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장난 아니게 뜨겁다. 5월부터 한반도를 달구고 있는 날씨다. 6월 4일 전국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우리 정치판도 달아 오를대로 달아 올랐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흘러 어느새 6월이다. 우리가 나라 안의 일로 골몰하는 동안에 왜인들은 또 북일수교를 들먹이면서 우리 뒷통수를 노리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제대로 된 국정과 외교를 펼치려면 무엇보다도 內治가 바로 서고 안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한심하단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된 탓일까? 5월이 되면서 장미꽃을 보러간다고 했는데, 5월을 넘긴 6월 첫날 오늘 아침에야 겨우 가 보았다. 부천에 있는 '백만송이장미원'을 찾았다. 일찍 서두른다고 했는데, 8시가 되어서야 장미원에 도착했다. 다행이도 좁은 주차장에 딱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백작부인은 장미를 특히 좋아한다. 꽃의 여왕이라는 장미다. 멀리서는 그 色이 아름답고, 가까이서는 그 香이 달콤한 꽃이다. 그러나 가시가 있으니 함부로 덤빌 수 없는 꽃이 장미다.
식물의 가시는 잎이 변한 것과 줄기가 가시로 변한 것이 있다. 선인장과 같은 가시는 잎이 변해서 가시가 되었다. 건조한 악조건의 기후 속에서 수분의 증발량을 줄임으로써 살아남으려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장미와 같이 줄기가 진화하여 가시가 된 경우는 번식력이 약한 식물이 초식동물로 부터 보호하기위한 수단으로 진화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또한 벌레 등으로부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어책일 수도 있다. 꽃의 여왕이 왜 가시를 달았을까? 인간 세상에서 美人은 뭇 남성이라면 개나소나 덤벼드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적당히 방어할 수 있는 '가시'같은 자기철학이 없다면 天福으로 가지고 태어난 미모가 오히려 인생의 파멸을 부를 수도 있다.
장미의 가시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어느 날 사랑의 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하려는 순간 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인 비너스는 많은 벌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버렸다. 이것이 장미의 가시로 되었다고 한다. 웃기지만, 여러 뜻을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요즘에는 가시가 없는 변종 장미가 개발되었다. 국산 장미 중에 딥퍼플이나 필립같은 품종이 그들이다. 농가에서는 가시가 없어 찔리지 않아 작업하기 좋고,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장미를 수확할 수 있다. 꽃꽂이를 할 때 가시가 없기 때문에 시간 단축이 되고 편리하다. 그래서 일반 장미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 되고 있다. 가시없는 장미... 어떤 사물에 뭐가 빠지면 허전한 경우를 두고, 우리는 흔히 弄으로 '고무줄 없는 빤쓰'라거나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한다. 神話 속 가시가 사라진 장미... 꽃을 이용하는데는 편리할지 모르지만, 웬지 허전한 느낌이다. 마치 이 세상에 아름다운 용모를 타고 태어났으나, 행동거지나 마음 씀씀이가 헤픈 미인을 연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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