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제국의 흔적을 찾아서 5
2007년 1월 2일(화) 첫째 날
타이페이에서 밤 열한 시 십오 분에 출발하는 BR0075 편으로 다시 갈아탔다. 또 한번의 기내식을 먹는다. 이번에는 와인 서비스를 한번 더 해준다. 아까 보다 중단된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이어서 본다.
1월 3일(수) 둘째 날
방콕에는 새벽 두 시에 도착하였다. 그동안 익숙했던 돈므앙이 아니라 새로 생긴 쑤완나품 공항이 낯설다. 하지만 어느 공항이건 절차야 마찬가지다. 물 흐르듯이 따라 가면 될 일이다. 공항 리무진 8인승은 1,100 바트(32$), 4인승 이스즈(Isuzu)는 700 바트(20$)에 모셔다 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우선 셔틀 버스를 이용하여 공항 교통 센터로 갔다.
지금 시간이 겨우 새벽 세 시를 조금 지났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태국인들만 조금 있을 뿐이다. 아마 대부분 승객들은 택시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 모양이다. 각 방면 시간표를 살펴보았다.
캄보디아 국경인 아란야프라텟으로 가는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파타야로 가는 버스가 08:00, 11:00, 15:00, 19:00 에 있고, 라오스 국경 농카이로 가는 버스는 오후 아홉 시에 떠난다. 망설이다가 기차를 타고 이싼 지방(태국 동북부)을 거쳐 가기로 한다. 그렇다면 후알람퐁 역으로 가야 한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 사람 한 명이 남부 터미널로 가는 556번을 타고 떠난다. 카오산을 거쳐 가므로 버스를 탈까 하다가 그만 놓쳤다. 돈므앙으로 가는 555번 버스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탄다. 우리는 네 시에 출발하는 전승기념탑(Victory Monument)으로 가는 551번 버스를 탔다. 야간 근무가 힘든지 기사는 운전대에 엎드려서 졸고 있다. 요금은 한 사람 34 바트를 받는다. 역시 방콕인 모양이다. 시내 버스에서 드디어 바퀴벌레를 발견하다.
전승기념탑에 내려 다시 후알람퐁 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끄는 가방이 세 개나 되고 배낭이 두 개나 되는 큰 짐이라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새벽인데도 역 주변에 정체가 일어나고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미터 요금으로 71 바트가 나왔지만 75 바트를 냈다. 역까지 오는 동안 177 바트 들었다. 세 사람 이상이면 택시를 타는 게 시간도 절약하고 여러모로 좋을 듯하다.
06:40 출발하는 기차표를 2등석으로 끊었다. 부리람(Buri Ram) 도착 예정 시간은 14:19. 요금은 어른 265 바트, 어린이 188 바트. 3등석에 비해 요금이 많이 비싸다. 기차 출발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다.
태국 기차는 여러 번 이용하여 익숙하다. 작년에도 북동부선(Northeastern Line)을 타고 코랏까지 갔었다. 캄보디아로 가장 빨리가려면 아란(Aranyaprathet)까지 가는 동부선 기차를 타면 되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찾기로 한다. 한번 갔던 길을 다시 가는 것은 그만큼 긴장과 흥분이 덜 하다.
2등석은 고속버스처럼 개별 의자로 뒤로도 많이 젖혀진다. 객실엔 좌석이 48개, 정원은 77명이다. 협궤라 그런지 통로가 비좁다. 덥지도 않은데, 천정에 선풍기가 돌고 있다. 선풍기를 꺼버렸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오전 열 시쯤 되니 실내가 더워진다. 선풍기가 돌기 시작한다. 한번 탔던 노선이라 풍경이 그렇게 새롭지는 않다. 밤새 이동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하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 개 짖는 소리에 깼다. 앞자리에 개를 데리고 탄 사람이 있다. 신경질적으로 깨갱~ 깨갱~ 짖는데도 개주인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가 얄밉다. 따가운 해가 들어 차양을 올렸다. 이 기차는 커튼 대신에 나무로 된 차양문이 유리문과 별개로 설치되어 있어 아래로부터 위로 올리도록 되어 있다.
기차 안에는 대부분 태국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서양인도 몇 보인다. 군것질로 사과와 푸른 망고를 사 먹는다. 시멘트 공장 지대를 지날 때는 무척 서행한다. 커브길이라서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간혹 미얀마 기차처럼 울렁거릴 때도 있다. 기차가 연착한다.
* 여행 기간 : 1월 2일(금)-2007년 2월 2(금) 31박 32일
* 여행 장소 : 태국-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태국
*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만 11세) 가족
* 환전
-우리은행 1 바트 26.43원으로
-외환은행 환전 클럽 이용(2007년 1월 2일, 65% 우대. 1달러=933.18)
* 연오랑의 다른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http://cafe.daum.net/meetangko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쑤완나폼공항이 새로지었음에도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들이 많던데... 괜찮았는지요...? 저도 방콕을 방문하게 되면, 익숙한 돈므앙이 아니라 쑤완나폼이라 살짝 낮설것 같네요... 태국은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지금까지 기차는 한번도 안타봤는데... 기차여행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새벽에 도착해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제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말이 많은 공항이라고 하더군요. 태국에서는 아직 우리 나라 비둘기호 같은 기차가 다니기에 훨씬 정취가 있습니다. 다음에 한번 시도해보세요.
아란 국경으로 넘어가는 것은 쉽습니다. 기차를 탄다면 방콕에서 05:55 출발하는 것을 다른 아란에 11:35 경 도착합니다. 또는 북부터미널로 바로 택시 타고 가서 03:30부터 출발하는 아란행 버스를 타고 당일 캄보디아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