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과 17일(현지 시간)에 걸쳐 벌어졌던 칼링 컵 8강전에서 첼시가 아스톤 빌라에게 덜미를 잡혀,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빌라 파크를 방문한 첼시는 전반 16분, 윌리엄 갈라스의 실책으로 말미암아 아스톤 빌라의 후안 파블로 앙헬에게 단독찬스를 허용,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첼시는 하셀바잉크와 조 콜을 앞세워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전반 40분 토마스 소렌센에게 조 콜의 위협적인 슈팅이 막히는 등 득점에 실패.
후반에 접어들자,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클로드 마켈렐레를 빼고 프랭크 램파드를 투입하며 첼시는 공격력의 고삐를 당겼고, 후반 10분에는 에르난 크레스포와 예스퍼 그롱캬르까지 투입, 모든 교체 카드를 다 쓰는 강수를 뒀다. 결국, 후반 24분, 크레스포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올린 볼을 조 콜이 골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안방에서 탈락할 수 없다는 의지가 발휘되었는지 아스톤 빌라는 후반 33분 개빈 맥칸이 다시 앞서 나가는 골을 터뜨린다. 앙헬의 슈팅이 닐 설리번 골키퍼에 막히자 맥칸이 밀어 넣은 것. 결국 아스톤 빌라는 난적을 꺾고 대회 4강에 올라서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디비젼 1의 1위팀 웨스트 브롬과 프리미어 디비젼 1위 팀 아스날간의 대결은 프리미어리그 팀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1.5군을 가동한 아스날은 전반 25분 은완코 카누가 때린 헤딩슛이 상대 러셀 홀트 골키퍼가 쳐낸 볼을 카누가 다시 밀어넣으며 첫 골을 잡았다. 웨스트 브롬은 실점을 하긴 했지만 분주한 공격력으로 아스날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노력은 후반 12분 홀트 골키퍼의 실책성 플레이 하나로 헛 수고가 되고 만다. 수비수의 백패스를 홀트가 걷어낸다는 것이 아스날의 제이미 알리아디에르에게 떨어졌고, 그는 어렵지 않게 골로 연결하며 승부를 어느정도 굳혔다. 이후에 웨스트 브롬은 스캇 도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는 등 경기 내내 골결정력 부족에 울며, 게리 멕슨 감독이 조심스럽게 내다봤던 우승 달성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볼튼은 사우스햄튼과 연장 혈투 끝에 연장 후반 10분 헨릭 페데르센의 극적인 발리 결승골에 힘입어 4강에 합류하였다. 연장 후반 교체 투입된 앤쏘니 반스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한 페데르센의 골은 바로 1분 뒤 사우스햄튼의 텔퍼에 의해 김이 새는 듯 했으나 텔퍼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바람에 볼튼은 120분간의 대혈투를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우스햄튼은 안티 니에미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으로 고비를 넘어갔지만 지난 리버풀 전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탈락하고 말았다.
토튼햄과 미들스브루와의 경기는 전반 2분만에 대런 앤더튼이 선제골을 넣으며 토튼햄이 앞서나갔고 84분을 지켜왔으나, 종료 4분을 남겨놓고 미들스브루의 마이클 릭케츠가 조지 보아텡의 크로스를 동점골로 연결하는 바람에 연장전으로 가야만 했다. 연장전이 득점없이 마무리되어 맞은 승부차기에서 페널티킥 성공률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들스브루의 가이스카 멘디에타가 4-4 상황에서의 앞선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을 하는 등 흥미롭게 진행되던 상황은 토튼햄의 여섯번째 키커인 마우리치오 타리코가 골 포스트를 맞춘 반면, 미들스브루는 프랑크 퀘드루가 골을 성공시키며 힘겹게 승리하였다.
한편, 우승팀에게는 UEFA컵 티켓이 주어지는 칼링 컵 4강 대진은 이렇게 짜여졌다. 4강전은 이전의 경기들과는 달리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다. 1월 20일과 21일에 4강 1차전이 열리고, 1주일 뒤인 27일과 28일 4강 2차전이 열려, 결승에 올라갈 두 팀을 가려낸다. 결승은 2월 29일 웨일즈의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