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제주도민들의 여행지,
찐 제주 여행자들의 숨은 여행지, 대평리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대평리로 말하자면 한달살기나 '쉼' 여행을 원한다면 아주 적합한 장소이다.
엄청 화려하고 특별한 관광지들이 있는 것이 아닌
딱 조용한 제주 동네 그 대로가 있는 마을이다.
대평리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마을 내가 아니라 마을 오는 길이다.
대평리는 숨겨진 시골마을인 만큼 좀 더 깊숙하게 들어와야 한다.
대평리에 가는 루트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안덕계곡을 통해서 대평리로 들어오는 길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구불구불 굽이친 길에 집들이 층층히 있고 그 너머에 바다가 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지형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고 외국에 많이 있어서 이국적인 것이다.
그래서 그 내려오면서 늘 낮이고 밤이고 대평리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된다.
위의 사진은 도보로 찻길을 올라간 거라서 아주 낮은 지대에서 찍은 것이고
계곡길을 넘어서 오면 정말 위에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멋진 뷰를 발견할 수 있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운전하다가 차를 멈추고 싶을 정도인데 이곳이
운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장소라서 항상 지나가면서 만족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박수기정.
박수기정과 군산오름 덕분에 대평리는 바람이 심한 바닷가임에도 불구하도
다른 지역에 비해 바람이 덜하고 따뜻한 편이다.
이 박수기정은 올레길 8코스가 끝나는 구간이자 9코스가 시작되는 구간이다.
올레길 9코스가 제주도 내에서 섬을 제외하곤 가장 짧은 코스라 추천하고 싶다.
오전 하루만에 반나절정도면 돌 수 있는데 그 풍경들이 정말 계속 바뀌어 경이롭다.
제주도 말로는 용왕난드르 마을이라고 부르는데
설치된 표지판을 보니 이곳에 예전에 용왕의 아들이 가르침을 받고
떠나기 전에 스승한테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니
스승은 물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고 해서
용왕의 아들이 박수기정을 세워서 물이 안 흐르고 소리가 안나게 막아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국적인 풍경에 마늘밭, 한라산, 야자수 나무, 쏟아지는 별, 바닷가, 박수기정까지.
마음의 양식을 찾기에 아주 좋은 조건들이 늘어져 있다.
대평포구나 박수기정쪽에서는 낚시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
해가 좋은 날이면 이렇게 물 웅덩이에 하늘이 그대로 비추어
또 이색적인 사진을 남기기 좋다. 전에 요가 컨셉 사진을 이곳에서
특이한 포즈로 하시는 것도 보았다.
1. 식당
이 대평리는 찐 시골중에 시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사실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뛰어난 식당들은 적은 편이다.
그럭저럭 먹을만한 깔끔하게 나오는 곳은 몇 군데 있다.
해초 칼국수나 대평밥상 같은 곳들 말이다.
하지만 그 마져도 이 동네 식당들은 저녁 6시면 문을 닫아버려서
저녁에 밥먹는 곳 찾는 게 힘들다. 만약 이곳에서 식사를 할 거라면
오는 길에 저 옆에 맛집이 많은 산방산이나 중문쪽에서 포장해오기를 추천한다.
2. 카페.
카페도 엄청 이쁜 카페는 아니지만 적당한 동네 카페를 생각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다.
- 두가시
- 카페 dodo
- 카페 휴일로
이렇게 세 가지를 뽑을 수 있다.
두가시는 약간 투박한 제주 느낌이 드는 아늑한 동네 카페,
카페 도도는 유럽풍에 신기한 인테리어가 드는 카페
(사람이 엄청 많지 않고 음료가 맛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나마 유명한 카페인 휴일로는
오션뷰 카페로 바다와 잔디, 야자수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제주 바다느낌 카페 중에서 인기가 높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눈에 띄는 디저트 가게가 빵집이 없다는 것 정도다.
파리바게트 같은 곳도 없다보니 빵이나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아쉬웠다.
아 물론 카페들에서도 안 파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판다.
3. 자연
먼저 첫번째 요소는 대평리는 서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일몰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명소기도 하다.
일몰과 야자수, 구름. 완벽한 조화이다.
두번째 요소는 바다이다.
대평리는 바다가 엄청 화려하고 이쁘진 않지만
그래도 바닷가 마을이고 아니고의 차이가 크지 않은가.
저녁에 길을 따라 바다로 가면 철썩철썩 바닷소리와 함께
밤바다 구경이 가능하다. 가는 길은 불빛이 잘 없는 논밭이라
어둡긴 하지만, 그말은 즉슨 별이 아주 잘 보이는다는 의미다.
대평리에 명물 박수기정, 그리고 저 뒤로는 옆동네 산방산까지 보이는 뷰를 즐길 수 있다.
박수기정을 두고 이렇게 해가 지고
여기 대평포구 등대가 있는 곳에서도 사람들이 사진을 자주 찍는다.
박수기정 아예 안쪽은 사유지라서 접근하는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근처에서 많이 찍는 것 같다.
어쨌거나 해가 잘 보이는 명소이다.
서쪽은 서쪽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대평리의 요소는 밭이다.
대평리가 조화롭게 이쁜 풍경인 이유가
바다+밭+산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늘밭 지대가 넓어서 겨울에도 푸르르다.
뒤의 산은 군산오름이고 조금 더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한라산도 아주 잘 보인다.
군산오름은 차로 올라가면 금방 올라가서 내려서 도보 3분 정도 올라가면 되고
사실 가파르긴 하지만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을만한 정도이다.
단 체력이 좋아야 하고 한시간은 잡아야 한다.
제주도 오름이란 게 그냥 눈에서 보이는 각도 그대로 수직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사랑하는 대평리 이야기이다.
아마 제주를 많이 와 본 사람이라면 대평리를 모를 수는 없다.
최소한 가보지 못했더라도 그 이름을 많이 추천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현지인들, 여행자들 사이에서 추천되는 장소이다.
사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만큼 특별하고 화려한 건 없다.
하지만 정말 잔잔하게 쉬고 싶다면 대평리는 완벽한 장소다.
나도 다시 마음에 여유가 필요할 때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