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드디어 "끝".이 한 자를 보고야 말았다.
한 2년전쯤에 8권까지만 읽고,끝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제서야...그 많은 시간이 흐른. 이제서야 끝을 보고야 말았다.
8권을 다 읽고, 9권의 첫장을 넘겼을때부터
지금부턴 어떤 얘기가 나올까..하는 긴장감과 궁금함에
한시라도 눈을 못떼게 했던 바로 그 "한강"이었다.
아리랑과 태백산맥에 이어 한강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나에게 의식의 전환을 일깨워 준 책들..
아니 단지 "책"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 부족한데...
내 인생의 지침서..라고 표현해도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나의 무지를 일깨워준 소중한 보물들..
역사라는것이 무언지, 민족이란것이 무언지,
절실히, 소름끼치도록 느끼게 해준 민족서이다..
이제 그 막바지라고 감히 일컫는 "한강"을 다 읽은것이다....
한강의 끝이 보이면서 이제 조정래작가가 어떤역사를 또 나에게
일깨워줄 것인가..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한강을마치며"에서 더이상의 아리랑,태백산맥,한강과 같은 장편소설은
집필하지 않겠다고 하셔서,,그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32권의 장편소설에서 헤어나온 해방감이 아직 커서 그렇게 말씀하신것뿐.
또하나의 거대한 조정래대하소설을 기대해본다..
아리랑에서 태백산맥으로 다시 태백산맥에서 한강으로,,
우리의 치열했던,그리고 암울했던,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단편들이
시대순으로,,이어지고 있다..
굳이 계보를 잊자면,,지금 저 주인공들보다 더더욱 많은 주인공들이
하나로 이어지는것을 우린 한장한장 읽어가면서 스스로가 잘 느꼈을것이다.
한강1권을 읽으면서 눈물쏟고 소름끼치고 경악했던 기억은
한강을 두번읽은 지금도 그 느낌이 꼭 처음 접하는것처럼 생생하고 안타깝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4.19혁명....
교과서에서도 학교에서도 그저 막연하게만, 그리고 살짝 스쳐가듯이
다뤄졌던 4.19혁명이 그렇게 생생하게,마치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면
그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물결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지 않을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그부분은 너무나 감동적이고,눈물이 나서 두세번을 읽는것도 모자라.
복사를 해버렸다...두고두고 봐도, 그 감동과 놀라움과 소름끼침은 처음접했을때의
느낌과 진배없을것이다..
해방이 된후 친일파들과 민족반역자들을 일제히 차단하지 못했던 우리는.
그들에게 군림당하고 만다.
그 단편이 바로 이승만정권의 만행이다.
이승만정권의 고의적인 묵인과 미군정의 횡포에 우리는 다시
일제치하보다 못한 상태에 놓이기 된다.
그리고 자행된 부정선거....
그 부정선거에 대항하는 데모물결이 결국 순구한 국민들의 피를 흘린 4.19의거로의
발돋음이 돼버린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한강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격동의 6,70년대"로 대변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어찌 장장10권의 피와 땀의 한글귀,한문장이 저 한문장으로
함축되어질수 있으랴.....
대한민국 6,70년대의 참지식인들과 서민들의 고뇌와
너무나도 터무니 없이 국민들의 인권을 유린한 정부와,
연좌제라는 족쇄로 한인간의 인생을 어디까지 망가뜨릴수 있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한강.
돈과 권력에 인간이란 것들이 얼마나 치부를 드러내며, 그 돈과 권력의 마수에
더욱더 쉽게 붙어나는것들이 지식인들이라는,소위 더 많이 배웠고,똑똑하다는
그 지식인들이 추태들..
우리나라 고리적부터 나타나는 권력와 기업들의 밀거래-그 정경유착이
경제개발이라는 단물을 빨아먹으며 부정하게 자라나면서 무수히 짙밟혀온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산실인 가난한 국민들..
그 잘난 새마을운동으로 얼마나 잘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재는 강화되고,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부정부패는 기승을 부리는
그 시대를 사실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한강..
유일민과 유일표로 대표되는 연좌제에 고통당한 힘없고 나약한 국민들..
지금까지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당시의 그 비윤리적이고 비인권적인 제도에 휩쓸려 자신의 꿈과 희망을 접어야
했을지...
과연 국가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그 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아,꿈을 앗아버릴수
있는것인지.
그리고 왜 아직까지도 그 많은, 죄값을 감히 따지기도 어려운 죄를 지은 분네들이.
버젓히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는지...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다..
과연 내가 지금 한시대를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는 어떤 부정부패와 권력남용이
아무도 모르게 자행되고 있을까..하는 현정부에 대한 불신감마저 들게 했다.
새마을운동이라는 대국민전체에 대한 최면으로
그저 돈이면 최고라는, 한국식 자본주의라는 그럴싸한 명분 아래
그 가엾고,가난한 국민들을 부려먹고 부려먹은 정부와 악덕기업들.
지금도 노조를 가입할라치면 회사에서는 두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게 현실인데.
어찌 그시대에 노조에 가입하고, 자신들의 부당한 대우를 만천하에 알리려 하는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자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우리나라가 이정도의 체면은 유지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IMF가 터졌을 당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박통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야지
우리경제가 빨리 IMF에서 벗어날수 있을거라고 떠들었었다.
그 부류에 나도 한껸 차지했었다..
그것이 바로 언론과 정부의 합작으로 알권리를 차단하고 언론매체를 장악해서 만든
집단최면의 한 단면이라는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6,70년대의 그 비약적 발전,소위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는 그 경제발전은
박통의 탁월한 능력이 아니었다.
하루14시간이 넘는 중노동, 그러면서도 입에 겨우 풀칠이나 하는 저임금,건강을
해치는 형편없는 작업환경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 피땀을 흘리며 일해 온 국민들의
노력과 힘이라는 것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강....우리나라 중부에 있는강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강..
과연 이 한강이 그 한강을 말하는것인가??
나는 한강을 읽는 내내 한강이란 恨의 강...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恨江...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말못한 한이 모여 이룬 강물..
그 한이 이룩해낸 경제개발이라는 거대한 기적...
그 뒤에 우리가 알지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한...
그 한을 말하려고 작가는 한강을 펴낸것이 아닐까..
수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농촌이 붕괴돼 어쩔수없이 서울에 올라와 온갖 고생 다 해가며
한시절 살다가는 천두만...
없이 살아, 배움을 제일로 치며 검사가 되지만,권력과 돈의 힘앞에
무참히 무너지고 마는 김선오와 이규백.
정부의 외압에 어쩔수 없이 무너지는 한인권등...
한강을 읽으면 주인공들의 하나하나의 모습과 성격에서
우리사회의 부당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낄수가 있을것이다..
바로 우리 앞의 세대에서 일어났던 그 사실들..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던 세세한 역사의 뒷모습들.
분명 우리는 알권리가 있고,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강을 필독해야 한다...
두서없이 너무나 길어진 독후감아닌 독후감이 되어버렸다.
너무나 느낀점이 많았고,태백산맥 이후 이런 느낌의 감정을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두번,세번 아니 조정래말처럼 나도 한강과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베껴쓰기를
해봐야 하지 않나......싶을 정도로.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중의 필독서이다..
지금 이 카페에도 수능시험보고 시간적 여유가있는 학생들이 있을것이다.
꼭 읽어보고 대학생이란 신분을,20대의 첫단추를 시작하기 바란다.
내가 왜 대학생때 이런 책을 접하지 못하고.
희희낙낙거리며 그소중한 때를 흘려보냈는지.너무나 큰 후회로 남았으니..
첫댓글 쏙쏙 들어오네요....^^ 저또한 알권리가 있고 알아야만 하는 현사실에 대해... 길지만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글쓰신분 문체가 똑소리 나네여^^
민족이라니...소름끼치네요.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폭력과 획일화와 일자화가 이루어졌는지도 생각해 보심이 좋을 듯 한데요. 신형기 교수님의 <민족이야기를 넘어서> 추천입니다.
읽은 지는 일년이 넘었지만 지금 이 독후감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주 잘 쓰셨어요. 한강의 주인공은 우리민족 전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강과 아리랑 군대있을 때 읽었지요..인물이 너무 많아서 도표를 그려가면서 읽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제가 읽으면서 쓰고싶었던 말들을 어쩜이리도 똑소리나게 쓰셨는지...우와`~~~ 한강보면서 정말...많은걸 알았지요...다시한번생각하게해줘서 감사합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감동하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마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다시한번 읽어보고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조정래 작가의 한강 4권째 읽고 있어요^___^ 님 얘기 들어보니 아리랑과 태백산맥도 읽어야겠네요
이 책은 지금껏 내가 어설프게 알았던 친일세력의 역사적 과오를 인식하게 해줬다. 남한의 한강과 북한강이 모여 이르는 접점에서 우리는 하나됨을 느껴야 될텐데...눈물과 웃음의 집합체. 정말 멋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