奇怪 湖東小峰 半入湖心 有古亭基 是永朗仙徒 遊賞之地”을 잘못 해석했다는 것이다. 호동소봉(湖東小峰), 즉 원래 정자위치는 영랑호 동쪽이고, 범바위는 영랑호 남쪽이기 때문에 정자가 있던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위 속초시사에도 “영랑호 남쪽 범바위”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래 영랑호 정자가 있던 곳은 어딘가? 반입호심(半入湖心), 즉 영랑호 정자가 있던 곳은 기암기석이 호수에 반이 들어가는 지형으로 현재 ‘통천군순국동지충혼비’와 ‘이형근장군 덕정비’가 있는 뚝적바위 인근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필자가 이춘복 이사가 소장한 사진들을 살펴보니 영랑호 둘레길 매립 이전 이곳은 호수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영랑호수가 불어나면 일부가 잠기고 갈수기에는 바위가 드러났던 것이다. 또한 사진 배경에 여러 기암들이 있고, 기암들 사이를 넘어 다닐 만큼 지대가 높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최재도 속초학연구소장은 ‘영랑호 범바위’(설악신문2004.12.06.)에서 “범바위 위의 정자는 그 이름이 ‘금장대’였다. 그것 또한 ‘군사시설물’이었다. 6.25때 속초를 수복한 기념으로 1951년 육군부대가 세운 것이다. 말하자면 전승기념물이었던 셈이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니, 금장대를 복원하겠다고 한다. 금장대도 또한 그렇게 부활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2005년 속초시는 결국 금장대를 복원하고 영랑정 현판을 걸었다. 이런 모순이 없다. 만일 수복탑을 복원하면 그때도 다른 이름을 붙일 것인가? 그래서 필자는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았다. ‘영랑호 금장대 복원 이달착공’(설악신문 2005.03.14.) 기사에서 “속초시는 한국전쟁당시 속초지역 수복에 공이 많았던 제11사단장 김병휘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영랑호 금장대를 이달에 착공해 오는 6월까지 복원키로 했다”, ‘영랑호 범바위 정자 복원된다’(설악신문 2005.08.30.) 기사에서 “기단부만 남아 있는 금장대 터에 정자를 복원키로 했다”, 그랬는데 박모 전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이 ‘영랑호 범바위에 복원되는 정자’(설악신문 2005.11.22.) 기고문에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근거로 범바위 정자는 “영랑정이 적확성을 가진다”고 주장했고, 당일 속초시정조정위는 ‘영랑호 범바위 정자명칭 결정 유보’(설악신문 2005.11.22.)를 했다. 이렇듯 황당하게 결정된 것이다.
지역의 역사도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시정위원회나 문화원 담당자가 시민공모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더구나 옛 문헌을 잘못 해석한 한 사람의 주장에 의해 역사적 유적 명칭이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춘복 이사는 직접 촬영한 퇴락해가는 금장대의 여러 사진들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 속에 ‘금장대(金將臺) 글자가 너무나 선명하다. 이제라도 현판만 바꾸면 된다. 왜냐하면 원래 영랑정이 아닌 금장대를 복원했기 때문이다. 속초 시승격 60주년에 속초역사 바로 세우기는 금장대 현판을 복원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속초문화원 홈페이지/속초향토사1차 자료/검색란에 ‘금장대’를 입력하면 옛 범바위 금장대를 볼 수 있다.
최철재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