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사는 지금, 2022년 7월까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도망으로 넘어온 제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나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도망이 운명인 거겠지.
나와 맞는 주파수를 가진 제주.
나는 현재 이곳에서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주라는 작은 섬 안엔 수많은 카페가 존재한다. 많은 카페를 다녀봤다 하더라도, 여전히 안 가본 카페가 더 많다. 여전히 제주를 누벼야 할 이유가 있는 지금, 그럼에도 만났던 소중했던 카페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둘의 위치는 정반대. 만약, 제주 여행을 가기 전, 이 글을 읽는다면, 두 곳 중 한 군데는 꼭 가보길 바란다. 서쪽에서 빛나는 차생활과, 동쪽에서 빛나는 헛간 더반스위트를. 그중 나는 서쪽의 차생활부터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차생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경면 용금로 862-34 1층
/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일요일, 월요일 정기 휴무
'차 한잔하자는 대화이고, 차 한잔 사줄게는 위로이고, 차나 한잔하고 가는 반가운 아쉬움인 일상' 차생활은 그 일상의 공간이다. 긴장을 푸는 농담과 바쁨 속 여유를 추구하는 이곳. 꽉 잡은 팽팽함을 잠깐 놓아두길 바라는 차생활은 바쁨을 사뿐히 놓아도 아무 일 없음을, 다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고요한 사색이 있는 비건 지향의 브런치 카페. 차생활은 고요와 평화로움을 중시하는 장소이다.
너를 만난 건 행운이야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집에만 있기엔 찌뿌둥함이 컸던 때, 나는 평소에도 자주 찾는 제주 현대미술관을 여행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이날 더 특별했던 건 기획 전시의 마지막 날, 방문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이 다시 바뀔 전시를 기다리며, 마지막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게 뜻깊었다. 그렇게 전시를 다 마칠 무렵, 보통이라면 곧장 집으로 갈 나인데, 마지막 전시를 만났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서일까. 왜인지 어느 한 군데는 더 들리고 싶어졌다. 카페든, 식당이든, 다른 여행지든 말이다. 나는 핸드폰을 켜고 지도에 카페를 검색했다. 그리고, 이곳 차생활을 만나게 됐다.
현대미술관만큼 소중해
차생활은 현대미술관 옆 방림원의 사잇길로 들어서면 곧장 나오는 카페였다. 외관은 다른 제주의 카페들보다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내부는 그 어떤 곳보다 소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차생활 한 곳은 차와 커피를 마시며 즐기는 공간이었고, 다른 한 공간은 갤러리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넓은 공간에 소중한 그림들이 걸려있었고, 책을 읽기에도 좋은 공간으로 고요하고,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검은 숲과 음료
또 갤러리가 있는 공간 옆엔 유독 눈에 띄는 검은색 공간이 있었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공간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아름다웠던 이곳엔 초록 식물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내게 꽤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공간이란 굳이 정형화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듯했으니까.
또, 차생활의 음료는 깊이 있었다. 친구들과 다양한 종류의 차와 에이드를 시켰는데, 모두 맛있었다. 보통 카페를 분위기 때문에 가지만, 맛이 없으면 기분이 나빠지기 마련. 이곳은 공간도, 음료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
이곳 차생활은 서쪽의 여러 여행지와 함께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금오름과 문도지오름이 근처에 있고, 방림원, 제주현대미술관, 김창열미술관 등 예술 관련된 관광지도 많은, 접근성이 좋은 장소다.
헛간 더반스위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덕평로 9-8 /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주 목요일 휴무
카페의 콘셉트는 편안함과 여유를 모토로 하고 있다. 개인적 업무나 독서, 프리랜서 작업등의 오랜 시간 편안한 쉼과 여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이곳은 독립된 공간의 독채 민박도 운영하고 있다.
두 마리의 고양이
가끔씩 찾는 이곳 헛간 더반스위트는 제주 동쪽, 구좌읍 덕천리에 있는 카페다. 덕천리는 관광지가 많은 느낌은 아니지만, 제주스러움을 품고 있는 장소다. 특히 이곳 카페는 외관부터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또한, 이곳 카페엔 두 마리의 고양이 자매 룰루와 블루가 있다. 귀여운 모습의 샴고양이. 나는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미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뺏겼다.
따뜻한 쉼
카페는 이들의 모토를 지키는 곳이었다. 넓게 떨어진 테이블엔 각각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 독서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 또한, 노트북을 들고 따뜻한 차와 여유를 즐기려 했기에 그들보다 조금 더 안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나무로 꾸며져 아늑한 기분을 선사하는 '헛간 더반스위트'. 이곳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노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게 빨리 갔다. 그만큼 카페 분위기는 포근했고, 따뜻했다.
또, 가끔씩 룰루와 블루가 번갈아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들의 기분을 해하지 않을 정도로만 쓰다듬으며, 유대감을 쌓았다. 내가 가끔씩 오는 걸 알아라도 보는 걸까. 귀여운 고양이들은 내 앞에서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내게 천국과도 같았던 카페. 그게 바로 이곳 '헛간 더반스위트'였다.
차생활, 헛간 더반스위트 모두 따뜻함이 묻은 카페였다. 하나는 서쪽에서, 또 하나는 동쪽에서 빛나는 카페. 제주를 여행한다면 두 곳 모두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확실한 건 두 곳 모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고, 당신의 여행에 따뜻함으로 다가갈 것이다. 따뜻한 카페 차생활과 헛간 더반스위트.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곳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쌓길 바라며 글을 줄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