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7247E3B55EB219B16)
유럽 여행을 선택한 이유는 사촌형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고향집을 떠나 춘천의 고모댁에서 지냈던 나는
사촌 형과 형제처럼 십 몇 년 넘게 함께 지내며 알아왔다.
어렸을 적엔 서로 부둥켜 안고 잠들곤 했었는데, 머리가 커지고
각자의 삶에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다보니 어느새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더라.
그러던 중에 나는 호주와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고,
형은 대학을 졸업해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연락이 뜸하던 어느 날,
급 물살을 타듯 우리는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1월 1일
찬란한 새해와 함께 나는 France, Paris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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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는 스페인에서 만나기로 했다.
당초 계획은 형이 도착하는 날에 맞춰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에서 스페인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비행기 값이 생각보다 비싸더라..그래서 상대적으로 비행기 값이 저렴한 프랑스에 일찍 가서 구경을 하고
스페인까지 히치하이킹을 해서 가겠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웠다.
(캐나다에서 히치하이킹을 성공한 덕분에 내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갔었나 보다..)
드디어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에 입성!
첫 날, 나의 계획은 일단 시내로 가서 구경을 한 후에 카우치서핑 호스트 집을 찾아가는 것!
(사전에 카우치서핑을 통해 파리에서 묵을 숙소를 찾았다.)
공항 안의 직원의 도움을 받아 시내까지 가는 경로와 지도를 통해 위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프랑스어들이 빼곡해 이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나마 그림들이 있어 아 어디에 에펠탑이 있고,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정도..?! 하하..
난 걱정하지 않는다.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무대뽀 정신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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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은 RER 기차를 타야 했는데,
새해라 그런지 개찰구가 개방이 되어 무료 운행을 !!!
이때만해도 나에게 모든 행운이 따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 이야기를 나중에 하기로 하고..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 처음 본 건물은 바로 노트르담 성당!
캐나다에서 히치하이킹으로 몬트리올을 갔을 때 보았던
낯익은 건물 스타일이 반가운 것도 잠시 역사를 간직한 성당의 모습에 감탄사만 나왔다.
내부를 구경해볼까 싶어 근처로 다가가니 엄청난 인파와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
내부는 포기하고 외관을 바라보며 그 정교함과 우아함에 취하다 발걸음은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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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는 정말... 걷는 곳곳마다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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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에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각종 기념품 가게가 많다.
멋진 엽서들이 왜이렇게 마음을 사로잡는지..
하지만 여행 첫 날이기에..지갑을 굳게 잠그고 마음에만 담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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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센 강을 지나 도착한 어느 건물 앞에서는 빙판이 깔려 사람들이 저마다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메고 있던 가방을 벗어던지고 함께 어울리고 싶었지만
짐을 안전하게 둘 곳이 없어 그냥 지나친 것이 못내 아쉽더라. 저 그림 속에 한 명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ㅎㅎ
길 너머로 쭉 지나오면 넓은 광장을 가진 루브르 박물관이 나온다.
어딜가나 관광객들로 넘쳤는데, 넘치는 관광객들만큼이나
저 에펠탑 모형들을 파는 사람들도 참 많다.
1유로에 5개를 살 수 있으니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나중을 기약하고 못샀는데..나중에 파리를 벗어나니 사고싶어도 살 수가 없더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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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지 않고 걸었는데도, 나는 관광명소들이 밀집한 거리를 지나왔다.
걸어걸어 바로 보이는 저것은 샤를 드골 광장 중앙에 서있는 개선문.
개선문은 그 이름대로, 프랑스군의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기 위해 황제 나폴레옹 1세의 명령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이런 내용을 모르고 그저 사진을 찍을 장소로만 생각했는데..
사전에 좀 알아보고 올 걸..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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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이나 걸었을 까.. 여기가 어딘지 무턱대고 걷다보니 또 무언가가 나온다..
파리는 참 크기도 크지만 볼거리가 많구나
넓은 공원 안에서 조그마한 분수를 둘러싸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사이에 끼여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는 지친 다리를 좀 풀어주고 그 순간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해가 쨍쨍한 파리의 겨울은 어딘가 낭만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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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흥겨운 음악소리를 쫒아 도착한 곳에서는 새해를 맞아 퍼레이드 축제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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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쾌히 사진을 찍혀주던(?) 아저씨가 나온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조금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사진을 보면 퍼레이드의 유쾌함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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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걷고 또 걸어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에 도착!
(Eiffel Tower라 쓰고 아이펠 타워라 읽는다)
노을지는 찰나에 담은 에펠탑의 모습이
묘하게 가슴을 탁!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참 많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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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관광명소 답에 에펠탑 아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사시사철 그렇게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에펠탑 내부에는 승강기가 있어 돈을 지불하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다른 편에는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마음 같아선 저 계단 위를 걸어 올라가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줄이 길고 가방이 무거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멀찍이 지켜만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가까이서 보면 그냥 철 덩어리 같은데.. 그 구조가 참 복잡하기도 하고
멀리서 보면 정말 멋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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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파리를 누비다보니 금새 저녁이다.
Subway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저녁을 해결하고는
카우치서핑 호스트의 집을 찾아가는 길.. 저 멀리 불켜진 에펠탑이 보인다.
사진으론 볼 수 없지만 불빛이 계속 깜빡깜빡 반짝인다.
파리에서 길을 찾는 데 꽤 해맸다.
유심을 사서 개통을 하지 않았기에, 오롯이 구글맵 GPS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핸드폰이 나이가 있어.. 위치를 바로바로 잡아내지 못할 뿐더러 배터리도 금새 달아나버린다..
호스트의 집을 찾기까지 얼마나 왔다리 갔다리 한건지.. 후..
설상가상으로 파리시내에서 와이파이를 쓰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맥도날드와 같은 체인점도 보이질 않고..
와이파이가 잡혀도 식당과 호텔.. 비밀번호가 다 걸려있다...ㅠㅠ
호스트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
하지만 데스크에 물어보니 호스트가 집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안에서 호스트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겠냐 물으니
외부인을 들이는 건 안된다며 내쫒기게 되었다.
핸드폰을 쓸 수 없으니 호스트에게 연락할 길이 없어 막막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마냥 기다리기 시작했다..
1시간...2시간쯤 지났을까..시간은 이미 8시, 9시가 되어가고 호스트는 감감 무소식.
데스크 직원이 말하길, 전에도 나와 비슷한 청년이 그 호스트를 기다리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대로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숙소를 찾아야겠다 생각하고는 나와서 걷기 시작하는데..
밖은 이미 어둠이 깔리고 건물들을 제대로 식별할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찾은 맥도날드는 밤 11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고 하고..심지어 와이파이 조차 쓸 수 없었다 ㅠ
이제와서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수도 없고, 핸드폰은 수명이 떨어져 가고 있다.
시내에서 하룻 밤을 버틸 곳은 어디에도 없었고.. 부랑자도 많아 위험했다.
갈 곳 없는 나에게 떠오른 방법은..공항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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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갔다.
가방의 무게에 짓눌린 두 어깨는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파리에 몸 누일 곳 없다는 생각이 처량하게 만든다.
우여곡절 끝에 공항으로 다시 돌아와
한참을 돌고 돈 끝에 한 켠에 자리를 차지 하고 누웠다.
그런데 붙어있는 의자가 두 칸마다 칸막이가 있어 제대로 누울 수도 없더라
몸을 구부정하게 구부려 어찌저찌 눕긴 했지만 그런자세에서 잠은 포기해야했다
샤를 드골 공항은 많은 이용객들이 이용하는 것치고는 불편함이 많은 곳이다.
의자도 그렇거니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핸드폰을 충전할 곳도 마땅치 않다.
어렵게 충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겨우겨우 목숨부지를 했다
그렇게 나는 빠리의 노숙자가 되었다.
낭만을 품고 온 파리에서 내가 이렇게 처량한 신세가 되어있을 줄 누가 알아겠는가..
다음 날, 숙소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공항의 와이파이를 이용해 검색을 하면서 사촌형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사촌형이 파리의 숙소를 여럿 알아봐주었고.. 덕분에 한 한인민박에 연락이 닿아 이동할 수 있었다.
편하게 잘 수 있는 곳 말이다...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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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한인민박이 있는 지역에 도착.. 이 곳이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인민박 집도 간판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찾는 데 꽤 애를 먹었는데,
조선족이신 사장님이 나를 찾아 마중나와 주셔서 겨우 찾아 갈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는 전날 피로를 등에 업은 채 잠에 빠져들었다.
눈 떠보니 어둑어둑한 저녁.. 이렇게 나의 파리 여행 이틀이 지나가는건가
안된다...!! 이렇게 그냥 보낼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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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민박 집에서 푸짐한 한국식 저녁밥상을 먹고는 민박집 사장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센 강 위의 유람선 바토무슈 티켓을 저렴하게 판다고 하여 구매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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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찾는 이방인들은 센강의 다리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긴다.
다리 위를 가로지르거나 센강변을 따라 거닐며 다리와 도시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을 감상하기도 한다.
유람선인 바토무슈를 타고 지나면 다리의 지난한 과거와 함께 세월까지 더듬을 수 있다.
-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00&contents_id=4152
유람선을 타고 센 강을 가로지르며 좌우 양옆으로 펼쳐진 야경과 조명에 비친 건물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나 센 강 위에서 올려다본 에펠탑이 그 아름다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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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셋째 날, 한인민박 체크아웃을 하였지만 저녁 때 이동하기에
민박에 가방을 맡기고는 전철을 타고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을 향해 갔다.
캐나다에 있을 적부터 파리에 가게되면 몽마르뜨 언덕을 가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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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 사크레쾨르 성당안에 들어가자 움푹한 천장에 그려진 예수의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저 움푹한 공간에 멀리서 보면 정확한 비율로 보이도록 어떻게 저리 그릴 수 있었을까..
유리창문의 타일 조각에서 보이듯이 색감도 멋진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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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도 훌륭하지만 성당에서 내려다보는 전망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오밀조밀하게 빼곡한 저 곳들을 바라보는 기분은 뭐랄까..
이렇게 뻥 뚤린 곳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안도감 내지 편안함이랄까..
저 안에서 치열하게 걷고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을 것 같기만 하다.
그렇지만 저 안은 또 그 나름대로의 멋을 가지고 있었다.
저 안으로 들어가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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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17A963555EB21B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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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108893555EB21B41D)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DBA3555EB21B619)
사소하지만 좁은 골목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고,
손잡고 나란히 구경을 하는 어느 관광객 노부부도 있고,
자신들의 하루를 써내려가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고
어느 벽에 스프레이로 그려진 그림들도 있다.
또 그런대로 우리는 이렇게 사는가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B2A3555EB21B71B)
유럽에서 이렇게 무료 공중화장실을 볼 수 있다면 다행이다.
대부분은 몇 유로를 내고 사용해야하는 유료 화장실이 많고, 그마저도 찾기가 쉽지는 않다.
또한 유료라고 해서 엄청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보면 한국은 각 지하철 역에 화장실이 있고 비교적 깨끗하니
참 잘되있다.. 새삼 감사하다 하하..
이야기가 화장실로 빠졌지만..
이후 나는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고는 파리를 벗어나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저는 아직 유럽가본적이 없는데 ㅋ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ㅎㅎ 계속 마음 속에 품고 계신다면 꼭 가실거에요! 감사합니다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캐나다에서 계속 거주하시는거세요?! ㅎㅎ 한국에 돌아온 저는 캐나다도 다시 한번 떠나고 싶은 곳이에요 ㅎㅎ
몽마르뜨 언덕 다 내려오면 길에 있는 유료 화장실 저도 1996년 2월에 몇 프랑 내고 친구 두명이랑 같이 들어가서 한번에 다같이 소변 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고 있었는데 저 화장실 사진보니 진짜 20년만에 그때 생각이 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아니...무려 20년 전에 가신건가요?! ㅎㅎ
그때와 비교해서 유럽은 지금도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나봐요 ㅎ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03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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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3년이지났네요 요새는어떻게지내시나요?