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3년간 노량진에서 고혜원 선생님과 신나게 공부한 수험생입니다.
과분하게도 여러 시험에서 합격을 했고, 한편으로는 여러 시험에서 떨어져도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고혜원 선생님의 많은 가르침을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염원하던 시험에 합격을 했고,
2023년을 끝으로 길었던 수험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고혜원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초시에 실패했던 2021년 여름이었습니다.
9급 시험 기준으로 국어 점수가 나쁘지 않았지만,(고혜원 선생님 왈 : 100점 아니면 잘 본 거 아니다)
9급과 7급을 병행하기로 했기에 불안한 요소였던 ‘국어 문법’과 ‘한자’를 고혜원 선생님에게 배웠습니다. (당시 신의 한 수, 최근 압도적 문법 & 체계적 한자) 당시에 ‘재시의 여왕’ ‘합격여신’이라 자칭하셔서 ‘이 분은 자화자찬이 좀 심한데?’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충분히 세뇌(?) 된 후로는 고단한 새벽 수업의 유일한 낙이 고혜원 선생님 미소였습니다.
그해에 7급은 떨어졌지만, 이듬해 9급을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또 7급은 떨어졌습니다. 모의고사 수업을 듬성듬성 들었던 탓이라 생각합니다.
2023년 마지막 7급 시험을 준비하면서 전반기에는 전공과목 기출에 집중하여 국어가 소홀해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수험 경험상, 수험생 자신에게 가장 불안한 과목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압니다.
그리고 그 불안한 과목이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도 압니다.
발등에 불 떨어져서 달려간 곳이 그즈음 학원을 옮기게 된 고혜원 선생님입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국어 점수가 나왔던 때가 고혜원 선생님과 공부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게릴라 미팅’ 시간에 약속을 잡고, 거의 반쯤 울면서 하소연을 했습니다.
꼭 붙어야 하는데, 막막하다, 작년에 국어 때문에 떨어졌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담담히 들어주신 고혜원 선생님이 주신 설루션은 “학생, 나랑 자주 봐요” 였습니다.
고혜원 선생님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해주신다는 점입니다.
대단한 피드백은 아니지만, 절실히도 필요했던 피드백이었습니다.
그저 제가 일정 기간(2~3주) 간 공부한 내용을 주르륵 나열하거나,
그 기간 동안 풀었던 타 시행처 기출문제 들에 대한 스스로의 피드백 내용을 고혜원 선생님께 검토 받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한 일은 작년 듬성등성 들었던 작년 7급 동형모의고사를 다시 풀고 강의를 듣고 오답에 대한 스스로의 진단과 평가를 확인 받았습니다.
여전히 문법과 규범이 약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기적인 문법과 규범(구 신의 한 수 문법편) 강의를 수강하고 다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는 고혜원 선생님의 시그니쳐 ‘합격공식노트’ 강의를 수강하고 얼마만큼 들었다 피드백을 받았고,
마지막으로는 해커스에서 2023년 서울시/지방직 7급 동형모의고사 실강을 들으며 그날그날 문제 풀이에 대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동형모의고사 즈음해서는 거의 매달 1~2회 학원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성적의 등락이 반복되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상위 1%를 찍었습니다.
부끄럽게 2021년 불합격 할 때 고혜원 선생님께 결연한 의지로 썼던 글입니다.
당시 합격하는 꿈도 꾸고 뭔가 될 것 같은 고양감에 이렇게 글을 썼지만,
결과는 냉혹했습니다.
합격한 올해 2023년에는 그런 거 없었습니다.
마지막 모의고사 수업에서 이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냥 무덤덤하게 선생님께 내가 틀린 문제를 고하고(?) 어떻게 복구할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이제 다 왔다’고 하셨고, 저는 ‘그랬으면 좋겠네요. 잘 치고 오겠습니다.’라고 덤덤하게 말헀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합격했습니다.
합격이라는 정류장에 도착하는 것은 헬리콥터처럼 수직 직하강 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처럼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랜딩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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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9급 합격생들이 지방직/서울시 7급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감히 조언을 드리자면 7급 시험의 결정적인 2과목은 국어와 행정학입니다.
(행정법과 헌법, 지방자치론은 연차가 쌓인 수험생들, 아울러 행정고시 준비생들도 흠없이 잘하는 과목입니다.)
특히 국가직 7급과 지방직 7급 병행하는 수험생 들이 많이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이 국어입니다.
이게, 뭔가 풀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닌데, 풀고 나면 틀리는 오묘한 과목이 국어입니다.
아울러 난이도 조절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과목도 국어입니다.
제가 합격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해준 것이 국어였습니다.(한자 한 문제 틀린 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그 결정적 과목-국어가 빛날 수 있도록 짧은 기간 기본기부터 실력을 끌어올려 주신 것이 고혜원 선생님이었습니다.
첨언 : 2024년 시험을 앞둔 분들을 위한 조언
제가 3년간 수험을 거쳐오면서 느낀 점은 공무원시험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1. 공무원 채용 인원은 줄고
2. 시험은 쉬워졌습니다.
3. 합격선이 매우 치솟았고(2022년 서울시 9급 일행 합격선 84점 2023년 서울시 일행 합격선 91점)
4. 절대점수로 전환되면서 하나의 점수대에 매우 많은 동점자가 분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25년부터는 인혁처에서 예고한 것과 같이, 암기보다는 응용능력 위주로 시험이 바뀐다고 합니다.
(별차이는 없습니다.)
저는 만약 제가 초시생의 입장이라면 굉장히 곤란한 입장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1.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정권과 부정적인 경제 전망은 공무원 시험 경쟁률을 더 높이게 됩니다.
30대 40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실정에서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수요는 늘 수밖에 없습니다.
2. 시험이 쉬워지면 나만 쉬운 것이 아니라, 남들도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고, 긴 시간 공부한 수험생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평소에 고득점을 받던 학생도 실수 하나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려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네, 합격선이 치솟아 버리면 결국 실수하냐 안 하냐, 그날 컨디션이 좋냐 나쁘냐에 따라 갈리게 됩니다.
서울시 7급도 2022년 89점에 형성된 합격선이 96점까지 치솟았습니다.
4. 동점자가 많아지면, 내가 합격선에 들어갔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굉장히 많은 수험생들이 면접 ‘미흡병’에 걸리게 되고, 불안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 채용인원이 주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고득점 받고 합격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2. 실수하지 않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많이 실수해 보는 것입니다.
다양한 시행처의 문제와 다양한 문제들을 접해보고 많이 실수하고 많이 교정해 나가셔야 합니다.
저는 실수를 많이 해보기 위해 2023년 내내 모든 시행처 기출문제와 학원 모의고사와 모든 동형모의고사 문제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반복하여 100분 간 모든 힘을 다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중요한 기출문제들을 선별하여 풀어보는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3. 합격선이 치솟으면 결국 어느 한 부분 약점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다른 과목보다도 특히 모국어인 국어에서 ‘버리기’ 현상이 많아지는데,
대표적으로 어휘 버리기, 한자 버리기, 규범 버리기, 문법 버리기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고혜원 선생님 말씀을 빌리자면, ‘아무것도 공부 안 할건가요?’
혼동하시면 안 될 것이, 인혁처에서 암기를 줄인다(혹은 없앤다)했지,
문법이나 규범을 출제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아울러 올해 서울시 7급에서 3문제 주르륵 문법과 규범이 출제(매우 쉬웠지만) 되었을 때 공부를 한 사람은 피식 웃고 넘어가지만,
대비가 안 된 사람은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남들 다 맞추는 문제 틀리지 말고, 남들 틀리는 문제도 맞춰야 합격이 가능합니다.
올해, 작년 국어 문제로 대비하시면 안 됩니다.
인혁처 9급 문제만 풀어도 안 됩니다.
그 이전 연도의 어렵고 낯선 문제 스타일도 적응 하십시오.
여러분이 버리는 그 파트, 합격생들은 다 보고 지나간 부분입니다.
4. 100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시험에 임하셔야 합니다.
작년 합격선이 91점으로 나왔다고, 내 성적을 91점으로 세팅하게 되면 위험하게 됩니다.
객관식 시험은 100점이 장땡이고, 그 외의 점수는 모두 불안한 점수입니다.
합격선이 이렇게 치솟을지, 노량진 선생님 모두 예측 못 했습니다.
100점을 받으면 면접을 보더라도 마음이 편하고, 운 좋게 합격 컷에 걸리면 최종 결과 발표 때까지 가시방석이고 좌불안석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이 100점을 목표로 했다고 100점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다만, 목표를 높게 잡아야 안정적인 점수대로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023년은 저의 해였습니다.
그리고 2024년은 이 글을 읽고 계신 이름 모를 수험생 분의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고혜원 선생님 말처럼, '다 왔습니다.'
좋은 날은 분명히 오고, 우리는 그 빛나는 날을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입니다.
수험생 분들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Bon voyage!
.
첫댓글 올해 안으로 합격수기 올리기로 마음 먹었는데, 12시 지나기 전에 올려서 다행입니다.
모두 2024년 갑진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준범 씨, 멋진 수기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날이 당연히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간의 준범 씨의 고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더더 뭉클합니다.
저를 구루라 칭해주시니, 참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쑥쓰쑥쓰;;;
진정한 구로로 모든 수험생과 함께하라는 덕담으로 듣겠습니다.
힘든 순간들도, 좋은 순간들도
모두 준범 씨의 앞날을 향한 훌륭한 동력의 날개가 되리라 믿습니다!!
준범 씨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는 또 곧 만나야죠? ㅎㅎ
새해의 순간들도 무~~~~~~~~~~~~~~~~~~~~~~~~~ 조건 파파파 파이팅!!! 아자자자자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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