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주 비가 내린다.
풀숲은 기다렸다는 듯이 풋풋한 풀냄새를 풍기고 여름은 청년임을 자랑한다. 겨울 혹독한 추위를 비유하여 동장군冬將軍 , 여름을 불의신을 일컷는 염제炎帝로 표현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장군보다는 임금이 위에 있지 않은가, 고로 추위보다도 더위가 한 수 위에있으니 여름 나기가 어렵다는 뜻이렸다. 그래서 우리는 더위를 피한다고 표현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더위란 그렇게 이겨 낼 수가 없어 그저 피하는 지도 모른다. 여름 휴가란 이름으로 '피서'를 떠나고 환호하고 즐거워하고 추억을 만들고 다시 여름을 그리워 하리라.
여름과 바다, 잘 어울리는 연인같은 인연으로 다가온다. 좋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니까, 은행도 강릉 경포대로 피서왔다.
어슴푸레 저녁이 오고 경포대에 밤은 깊었다. 여담으로 거울처럼 맑다는 경포호에는 달이 다섯개가 뜬다는데, 하늘에 뜬 달이 하나요, 바다에 비친 달이 하나요, 호수에 비친 달이 하나요, 술 잔에 비친 달이 하나요, 임의 눈에 비친 달이 하나라고 한다. 경포대 해변가의 고즈넉한 달빛은 어디가고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나들이하는 광란의 밤을 즐겼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설렘이다.
묵호항이다. 해수부장관께서 묵호항의 발전을 약속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해수부장관은 이곳 묵호초등학교 출신이라는 총동문회에서 현수막을 걸었다. 장관의 이름은'강무현' ㅎㅎㅎ 그러고 보니 예전의 해수부 장관은 '노무현' '무현'이란 이름이 좋은 듯'
여행중 즐거움의 하나는 그 지역의 진미를 맛보는것 아닌가. 일출의 명소라는 동해 추암에서 푸른 바다를 본다. 앗, 한 아줌마가 바람불어 좋은날이 되었다. 추암 촛대바위를 뒤로하고,
동해시 도심에 있는 천곡동굴이다.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거나 동굴벽을 흘러내리는 물에는 탄산칼슘이 녹아있고 이러한 물에 포함된 탄산칼슘의 침전으로 발달하게 되는것이 석순, 석주, 종유석 이라고 한다. 종유석은(속이비어있음) 동굴 천장에 매달린 것을 말하며 천장에 있는 종유석과 바닥에있는 석순이 점점 커지다가 서로 만나게 되면 석주가 된다고 한다. 석순의 모습과 해설의 맞물림이 일품이다. 아이들은 별 관심없이 지나치는데 특히 아줌마들이 호호히히 관심을 보였다. 우연치고는 진솔하다. 여기서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고려 가요는 평민층에서 향유한 문학으로 그 내용이 남녀 간의 사랑을 읊은 것이 더러는 표현이 노골적이어서 조선 시대 유학자들이 기록하는 과정에서 이를 남녀 상열지사라고 비방하며 개작하기도 했다고 한다. 석순의 모습이야 바꿀순 없지 않은가,
비가 내리다 잠시 맑은 하늘이다. 태백산 어디쯤에서 옥수수 파는 천막이 반갑다.
물소리 좋고 푸르름 좋은 이 싱싱한 여름을 즐기고 일상으로의 복귀다. 여름 휴가, 현대 문명 속에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더위가 한참 남았다. 모든 삼라만상은 자연의 질서를 지켜나간다. 더위를 피하여 떠난 여행은 늘 고생 이기도 하지만 또 채우지 못한 그 무엇이 남아있어 나 다시 내년 여름을 그리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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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또 하셨군요.....부럽습니~~~
가을바람 님께서도 여행 많이 하시던데... 저는 일설에서 말하는 주말부부가 되었답니다. 옆지기가 강원도 동해시로 발령이 나서리~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ㅎ.
아하^^또 한고개 넘었으니 좋은 일만 있으라 긍정의 힘이 있으니까요...
'바람불어 좋은날' '남아의 기상'... 여행기 잘 봤습니다^^
안개꽃님께서 확실하게 보셨습니다요.ㅋ
멍게말고요.조사놓은 낙지 정말 먹음직 스럽습니다.참기름 한방울 떨어뜨렸겠지요.
쇠주도 한 잔 있으면 좋을텐데---
뭐든지 잘먹는지라 먹거리의 사진만 보면 군침이 솔슬~~
서투리님께서는 먹거리와 거리가 멀 것 같은데요, 단아한 모습이 그러 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여행수기 공모 안 하나...ㅎ
보나마나 낙방 일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