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 시 모음 15편
《1》
30cm
박지웅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거리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리
눈빛이 흔들리면 반드시 들키는 거리
기어이 마음이 동하는 거리
눈시울을 만나는 최초의 거리
심장 소리가 전해지는 최후의 거리
눈망울마저 사라지고 눈빛만 남는 거리
눈에서 가장 빛나는 별까지의 거리
말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거리
눈감고 있어도 볼 수 있는 거리
숨결이 숨결을 겨우 버티는 거리
키스에서 한 걸음도 남지 않은 거리
이 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누가 30cm 안에 들어온다면
그곳을 고스란히 내어준다면
당신은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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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비매듭
박지웅
길 한편에 치워진 고양이
꽃을 보고 누워 있다
한 번도 꽃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꽃이 고개를 돌린다
쓰레기나 뒤지더니 쓰레기처럼 죽어 가는
놈의 따뜻한 기억은 대부분 길에서 주운 것들이다
길에서 피었다 사라지는 것들
꽃도 머지않아 이 길에 뼈를 묻을 것이다
북아현동에 첫 추위가 찾아왔다
검은 비닐 챙겨 골목길을 내려간다
신문지로 고양이를 싼다
우그러지며 수의가 우는 소리를 낸다
검은 비닐에 넣고 나비매듭을 한다
고양이와 꽃과 나는, 쓰레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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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놋쇠황소
박지웅
놋그릇에 뼈다귀 하나 건져내
나는 구석구석 빠는 놈, 나는 허둥지둥
빠는 놈, 나는 침을 묻히는 놈
밥뚜껑에 쌓이는 뼈들
한때 소의 한 축이었으나 그림자도 없다
세상에 무덤덤한 일이 어디 있나
이 놋그릇이 소에게는 생지옥이다
옛 팔라리스왕은 나를 놋쇠황소에 집어넣고
배 밑에 장작을 때어 내 몸에 있는 춤을 모두 꺼내었다
훗날 왕도 형틀에 들어가 춤을 추었다
국물을 들이키며, 뼈도 못 추린 이야기
국물도 없는 가난한 생을 떠올리다 문득
저세상의 바닥까지 깨끗이 비우는 게 산목숨이라니
그럴 줄 알았다 여기가 지옥이다
벽에 붙은 도가니탕 얼마 꼬리곰탕 얼마 수육 얼마
망자의 가격이 매겨진 비문을 훑으며
입을 벌린다, 아아 나는 나의 뱃속을 돌고 돌았구나
밥자리에 다소곳이 따라붙는 놋쇠 그림자
오래전 나는
내가 살아 있는 것에 반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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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뜻밖의 세계
박지웅
화장은 제 얼굴에 정성껏 편지를 쓰는 일
화장하는 여자를 곁눈질하다 손거울에서 눈이 마주쳤다
미처 빠져나올 틈도 없이 갇힌 내 얼굴에 파우더를 두드린다
얼굴이 뜨지 않게 거울에 꼼꼼하게 펴바르는 여자는 잔잔하다
어떤 타계의 탁자에 백자처럼 놓여 있는 머리, 어쩌면 거울에
서 나는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비껴간 당신처럼 속눈썹에 앉은 글씨들은
읽을 수 없다 다만 어떤 글씨에는 기차소리가 들린다 나무들
사이로 휘파람처럼 날아가는 기차
여자가 정성껏 입술을 옮기고 있다
내 입에 다른 입술을 붙이고 몇 번 다물어 맞추더니 거울을
닫아버린다 내
얼굴을 가방에 챙겨 넣고 경쾌하게 일어난다
거울은 얼굴이 내리는 낯선 역
나는 그 역명을 끝내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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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박지웅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 통째 걸어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붙어서 읽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읽는 것이다
칠 년 만에 받은 목숨
매미는 그 목을 걸고 읽는 것이다
누가 이보다 더 뜨겁게 읽을 수 있으랴
매미가 울면 그 나무는 절판된다
말리지 마라
불씨 하나 나무에 떨어졌다
출처 : 시집《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2012년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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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거운 숟가락
박지웅
밥그릇에 누가 숟가락 하나 더 얹는다
그림자다, 내가 부양하는 묵묵한 식구
검은 거죽만 남은 나의 장자(장자), 서글픈 첫 새끼
아니 어쩌면 내 얼굴로 복면하고 살아가는
어떤 늙은 아이, 밥 한술 떠 먹이면
그도 내게 밥 한술 먹인다
혼자 먹는 밥상은 기실 또렷한 겸상
봄날 들썩거리는 유채꽃밭처럼 웃다가
운다, 입 다물고 울다가 입 다물고 웃는다
그러면 눈물도 웃음도 한 집에 들어가
그냥 그렇고 그런 또 한 세월 사는 것이다
숟가락을 놓는다, 가만히 손길을 거두는
검은, 참을 수 없이 무거운 숟가락
우리 사이에는 타협할 수 없는 절망이
단번에 건너뛸 수 없는 여러 번의 생이
서로를 파고드는 어두운 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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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물방울 속의 코끼리
박지웅
쪽잠 든 내가 낡은 판자처럼 꿈결에 휘감길 때
간이역 옆구리를 연신 이마로 밀어대는 목련나무
긴 상아에 넓은 귀 펄럭이는 흰 코끼리라는 홀연한 생각
생각할수록 물의 뒷면이 달아올라 끝내 흠칫흠칫 떨어지는데
지그시 물오른 생각의 물방울 하나 이리 들여다보니
나무 바깥으로 쿵쿵 꽃잎은 한 걸음씩 지고
쿵쿵 멀어지는 코끼리가 아니라면 밀려온 빙산 한 채
북극에서 봄날 공중으로 흘러온 목련은 하룻밤에 생겼다가
멀리 사라지지, 쿵쾅거리는 빙하건 물방울 속의 코끼리건
흰색은 뼈의 색, 뼛속에서 자라는 저릿저릿한 폭설의 색
지금껏 몸서리친 내 직장은 백지려니, 어느 잠결에 들었다
종이 속에서 쿠우웅- 무언가 올라오는 소리를
봄은 희고 큼지막한 벼랑을 안고 오는데
그 사이사이 꿴 듯 달래듯 맺힌 꽃들이 팔다리에 옮겨붙어
나는 얼음 같은 글자와 함께 아래로 굴러내리곤 했다
창가에 곧 터질 듯 물방울의 껍질 같은 달무리와
구겨진 구름 몇 뭉치가 파지처럼 굴러다니는 새벽하늘
옆구리 안쪽에 상아가 백미로 박혀 있곤 했다
출처 : 계간 《문학동네》 (202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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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백년과 나비의 어디쯤에 당신이
박지웅
나무가구에 들어간 여자를 보고 왔어요
한 평 남짓 빚은 땅자리에 흙의 가구(家具)를 내리더군요
백년과 나비 어디쯤에 당신이 살았다는 말을 들었지요
비는 빛나요 귓속에 들인 것마다 눈이 부셨지요
빗줄기와 빗줄기 사이에 핀 것도 진 것도 아닌 꽃이 있어요
발아래 주춤거리는 낡은 그림자가 생겨나요
수몰된 것이 어른거려요 흐릿하고 어두운 당신의 사본들이지요
흙의 행간으로 들어간 당신을 두고 우리는 이렇게 돌아서는 것입니다
어떤 망설임은 육체를 가지게 된다니
문장에 숨겨놓은 애인을 꺼내어 다만 쓸어보겠지요
망설이는 것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입술에서 멈춘 입술이 내려앉지 않고 다시 새가 되려나 봐요
백년과 나비의 어디쯤에서 한번은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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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불타는 글자들
박지웅
도서관에는 쓸데없이 많은 정숙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은 그들을 선량한 직원으로 여기지만
사실 그들은 국가에서 심어놓은 비밀요원이다
바닥에 매설된 요원 사이를 통과하지 못한 자들
힘차게 걷던 한 시민의 발목은 화단에서 발견되었다
보라, 우리가 국가를 불렀을 때
국가는 우리에게 와 꽃이 되어 주었다
캄캄한 꽃, 침통한 꽃이 피어 있는 국가
국가의 지하에서 자란 꽃들이 낭자하게 피어 있는 사월
깨어진 글자들이 유리조각처럼 깔려 있는 사월
우리는 격실에 갇혀 서로에게 안부를 묻고 호출하였으나
정숙에 적의를 드러내지 않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사월에 국가는 묵음이었으니
사월에 국가는 침대에 누워 꽃이나 피웠으니
이제 누가 창을 깨고 들어가 침몰한 사월을 인양할 텐가
소곤거리는 사이에 정숙은 어김없이 나타나
엄숙하게 경고하고 바닥에 매복한다
경솔하게 움직이지 마라 제자리를 지키고 지시에 따르라
아, 살아 있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불타는 글자를 종이컵에 담고 우리는 행진한다
적막이 낭자한 이 사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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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소리의 정면
박지웅
명수우물길에 사는 아낙은
소리에 이불을 덮어씌우고, 한다
그 집 창가에 꽃이 움찔거리면
어쩔 수 없이 행인은
아낙이 놓은 소리의 징검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야 한다
생각지도 않은 오후,
악다물고 움켜쥐다 그만 놓쳐버린
신음과 발소리가 딱 마주친다
아, 서로 붉어진다
소리의 정면이란 이렇게 민밍한 것
먼저 지나가시라
꽃은 알몸으로 창가에 기대고
나는 발소리를 화분처럼 안고
조용히 우물길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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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슬픔은 혀가 없다
박지웅
슬픔이 왜 말이 없나 보니 혀가 없다
그는 지금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가 살아온 방식에 대한 예민한 기록 혹은
지극히 외로운 해명 그는 누구인가 아니 그는 누구였을까
본디 그는 없는 듯이 살아왔다
기쁨과 배다른 형제로 태어나 멸시받으며 살았다
평소 온순한 뱀으로 조용히 기어 다니지만
내 마음이 떠나가, 따위 말에 한순간 아가리 벌려
꽃을 삼켜버리기도 했다
말했듯, 슬픔은 혀가 없다
실은 두 갈래로 갈라진 찢긴 마음뿐이다
손수건 같은 곳에 조용히 숨어 지낼 뿐이다
득달같이 달려와 환심을 사려는 가벼운 기쁨에게 비할 수 있을까, 또
큰 기쁨은 구덩이를 깊이 파는 법
본디 그는 손만 잡아주어도 마음을 빼앗기는 정결하고 유순한 처자였다
기쁨이 손 내밀자 순진하게 따라나섰다가 몸을 빼앗겼다
그는 납덩이같은 몸을 일으켜 제 마음속에 몸을 던지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누가 그를 고해의 그늘에 끌고 들어가 무릎 꿇릴 수 있으랴
슬픔아, 부르면 그도 사람처럼 돌아본다
그는 누구에게도 잘못을 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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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습작
박지웅
오래도록 첫 줄을 쓰지 못했다
첫 줄을 쓰지 못해 날려버린 시들이
말하자면, 사월 철쭉만큼 흔하다
뒷줄을 불러들이지 못한
못난 첫 줄이 숱하다
도무지 속궁합이 맞지 않아
실랑이하다 등 돌린 구절도 허다하다
한 두어 철 기다리고 꿈틀거리다
첫 줄은 십일월에 떠난다
문득 하늘가에 흐르는 낮은 물결
소리, 고개 들면
기러기처럼 날아가는 아득한 첫 줄
잡으려니 구부러지는 첫 줄
읽으려니 속을 비우는 첫 줄
하늘가 통째로 밀고 가는
저 육중한 산 하나
오래도록 그 첫 줄을 잊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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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발사의 세 번째 가위
박지웅
평생 남의 뒤에서 살았다
이발사는 뒤에서 웃는 직업이다
이발소로 흘러든 것이 구름이라도 깍듯이 대접한다
등 굽은 이발사는 낙타 뼈로 깎은 빗과
세 번째 가위를 들고 벽에 길게 덮인 거울로 들어간다
대개 구름은 희미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머리칼을 칠 때마다 약간의 물소리가 빠져나간다
손님과의 대화는 다 뜬구름 잡는 소리,
가위는 은빛 날개를 한 비행기처럼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그때마다 구름은 머리채 부드럽게
흔들며 눈을 가늘게 뜬다
가죽 의자에 얌전하게 앉아 있는 듯하지만
이발 보자기 걷으면 구름은 어느새 걷히고 없다
뭉클하게 잘려나간 것을 쓸어모으면
바닥에 낙타처럼 웅크린 것들은 파랗게 눈뜬다
일찍이 이발사는 부모가 솜구름을 타 이불 속에
숨기는 것을 알았다
어린 그는 자주 울면서 농에 들어갔다
거기에 아이들이 꽃다발처럼 이마를 붙인 채 울고 있었다
뭉게뭉게 어둠과 뭉쳐진 무늬들이 목관에서 흘러나갔다
낙타는 등에 구름을 얹고 산다
베두인들은 비가 꼭 필요해지면 낙타의 혹을 찌른다
구멍에서 흘러나온 검은 구름을 마시는 꿈에서
이발사는 세 번째 전생을 보았다
그 생애에서 그는 나무피리로 흰 낙타를 불러 구름을 꺼냈다
죽은 것의 눈꺼풀 위에 돌을 얹고 한 줄로 된
현악기를 켜며 저 낭떠러지에 떨어진 쓸쓸한
음악을 한 번은 찾으러 가야지 마음먹었다
이발사가 묻힌 창에 몇 개 구름이 돌처럼 얹혀 있다
출처 : 월간 《현대시》 (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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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텔레비전은 재밌다
박지웅
우리는 심심하니까, 불을 붙인다
그러니까 담배는 손가락에 끼운 텔레비전이다
당신은 뒤에서 물고 빨고, 텔레비전은 타고 있다
너는 훌륭한 젖을 가졌구나
당신의 입술 사이로 흰 꼬리가 나온다
텔레비전은 맛있다
방 안에서 네 개의 다리를 가진 텔레비전을 기른 적이 있다
꼬리는 기와지붕 위로 빠져나와 있었다
영상이 끊어질 때마다
우린 텔레비전의 머리를 툭툭 때리거나 꼬리를 이리저리 비틀었다
텔레비전은 멀리서도 보인다
머리와 꼬리를 따라 우리는 편안하게 흘러간다
텔레비전을 켜면 빈방이 새기고
그곳에서 태어난 영혼들은 종잡을 수 없는 문장을 쓴다
흰 피를 다 흘릴 때까지 살아 있다
아니 텔레비전은 일시적으로 살아 있다
당신은 손목을 까딱거린다
부드럽게
팔뚝에는 텔레비전으로 지진 자국들
화상火傷은 화상으로 쉽게 연결된다
이런 류의 고정화면은 채널이 바뀌지 않는다
악몽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직거린다
저절로 풀린 허연 밧줄들이 푹신하게 떠다니는
물 속 화질이 좋지 않다
푸른 수면을 올려다보며 추락하는 사람들
끊어진 곳을 향하여 손을 뻗는다
텔레비전은 곧 끊어진다
화면에는 덧없는 장면이 많고
흰 비명을 지르는 입은 묘하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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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편의적 인간
박지웅
집과 학원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이들은 여기가 편하고 좋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깊다
자기도 모르게 편의점의 피를 가진 것이다
편의점이 키운 닭다리나 빵과 우유를 뜯는
쓸쓸하고 무관한 몇 개의 등
창가의 몇 천 원짜리 세계를 관람한다
24시간 열려 있으니
우리에게는 여기가 하늘이다
해가 편의점에서 떠서 편의점으로 지고 있다
혹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요람과 무덤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젊은 부부가 아이에게 단 것을 쥐어준다
편의점은 우리를 달래고 먹이는 양육권자
걸음마를 뗀 인간은 편의점부터 찾는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고아가 있다
끼니와 끼니 사이에 있는 것들을
떠올릴 수 없는, 편의적 인간이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