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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스크랩 한국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온 문제작 ,이문열 <호모 엑세쿠탄스>
아데라 추천 0 조회 31 07.02.11 18:4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출간도 되기 전에 한국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온 문제작

『사람의 아들』을 잇는 장편 대서사시

호모엑세쿠탄스 / 문열 장편소설 (전3권)

           

 
(주)민음사 펴냄/이문열 지음/135*205/양장/각 292쪽, 288쪽, 284쪽/

1권 2006년 12월 26일, 2·3권 2006년 12월 28일 발행/각권 값 9,500원

 

인간에게 부여된 또 하나의 속성,

그것은 바로 ‘호모 엑세쿠탄스’ 처형하는 인간이다.


신들은 고통과 번민의 땅에 태어나고, 그런 점에서 이 땅은 신들이 태어나기 좋은 곳이다. 또한 그 신들을 처형하기 위해 호모 엑세쿠탄스들이 집중적으로 파견돼야 할 곳이며, 처형의 에너지가 가장 격렬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호모 엑세쿠탄스』는 해방과 구원, 그리고 당대의 문제에 대한 성찰이요, 창조 혹은 복원으로 새롭게 열릴 우리 시대에 대한 진정한 묵시록이다. 죽고 죽이는 처절한 투쟁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정치하게 어우러지며, 해방과 구원의 문제를 밀도 있게 성찰하고 있는 이 작품은 근래 한국 문학계에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작가 이문열이 십여 년의 준비 끝에 자신 있게 내놓은 작품 『호모 엑세쿠탄스』가 민음사에서 드디어 세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 인간에게 부여된 또 하나의 속성, ‘호모 엑세쿠탄스’


이문열의 신작 『호모 엑세쿠탄스』는 제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사람의 아들』의 속편 격으로 작가가 십여 년 이상 준비해 온 작품이다. 우리 시대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이문열은 이 소설에서 인간에게 또 하나의 속성을 부여한다. 바로 ‘호모 엑세쿠탄스’, ‘처형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작가에 따르면, 인간은 언제부터인가 초월적인 존재들을 처형해 왔다. 한편으로는 용과 마녀, 악마 등 악신(惡神) 퇴치의 신화, 다른 한편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거룩한 신성(神性)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온 존재들―오르마즈드(아후라마즈다)의 예언자로 만족했던 조로아스터로부터 아프리카 오지 원주민의 목각으로 남은 이름 모를 부족신(部族神)까지―에 대한 수난과 박해의 역사가 그것을 방증한다.

인류 역사에서 그런 역할을 해 온 인간들이 바로 ‘호모 엑세쿠탄스’. 이 소설의 주인공 신성민도 그런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친다. 소위 386세대로 대학 시절 한때 운동권이었던 그는 서울의 한 증권회사 과장이다. 2003년 대통령 선거 바로 전, 동료들과 찾았던 어느 나이트클럽에서 그는 막달라 마리아의 현신이라 볼 수 있는 ‘마리’라는 이름의 여성을 만나고 이후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 예수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보일러공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 그리고 보일러공을 죽이고 세상의 변혁을 주도하려는 정체 모를 시민단체 ‘새여모’의 무리들이 그의 주변에 출몰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시작하는 것. 이들이 이렇게 ‘호모 엑세쿠탄스’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주인공은 유대 전쟁사를 또 하나의 텍스트로 끌어 온다. 로마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메시아를 꿈꿨으나 결국 동족 간의 학살로 끝나는 유대 전쟁사를 통한 작가의 비유가 의미심장하다.

작가는 『호모 엑세쿠탄스』를 통해 『사람의 아들』로부터 시작된, 인간 존재의 근원과 그 초월, 해방, 구원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어가며 당대 한국 사회에 대한 그만의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선신(善神)이든 악신(惡神)이든 그들을 처형하고 이 세상에서 내쫓는 일은 언제나 개별적이고 예외적인 사건처럼 치부돼 왔어. 특히 선신이 받는 거룩한 수난과 악신, 악마의 퇴치는 전혀 별개의 일로 여겨져 왔지. 그런데 ‘호모 엑세쿠탄스’라는 말을 들으니 문득 그것들이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한 끈에 이어진 어떤 현상, 어쩌면 인간만이 가진 특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인간 보편의 특성이 아니면 최소한 우리 중의 누군가 그 신성을 처형하는 일을 맡아 태어난 이들이 있어 나머지 사람들을 대리하고 있는지도 몰라.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에게 모두 신성과 초월적 능력을 부여한다면, 이쪽저쪽 모두 거부와 처형을 주장하고 있는 그들이야말로 ‘호모 엑세쿠탄스’가 아니겠어?



■ 줄거리


시간과 공간은 2003년 대통령 선거가 있기 얼마 전의 서울.

386세대이며 대학 시절 운동권이었던 주인공 신성민은 증권회사 동료들과 회식 뒤풀이로 찾아간 나이트클럽 ‘샹그리라’에서 부킹으로 만난 노랑머리(마리)를 만나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을 보낸다. 마리를 만난 후, 끊임없이 환청에 시달리는 신성민에게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이메일이 발송되기 시작한다. 해방신학을 비롯하여 기독교와 반기독교적인 내용이 번갈아 가며 날아드는 이메일들.    

얼마 후 성민은 누군가의 의도적 계략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게 되고 회사에서 권고사직에 직면한다. 이 무렵 그는, 운동권 출신의 대학 동창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연인 정화를 다시 만나 동거를 시작하고 자신에게 발송된 이메일 내용의 의문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를 통해 서초동 팔봉마을(하코방 같은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에서 그리스도의 재현극에 동참하게 되는데, 예수 그리스도로 보이는 보일러공과 그를 따르는, 마리를 포함한 무리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보일러공을 죽이려고 찾아 헤매는, 정체 모를 시민단체 ‘새여모’의 무리들이 있다.

결국 보일러공으로 현현된 신성도, ‘새여모’ 대표로 현현된 악성도 처형되고 (먼저 ‘새여모’ 쪽이 보일러공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이후 보일러공을 따르던 무리들이 ‘새여모’ 대표를 처단한다.), 마리도, 재혁도, 성민도…… 그들 모두는 호모 엑세쿠탄스의 역할을 마치고 이 땅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취를 감춘다.

   

  

▶ 이문열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영양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사람의 아들』, 『젊은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변경』, 『선택』, 평역소설 『삼국지』, 『수호지』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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