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무 심기 좋은 해이다. 봄이 시작되고부터 비가 내려 땅이 촉촉하니 나무들이 새로 정착하기엔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되었다. 어제는 귀촌하고 나서 가장 많은 나무를 심은 날이다. 집을 짓고 나서 필요한 나무들을 많이 심었기에 해를 지나며 한 그루 두 그루 정도는 심었지만 어제처럼 많이 심지는 않았다. 화가와 함께 집 주변을 가꾸는 방향을 정했는데 최대한 손이 덜 가게 만드는 것이다. 땅에 풀이 나지 않게 하여 풀을 뽑는 일을 줄이고 나무들도 키를 낮추어 관리하기 쉽게 한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흙이 있는 땅을 시멘트 포장을 하고 잔디밭을 없애고 돌을 깔아버리고 나무를 없애버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그런 방법과는 다르게 해결하고 싶었다. 잔디밭은 잔디가 올라오기 전에 일찍나는 풀을 뽑아주면 늦봄에서 가을까지 화가가 잔디 깎는 기계로 부지런히 깎아주기만 하면 관리가 되는 데 문제는 흙이 있는 곳들이었다. 흙에 풀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단 하나 그곳을 풀이 아닌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이다. 과수원 나무 아래의 풀이 나는 공터를 채우기 위해 철쭉 50그루를 샀다. 어제 심기를 모두 마쳤는데 50그루라고 해도 흙이 있는 곳의 일부분을 채우는데 그쳐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밤나무는 산에만 있는 것이었지만 세상이 변했으니 집 안에도 심어보기로 했다. 한 그루는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볼수 있도록 심고 나머지 한 그루는 과수원 공터에 심었다. 복숭아나무 두 그루는 과수원에 산수유나무가 고사하여 생긴 빈터를 채웠다. 별관 앞 화단에는 화초만 심었는데 나무 세 그루를 심었더니 보기가 참 좋다. 벌똥과 체리나무는 똘똘이와 이쁜 아이에게 헌정하고 화가와 작가를 위해 왕오디 나무를 심었다. 심은 나무 모두가 작은 묘목이고 오디나무는 너무 작아서 언제쯤 열매가 달려 입가에 보랏빛 물감으로 칠을 할지 모르지만 심고 나니 즐겁다. 복사꽃이 화사하고 이뻐서 꽃복숭아나무 한 그루도 심었다. 철쭉은 작가가 심고 화가는 나무들 모두를 심고 나서 심은 나무에 흠뻑 물을 주었다. 나무 심기를 마치고 닭장에서 알을 거두고 나서 알콩이 달콩이와 영상통화를 했다. 어린이공원으로 가서 새로 산 킥보드를 타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란다. 나는야 나는야~ 퀴즈놀이를 하다가 과수원에 핀 살구꽃과 산수유꽃을 비춰주니 와~ 이쁘다~라고 감탄한다. 거위의 꽥꽥거리는 소리를 듣고 보여달라고 하여 애완 닭장을 열어서 보여주고 토끼도 보고 싶다고 하여 토끼장 안에 들어가서 비춰주었더니 잡아보라고 한다. 강아지집 안으로 피신한 토끼의 귀를 잡아 꺼내어 보여주는데 작가가 허술하게 잡았던지 토끼가 손을 벗어나 달아나 버린다. 통화를 끝내고 바깥 창고에 있는 병아리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알콩이 달콩이에게 보여 주면 참 좋아할 것 같다. 하루 일을 마치고 현관으로 오르며 계단 옆에 심어진 자그마한 황금측백나무를 본다. 나무도 거위도 토끼도~ 잔디를 가꾸는 것도 모두가 알콩이 달콩이의 웃음이다. < 누군가를 실질적으로 바로잡고 그릇되었음을 보여 주려면 그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무얼 하든 언제나 올바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만든 시각을 짚어 줄 필요가 있다. 상대 입장에서는 무엇을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문제의 모든 측면을 살피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므로 특별히 불쾌할 일이 없다. 모든 것을 다 보지 못했다고 짜증스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틀리는 것은 누구나 싫어한다. 인간이란 태생적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감각 인상은 늘 참이듯, 저마다 자기 관점에서 보면 무엇 하나 틀린 것이 없는 까닭이다. - 파스칼 팡세 701 >
첫댓글 영주올라갈때 오디뽕하고 몇주사가려합니다
네~
황제님 심으시는 나무가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
알콩이 달콩이는 손자들인가요
행복이 넘치는 이름 같네요
부활절의 의미를 기억 하며 복된 주일 되세요
네~
부활절 은혜롭게 맞이하셨음을 믿습니다.
샬롬~~^^
칠곡 산림조합에 가서 단감 다섯주 태추 사인머스켓 세주 사다 심었습니다
이제 단감도 맛보고
태추 샤인머스켓도 맛을 볼 수 있겠군요.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