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작가, 여성들의 새로운 오아시스
구성작가 하면 드라마 작가를 제외한 비드라마 작가 모두를 지칭한다. 쇼ㆍ코미디ㆍ개그ㆍ토크쇼 등 공개오락 프로그램, 어린이ㆍ청소년ㆍ가족 등 패밀리 프로, 그리고 모닝쇼ㆍ일반교양ㆍ토론ㆍ다큐멘터리 등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비드라마에 속한다.
구성작가가 되고 싶다고 문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쉽게 구성작가가 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실제로 구성작가는 글만 잘 써서 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의 주제를 결정해 기획안을 만드는데 분명한 견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충분한 자료 조사와 광범위한 섭외로 심도 있는 기획ㆍ구성안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프로듀서가 찍어온 그림을 보고 FACT(주요내용)와 INSERT(배경화면)를 적절히 선별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한마디로 구성작가는 원고지나 워드로 원고만 쓰는 직업이 아니다. 텔레비전의 전 제작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그림을 만들어낼 아이디어도 짜내고 각각의 화면에 맞추어 글을 써야 한다. 따라서 구성작가는 '텔레비전 아티스트이며 라이터'이다.
텔레비전은 기자적인 안목, 프로듀서적인 접근, 예술적인 영상, 작가적인 논리가 격조 있는 앙상블을 이룰 때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받게 되고 진정한 영상 저널리즘 구현으로 평가받게 된다.
이 작가적 논리(그림과 원고)를 바탕으로 방송사에서 활동하는 구성작가의 숫자는 아마도 1천-1천 5백 명, 또는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구성작가는 99.9퍼센트가 전원 대졸 여성들이어서 결혼 둥 기타 사정으로 변동이 심해 정확한 통계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구성작가를 뽑을 때 전공은 따지지 않는다. 이런 장점이 있어 여대생들 간에는 매우 관심이 높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므로 개인의 성취감도 이룰 수 있고 프로그램 말미에 작가 이름이 화면에 표시되므로 현시욕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구성작가 될 수 있는가?
MBC, KBS, SBS 아카데미 등에서 약 6개월 동안 방송 이론(텔레비전과 라디오)과 실무 과정을 마친 후에 추천을 받아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이 때 합격된다면 아마도 3-4개월은 자료 조사원으로 일하게 될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소위 '서브작가(새끼작가)'로 올라가는 것인데, 프로그램에 따라 보통 한 사람의 메인 작가 밑에 2-3명의 서브 작가를 둔다. 경력이 3년 이상이고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때 메인 작가가 될 수 있다. 구성작가의 수입은 어떨까? 바늘구멍보다도 좁다는 방송국 공채 시험을 뚫고 들어온 대졸 신입 사원의 초봉과 견주어볼 때 결코 적지 않다. 밤새는 일이야 많지만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일반 회사처럼 잡무가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구성작가의 사회적 입장을 보면 매체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도 커져서 '확고한 직업군으로서의 위상이 정립'되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이들은 공중파 방송과 지방 민방, KBS영상사업단ㆍ제작단, MBC 프로덕션, SBS 프로덕션, 제일기획 등 약 20개 프로덕션, 국제방송 등 위성방송, 27개 CATV PP사(Program Provider), 53개 SO(System Operator), 또 라디오와 FM, 그리고 각 지역의 교통방송, 평화방송, 장애자 방송 등에 진출할 수 있다.
구성작가는 TV 저널리스트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며, 성취욕을 맛보고 고소득으로 자립할 수 있는 '대졸 여성들의 새로운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만큼 구성작가에 관심을 갖고 그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MBC가이드 中
글ㆍ최양묵 MBC아카데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