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지-행동 이론적 입장
3.4 성격장애의 인지적 구조
성격장애는 역기능적인 대인 관계 패턴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 고통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애의 특징 중 하나는 성격장애로 진단 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그러한 장애를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단지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거나 중요한 사회적 목표 달성이 좌절될 경우에만 불편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특정한 측면에서 과도하게 발달된 행동유형과 충분히 발달되지 못한 행동 유형을 보인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독특한 양식의 신념을 발달시킨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 신념(core beliefs)들은 조건화된 신념으로 발전한다. 이것이 다시 자기 지시적 신념을 유도하여 이에 따른 행동 양식을 보이게 된다. 성격장애의 유형에 따른 인지 구조상의 특징을 몇가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아.(Beck, Freeman & Associates)
3.4.1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친밀해지고 직업적 성취를 이루고 싶어하지만 거부와 실패를 두려워한다. 이들이 가진 신념은 '나는 무가치하고 사랑받을 수 없다'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핵심 신념은 '만일 사람들이 나에게 가까이 오면 그들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고 나를 거부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꿈찍한 일이다.'라는 조건적인 신념(conditional belief)으로 발전한다. 그리하여 '위험한 일에 끼어드는 것보다는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다' 혹은 '어떤 일이 있어도 불쾌한 상황은 피해야만 한다'라는 자기지시를 하게 된다.
회피성 성격장애가 잇는 사람은 상황에 대처할 때 평가 받을 수 있는 상황을 피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그들은 주저하며 다른 사람의 주의 집중을 피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비판적이며 냉담하다고 보고 자신은 사회에 적합하지 못한 무능력한 사람으로 지각한다. 따라서, 일을 할 대도 실패와 타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책임을 지거나 발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들이 경험하는 주요 감정은 불안과 슬픔이며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기 내부에 집중하며 계속해서 느낌을 살피기 대문에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슬픔에 매우 민감한다. 그러면서도, 이 불쾌함을 확인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인지적 회피'라는 기제를 사용하여 실패나 거부의 위험이 있을 만한 사오항에는 전혀 관여하려하지 않는다.
3.4.2 의존적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
자신을 무기력한 존재로 보면서 자신에게 생존과 행복을 제공할 수 있는강한 사람에게 속하려고 하는 동기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 의존적 성격 장애로 분류한다. 이들은 '내가 살아남으려면 강한 사람에게 의지해야 한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의존적 성격장애의 핵심적 신념은 '나는 무능력하다' 혹은 '나는 항상 혼자이다'로 정의할 수 있다. 그 뒤를 잇는 조건화된 신념은 '사랑받지 못한다면 나는 불행할 것이다' '나는 누군가 강한 사람의 곁에 있을 때만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 등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아첨을 해서라도 사람들과 더 가까이 있어야 한다' 혹은 '돌보는 사람을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와 같은 자기 지시를 하게 된다. 사람들과 의존적 관계를 형성하고 상대방을 기쁘게 하거나 달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자신이 충분히 의존할 수 잇다고 지각하는 한 이들은 꽤 적응을 잘한다. 반면에 관계가 조금이라도 긴장된다고 생각될 때에는 의존적 관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 강한 불안을 경험한다. 실제로 의존대상이 떠날 때는 우울에 빠질 수도 있다.
3.4.3 수동 - 공격장애(Passive-Aggressive Personality Disorder)
수동 - 공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권위 있는 인물이 자신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기를 강력히 바란다. 동시에 자신의 자율성을 유지하려는 강한 바람을 가지고 잇다. 한편으로는 수동적이고 순종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율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대문에 상대방에게 반대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명령하고 지배하는 존재로 보면서 인정과 수용을 제공하는 존재로 본다.
이들의 행동양식은 겉으로는 권위인물에게 순종하는 듯이 보이지만 숨겨진 반항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규칙을 피하거나 속이는 일을 한다. 결국 일은 제시간에 끝내지 않거나 수업에 빠지는 등의 행동을 통하여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이들은 '나를 돌보고 지지해 줄 권위적 인물이 필요하다'와 '나는 다른 사람에게 통제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라는 신념 사이에서 갈등한다. 조건화된 신념은 '내가 규칙을 따른다면 행동의 자유를 잃을 것이다.'로 표현된다. 그리하여 타인이 기대하는 행동을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행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반항을 나타낸다. 이 반항과 관련된 분노와 그 밑에 숨어있는 예상되는 보복에 대한 불안이 주된 감정으로 교대로 일어난다.
3.4.4 편집증적 성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
편집증적 성격 장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불신'이다. 이들은 자신은 옳은데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거짓되고 속임수를 쓰는 것으로 지각한다. 자신을 해치기 위하여 사람들이 비밀 조직을 결성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핵심적인 신념들로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기 쉽다', '사람들은 거짓 투성이다' 등이 잇다. 조건 형성된 신념들로는 '주의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나를 속이거나 학대할 것이다' 혹은 '친절한 사람은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등이 있다. 이들은 '누구도 믿지 마라', '경계하라', '숨겨진 의도를 알아채라'등의 자기지시적 신념을 지니고 과도하게 주의하고 항상 경계상태에 있게 된다. 조그만 단서만 있어도 자신이 적이라고 믿고 있던 사람들이 감추어진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것으로 생각하고 적대감을 일으키게 된다. 중요한 정서는 있을지도 모르는 학대에 대한 분노이지만 대로는 지각된 위협감으로 인해 게속되는 불안을 경험할 수도 있다.
3.4.5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일반적으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외롭고 자율적이고 강한 사람으로 지각한다. 때로는 사회가 자신을 학대하고 잘못 취급하였으니 자신도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공격당한다'는 핵심신념을 가지고 잇으며 '사람들은 겁쟁이고 나는 착취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반사회적인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규칙을 깰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 속이거나 공격하지 않고서 무엇을 얻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다른 놈이 해치우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 한다'는 자기 지시적 신념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약탈한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하위 유형인 사기꾼들안 다른 사람들을 교묘하게 속이거나 유혹해서 착취한다. 때때로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생각에 분노감을 갖는다.
3.4.6 자기애적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요즈음 사회에 유행하고 있는 단으로 '공주병', '왕자병'이 있다. 자기애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바로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해서 각별한 호의와 월등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공주병, 왕자병 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특별히 더 고상하며 추앙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칭송해야 한다고 믿는다.
핵심적인 자기애적 신념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데 특전을 받을 자격이 있다' 혹은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우월성을 과장하여 나타내려는 경향을 갖는다. 자신의 우월한 이미지를 계속 강화하기 위하여 영광, 부, 지위 및 특권을 추구한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같은 우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경쟁을 하며 때로는 속임수도 쓴다.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자기애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거나 특별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심한 분노를 느낀다. 자신이 의지하고 있던 높은 위치에서 추락했다고 생각되면 우울을 경험하기도 한다.
3.4.7 히스테리적 성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히스테리적 성격을 나타내는 핵심 용어는 표현성(expressiveness)이다. 이들은 모든 상황을 감정적이고 낭만적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거나 사로잡으려고 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애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할 때는 매우 호의적이다. 자신이 집단의 중심이 되고 다른 사람들이 훌륭한 청중 노릇을 할 때는 사람들과 강한 동맹관계를 맺는다. 지속적으로 칭찬을 받을 대만 자존심이 유지된다.
히스테리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나는 근본적으로 매력이 없다'혹은 '내가 행복하려면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핵심신념을 가진다.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나는 매우 사랑스럽고 유쾌한 사람이다.' '나는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는 신념을 발달시킨다. 이들이 가진 조건적인 신념에는 '내가 사람들은 매혹시키지 못 한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내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면 그들은 나를 버릴 것이다'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사람들을 자신에게 묶어 두기 위하여 극적이고 노골적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얻지 못 했을 대는 불평을 하며 화를 낸다. 좌절에 대한 내성이 낮으며 자기 듯대로 사람들을 조정하기 위하여 심지어는 자살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들의 자살 시도는 충동적이기는 하지만 심각하고 대로는 치명적이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때는 명랑하고 기분이 고조된다.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는 곧바로 분노나 슬픔으로 감정의 변화가 온다.
3.4.8 분열적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분열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분노나 자율성(autonomy)을 보존하기 위해서 기꺼이 친밀감을 희생하고 고립을 택한다. 그들은 집단에 속하기 보다는 스스로 결정하며 혼자서 활동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ㅇ느 모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그들의 핵심 개념은 '다른 사람과 가가운 관계를 맺는 것은 이득이 없고 귀찮은 일이다.', '사람들이 나를 방해하지 않는다면 나는 일을 더 잘 할 수 있다'등으로 구성된다. 그리하여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고 어디에도 소속하지 말라'는 자기 지시적 신념을 발전시킨다.
분열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정서적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다만, 밀접한 접촉이 요구될 때는 심한 불안을 경험하며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 약한 슬픔을 경험할 뿐이다.
이상에서 각 성격장애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주된 감정과 행동전략은 어덯게 다른지를 살펴보았다. 각각의 성격장애는 특정 측면에서의 과장된 역기능성을 보이며 이를 잘 이해하는 것은 치료적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특정한 성격장애를 지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장애를 자긴 사람들과 중복된 행동과 태도를 나타낸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