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푸른솔 한경택님의 차량을 이용하여 김성칠님,
김명학님, 그리고 창현초 교장선생님과 함께 대회장으로 출발
했다. 충주에 도착하니 9시 50분. 대회장은 벌써 대회분위기로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운동장에 도착하여 런너스크럽 여러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
천천히 운동장을 돌아보았다. 여전히 통증은 남아있다.
그러나 달릴수록 통증은 그리 견디기 어려운 심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가지고 간 진통제 한 알을 먹고
엉덩이에 길게 테이핑을 했다.
마라톤 팬츠도 엉덩이를 잡아주기 위하여 반 타이츠로 갈아입었다.
출발을 하여 달리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래도 이왕 출발을 했으니 10키로 미터까지는 참고 달려보기로
했다.
7키로 지점에서 동반주자를 물색을 했다.
어차피 참가를 했으니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고 이왕에 달리는 것, 레이스라도 편하게 하자는 생각 이였다.
앞에 가는 주자의 뒷모습을 보니 자세와 착지가 무척 좋아 보였다.
다가가서 말을 걸어보니 최고기록은 3시간 21분이고 거제에서
올라왔단다. 유니폼을 보니 대우중공업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나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동반주를 청하니 흔쾌히 받아들였다.
우리는 5키로 미터당 21분에서 21분 30초 페이스로 30키로 미터까지
가자고 했다.
이야기도 나누면서 주변의 경관도 보면서, 우리를 추월하는 주자들을
보면서도 의식하지 않았고, 지친 주자들을 추월하면서도 무심한 마음으로
지나쳤다. 그는 호흡소리가 많이 났으며 약간은 힘든 표정을 하면서
레이스를 계속했다.
나는 그의 표정을 간파하면서 현재의 컨디션과 속도의 완속을 물어보고
가감을 결정하였다. 30키로 미터까지 2시간 10분에 가자는 약속은 어느 정도
지켜지는 것 같았으나 그의 페이스가 27키로 미터 부근에서 갑자기 늦어짐에
따라 나를 당황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꾸 먼저 가라고 했다. 이제는 각자의 페이스로 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나의 페이스대로 전진을 했다.
30키로 미터 도착 2시간 10분 16초, 서울마라톤의 2시간 7분보다는
3분이 느린 기록이며 동아마라톤의 2시간 11분보다는 1분이 빠른 기록
이다. 예감 상 3시간 10분 전후에 골인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마라톤은 30키로 미터 이후 나머지 12.2키로 미터를 얼마에 달렸느냐에
따라 승패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 동안 나의 30키로 미터 이후의 기록을
살펴보니 1시간이나 1시간 2분 사이에 달렸던 것이 기록저하의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30키로 미터 이전보다는 그 이후의 레이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오늘 30키로 미터 이후에 걸린 시간은 56분 42초이다.
매우 만족스런 기록이다. 그래서 나의 시계로 측정한 충주 마라톤
완주 기록은 3시간 6분 55초이다.
30키로 미터 이후에 역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파워젤의 위력 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대회 때는 파워젤을 두 개만 소지를 했는데
어제는 3개를 휴대했다. 그래서 20키로 미터 이후에 5키로 미터
마다 계속해서 섭취할 수가 있었다. 또 충주대회는 매 2.5키로 마다
물과 스펀지를 함께 줌으로서 갈증을 해소하는데 무척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어제 날씨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고 기록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엉덩이 통증을 무시하고 달렸던 결과로 지금은 그 통증으로
인하여 잘 걷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제 약 일주일 정도 푹 쉬고
다시 훈련에 들어가야 되겠다.
창원의 동생과 많은 회원들을 만난 것도 어제의 큰 즐거움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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