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라일락꽃이 핀다. 꽃말은 첫사랑, 젊은 날의 추억이다. 우리 집에는 일찌감치 심은 라일락 한 그루가 있다. 작가의 요청으로 화가가 구해서 심어 준 것인데 해마다 라일락이 보라색 꽃을 피우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몽글몽글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청춘의 추억이다. 화가는 보라색을 좋아한다. 보라색은 귀족 색깔인데 보라색 넥타이가 잘 어울린다. 화가는 고무줄 넣은 검정 몸뻬 차림을 좋아해서 주야장천 입고 다니는 서민풍인데~ 아직은 청춘이어서 그런가~ 웃는다. 어제는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두개의 도시를 한 바퀴를 돌았다. 이른 아침 목욕을 하고 나서 읍내의 망개떡 집부터 들렀다. 세 박스를 구입하먼서 축제 기간인데 장사가 잘되느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망개떡을 찾는 사람도 늘었단다. 18일부터 홍의장군 축제가 시작되었다. 망개떡을 싣고 참기름집으로 갔다. 냉동고에 들어 있던 묵은 참깨와 함께 참깨 자루를 가져가서 두가지를 섞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참깨는 한 해가 지난 것이라도 기름 짜는데 문제가 없단다. 늦은 오후에 찾으러 오겠다고 하며 참기름을 짜서 플라스틱병 유리병에 절반씩 나누어 담아 달라고 부탁했다. 참기름집에서 차를 타고 출발하면서 막내 누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개를 샀느냐고 물었더니 어시장에서 방금 사 왔단다. 조개 철인 지금 많이 사서 지퍼팩에 나누어 담아 냉동고에 보관하여 1년 동안 먹는데 누님에게 배운 지혜이다. 누님과 꼭 같은 양을 사겠다고 부탁했더니 참조개 2킬로에 58000원을 주었고 홍합 1킬로가 12000원이어서 합계가 7만 원이란다. 누님에게 7만 원을 건네며 달걀과 망개떡 한 박스를 드렸다. 딸과 함께 맛나게 드시라고 했더니 즐겁게 웃는다. 누님 집을 떠나면서 재종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쯤 오고 있느냐고 묻는다. 냄비밥을 하고 있을 테니 도착시간이 궁금할 법도 하다. 언니 집으로 가는 도중에 약국에 들러서 식염수 20병을 샀다. 직장 생활을 할 때 봄이 되면 눈이 가렵고 콧물이 나는 비염을 앓았더랬다.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낫는다는 얘기를 듣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했더니 어느새 비염 증세가 사라졌다. 식염수는 오래 두어도 상하는 것이 아니니 듬뿍 준비해 둔다. 언니 집에 도착하여 가게 앞에 차를 대고 내렸더니 형부가 '우리 집을 찾아 오겠더나~ 얼굴 잊어버리겠다~'라고 한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다는 경상도식 표현이다. 언니에게 달걀꾸러미와 망개떡 두 상자를 건넸더니 그냥 오라고 했는데 또 뭘 가져왔느냐고 한다. 언니를 따라갔더니 식탁이 그득하다. 주꾸미가 제철이라고 미나리와 함께 무침을 하고 주꾸미 알이라며 세 개를 삶아놓았단다. 언니는 예전에 설익은 주꾸미 알을 먹고 배탈이 난 적이 있어서 못 먹는단다. 탁구공만 한 것을 입에 넣으니 자그마한 알들이 깨어짐이 혀에 느껴져서 주꾸미 100마리는 먹은 것 같다고 했더니 언니가 그러냐며 웃는다. 청국장을 끓이고 가자미를 구워서 두 접시에 나누어 담았다. 형부가 살이 많은 생선보다 납작한 가자미를 좋아해서 살이 찌지 않는 것 같단다. 형부가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서 그런 것인데~ 언니가 밥을 먹다 말고 일어서서 조개를 넣은 고추전을 다시 부친다. 지짐은 따뜻해야 맛나단다. 점심 식사를 하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분위기 좋은 찻집으로 가자는 언니에게 화가가 감주가 있느냐고 묻는다. 어떤 찻집을 가더라도 처형이 만든 감주보다 맛난 음료가 없다고 하니 언니가 활짝 웃는다. 냉동고에서 감주를 꺼내어 뜨거운 물로 해동시켜 마셨다. 집에 도착하여 언니가 트렁크에 실어준 짐을 꺼내어 보니 감주가 세병이나 들어 있다. 꿀병에 가득 들어 있는 초고추장과 청국장 봉지, 지짐 반죽과 제피 무침까지~ 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선물이다. 챙겨 넣으며 웃는다. 닭장에서 알을 꺼내오니 화가가 씻어 주겠단다. 닭들에게 물을 보충해 주고 달걀을 갈무리해 둔 뒤에 저녁은 생식으로만 간단히 먹었다. 라일락꽃을 사진으로 찍고 하얀 민들레가 씨를 부풀려 비눗방울처럼 매달고 있는 모습도 담고 죽담화와 자산홍과 목단까지 찍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벌써 달이 떴다.
첫댓글 몸뻬바지가 편하고 좋치요
부지런 하십니다
여러 분들 만나고 챙기 주시고...
네~
편해서 다른것을 입지 않는 모양입니다.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구요.ㅎㅎㅎ
받은 것이 많아서 답례가 바쁩니다.
비가 오네요.
편안한 날 되셔요. ^^
라일락 향이 그윽한 야외에서 두근 거리던 젊음이 그립다. 새내기 첯 미팅이 있었으니......
두근 거리고 풋풋하던 여린 가슴은 반세기 지나 딱딱하게 양생되고 말았고, 세월의 자취는 깊은 구리빛 주름으로 남았다.......
나는 좋아한다 라일락 짙은 향기를.....^^
세월이 지나면
나이만 먹는 것이지
풋풋함을 잃는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라일락꽃은 언제봐도 좋습니다. ^^
라일릭이 이제피나요 대구는3월30일경 만개든데,,,
그렇군요.
대구가 계절이 빠르네요.
황제님이 계셔서 그런것 같아요. ^^
저희집은 항아리 화분에서 작은 수수꽃다리가 만개했습니다.
향기가 너무 좋아요.
아~
항아리화분에
꽃이 피면 정말 이쁘겠습니다.^^
목단이 참곱고 예쁩니다.
라일낙 향기를 상상 하면서~
버들숲길님
멀리 춘천에서 안부를 전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목단이 두그루인데
비가와서 더 곱고 오래갈 것 같습니다. ^^
그윽한 향기에 취해보셔요
고창에서 보내주시는
라일락향기~
참 감사합니다. ^^
재종언니의 사랑이 라일락 향기처럼 진하게
다가섭니다.날마다 행복한 삶을 꾸려가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언니가 많이 사랑해주어 행복합니다.
백합향기님도
더욱 행복한 날 꾸려가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라일락 향기가 그립네요
네~
대광님이 그립다는 라일락향기는
청춘의 향기도 포함되어 있지요.^^
라일락이 지네요.향은 겁나게 좋아요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